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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 시장을 규율한다”

성화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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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0-01-03 08:51

금융산업의 大지각변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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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천년이 시작된 것으로 굳이 의미의 획을 긋지 않더라도, 금융은 언제부턴가 제어하기 어려운 거대한 흐름에 올라타 새로운 시장질서에 적응해가고 있다.

‘市場’은 시장참여자의 자격을 일일히 심사하는 가혹한 판관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수요와 공급을 만들어내는 생산장치로, 때로는 정치·문화·이념등 주변의 가치들까지 순식간에 뒤엎어 버리는 ‘전능의 괴물(All Mighty Monster)’로, 형체없는 권력을 드리우고 있다.

금융기관은 市場이 주재하고 요구하는 새 질서에 의해 살아남아 성장하거나 시장밖으로 밀려나고 있으며, 메가머저가 등장하고 전략적 제휴가 생존을 담보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부상했다. 인터페이스 혁명은 이미 생성기를 지나 적응기에 들어갔다.

인터넷과 고도화된 통신수단이 가장 중요한 금융도구로 자리잡고 있으며, 그 궁극을 감히 추측하기 조차 어렵다. 직접금융은 더욱 융성해지고 세계가 하나의 블록으로 묶여 나라간의 금융 장벽은 무너져 내리고 있다. 2천년대 금융의 새로운 흐름, 기존의 관행과 인식을 송두리째 바꿔버릴 ‘메가 트렌드’를 5회에 걸쳐 집중 분석해본다.<편집자>

설마했던 부실은행 퇴출에 이어 공룡 대우그룹 마저 시장은 가혹하게 내쫓아버리고 말았다.

미적미적 머뭇대던 정부는 더 이상 시장의 압력을 견디지 못하게 되자 조치에 착수했고, 대우에 엮여있던 모든 투자자들은 ‘시장의 분노’가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몰라 전전긍긍했다.

결국 대우를 정리하고 투신사에 공적자금 투입이 결정돼 본격적인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쏘아지고 나서야 ‘불확실성’이 제거된 시장은 자체 치유에 나서 금리를 진정시키고 주가를 밀어올리기 시작했다.

외부와의 교류를 차단시킨 채 한동안 성장의 논리로 시장을 지배하던 우리 정부당국은 이제 시장의 잔 기침에도 눈을 내리깔기 급급한 형편이 됐다.

이에 앞서 초국적 자본은 아시아 諸國에 한바탕 외환위기를 일으켜 세계시장의 수퍼파워를 체득토록 강요했고, 정부를 포함한 모든 시장 참여자들은 빗장이 풀린 ‘열린 시장’이 갖는 무형의 권력에 거역할 수 없다는 사실을 그때서야 처음 인정하게 됐다.

마침내 우리나라에서도 ‘市場만이 스스로를 규율할 수 있다’ 는 원론이 통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새해 들어서도 더욱 강하게 금융기관들을 죄어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은행은 퇴출의 고통을 맛본 1차 구조조정에 이어 어떤 식으로든 두번째 구조조정에 들어갈 전망이며, 제일은행을 인수한 뉴브리지의 진입은 ‘시장규율’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보험, 투신, 증권, 자산운용, 종금, 벤처캐피털에서 상호금융기관에 이르기까지 모든 업종의 금융기관들은 몸집을 단단하게 만들지 않고는 견디기 어려운 상황을 맞을 수 밖에 없다. 강한 금융기관에 금융소비자들이 몰려 약자가 살아남을 수 있는 틈새는 점점 좁아질 것이며, 이로인한 시장점유판도의 변화는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이다.

예금자 보호 장치가 느슨해지는 2001년을 앞두고 신용이 떨어지는 금융기관들은 어떻게해야 시장밖으로 밀려나가지 않을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부익부 빈익빈의 냉혹한 자본논리는 이미 가격체계상에도 철저히 반영되고 있다. 주목받는 업종의 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는 반면 소외종목은 新低價 행진에 바닥을 확인할 수 없다. 같은 업종 금융기관의 주가도 부실·우량의 평가에 따라 수십배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시장참여자들 스스로가 놀라면서도 이같은 흐름의 대열에 깊숙이 참여해 승수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금융에 대한 관의 역할과 영향력은 현저히 약화되고 있다. 금리와 주가, 환율등 거의 모든 금융지표들이 해외자본의 유출입에 좌우되고 있으며, 官이 시장을 거스르며 부리던 투신등의 기관투자가들은 생사의 기로에 서있다. 과도기적 혼란을 피할 수는 없지만, 결국 시장은 스스로를 통제하고 규율해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내고 있다.



성화용 기자 shy@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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