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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천년 새 비전 은행장에게 듣는다] ⑦ 양만기 수출입은행장

이진우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0-01-22 19:31

“소프트웨어적 개혁 중단없이 추진”

한국금융신문은 새 천년을 맞아 주요은행 행장들로부터 새해 경영비전을 듣는 기획시리즈를 싣고 있습니다. 이번 호에는 수출입은행을 ‘경영혁신 최우수은행’으로 이끈 양만기 행장을 만나 새해 비전을 들어봤습니다.<편집자 註>

-수출입은행은 IMF관리체제를 전후해 강도높은 내부 경영혁신으로 조직관리에 모범을 보여 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취임 이후 그동안 추진해 온 사업들이 가져다 준 성과에 만족하는지, 또 올해 경영목표는 어디에 두고 있는지요.

▲그동안 내실 있는 구조조정과 함께 여신관행을 혁신하고 관련제도를 개선하는등 경쟁력 향상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그 결과 지난해 대우사태의 어려운 와중에서도 당기순이익 69억원, BIS비율 22.3%의 양호한 실적을 올리면서 초우량 금융기관으로서의 면모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은행장으로서 그동안의 성과에 보람과 감회도 있지만, 이러한 외형적인 결과가 궁극적인 목표는 아닙니다. 모든 개혁이 국가경제에의 기여, 생산성 향상을 통한 가치창조로 이어지지 않고는 그 의미가 반감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경영혁신등 소프프웨어적 개혁은 중단없이 계속 추진할 생각입니다.

그동안의 경영성과를 기반으로 올해에도 급변하는 대내외 무역금융 환경에 대응하는 금융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효율적인 영업지원 기반 확충 및 경영관리 체제를 구축해 대외거래지원 총괄은행으로서의 위상을 새롭게 하는 해로 삼을 계획입니다.

-경제위기 이후 여신관행의 선진화가 경영혁신의 중요한 과제로 등장했고, 수출입은행도 여신제도 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금까지의 구체적인 추진실적과 향후 계획을 설명해 주십시오.

▲수출입은행의 리스크는 다른 은행과 달리 국외와 국내에 모두 존재합니다. 우리은행은 따라서 국내기업의 연쇄 부도사태와 범세계적인 외환위기 범람에 따른 해외신용위험의 급격한 증대에 대응해 여신채권의 보전대책과 종합위험관리능력 제고에 중점을 두고 제도개선을 추진해 왔습니다.

우선 해외위험에 대한 합리적 대응을 위해 위험국 분류기준을 보완하고 고위험국에 대한 여신운용 방침을 마련했으며, 특히 수출입은행 자금의 특수성을 감안해 연불수출 금융에 대해서는 다른 채권과 달리 일괄적 조치대상에서 제외되는 별제권을 확보함으로써 대출채권 부실화를 방지하면서도 지속적인 수출지원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이런 제도적 장치를 근거로, 대우계열사의 경우 해외투자 지원자금을 제외한 여타여신 전액을 워크아웃 대상 이외로 인정받았으며, 작년 8월 워크아웃 조치 이후에도 5천억원을 신규로 지원하는등 ECA(공적수출신용기관) 기능을 충실히 수행했습니다.

-연초 신년사를 통해 제일은행의 해외매각 등을 계기로 수출입은행이 그동안 전통적으로 취급해 오던 중장기 금융부문에서도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하셨는데, 향후 시장변화에 어떻게 대처해 나갈 생각입니까.

▲중장기 금융부문은 그동안 우리은행이 단독으로 취급해 온 업무이지만, 앞으로 국내 금융시장이 개방되고 풍부한 자금력을 갖춘 외국은행들이 국내에서 중장기 금융을 개시할 시기가 멀지 않았다고 봅니다.

이에대비 우리은행은 그간의 비교우위를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정부와 협의해 재원을 확충하는 한편 중장기금융에 대한 심사역량을 강화하고, 프로젝트 파이낸스나 협조융자, 채무보증등의 새로운 선진금융기법이나 금융서비스를 적극 개발해 나갈 계획입니다. 또한 상업 금융기관들과도 제휴나 보완관계를 유지토록 하겠습니다.

대외적으로도 다른 국가의 ECA나 국제개발금융기관과의 협조융자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우선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물론, 필요한 분야의 업무제휴등 다각적인 협조체제를 강화해 나갈 방침입니다.

-그동안 수출입은행을 경영하면서 느낀 점과 함께 향후 경영방침에 대해 말해 주십시오.

▲금융기관은 문턱이 높아야 한다는 게 저의 지론입니다. 높은 문턱은 ‘고자세’가 아닌 철저한 심사를 의미합니다. 세상은 아주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해외 국가들이 체면 때문에라도 채무를 무조건 갚아왔는데, 언제부터인가 채무탕감 요구나 모라토리엄 선언이 하나의 조류로 자리잡을 정도로 잇따르고 있습니다. 고위험국에 대한 대출을 억제하고 발 빠르게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그 만큼 중요하다는 얘기입니다.

처음에 고위험국 대출을 억제하기 시작하니까 대기업들은 물론 내부에서조차 반발이 거세더군요. 나는 살기위해 다이어트 하자는 것인데 여신취급을 안할 것이냐는 비판에서부터 고위험국 해외공관의 직간접적인 항의가 잇따랐습니다. 하지만 국민의 세금을 ‘수출지원’이라는 명분하나로 무작정 퍼줄 수는 없지 않습니까.

일례로 고위험국 여신의 경우 해당기업 수주담담 임원에게 손해배상 각서를 요구하니까 잠잠해 지더군요. 스스로도 자신없는 여신을 취급한다는 게 말이 됩니까. 과거와 같은 패러다임으로 가면 서바이벌이 안됩니다.



이진우 기자 rain@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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