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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IT부문 10대 뉴스, 무슨일 있었나… (上)

박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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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1999-12-20 10:05

금융IT전부문 질적.양적 상향평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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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7년말 IMF관리체제에 들어간 이후, 98년 벽두부터 금융권은 ‘퇴출’이라는 미증유의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換亂의 책임을 뒤집어 쓴 종금사들이 줄줄이 퇴출됐고 이어 동화 동남 충청 경기 대동등 5개 은행들이 거품처럼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또 고려와 동서증권의 몰락, BYC 국제 태양등 소형생보사들의 퇴출도 속절없이 이어졌다.

다시 시간이 흘러 99년. 올 한해는 금융권이 지난해의 격변을 물리적, 정서적으로 추수르는 시간이었다. 구조조정이란 단어는 아직도 ‘진행형’이지만 올 한해 금융권은 그 어느때 보다 많은 변화를 받아들였다. 무엇보다 IT부문의 변화는 ‘격변’이라고 표현할 만하다. 특히 자발적인 변화라는 점과 질적, 양적으로 상향평준화된 발전이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올해의 금융IT 10대 뉴스는 이러한 일련의 발전에 상징성을 주었던 사건들을 중심으로 선정했다. 앞으로 2회에 걸쳐 올해 일어난 사건들의 의미를 짚어본다. <편집자>

▲은행권 차세대시스템 구축 본격 돌입=세계적인 ‘베스트 프렉티스’에 맞추려는 은행권의 차세대시스템 구축 논의는 올해 금융IT부문 ‘핫 이슈’중에 단연 핵심이다. ‘국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것이 금융경쟁력’이라면 금융경쟁력을 결정하는 것은 바로 IT인프라의 경쟁력이라는 인식때문이다.

차세대프로젝트란 말 그대로 IT부문에 1천억원이상 투입, 현재의 IT환경을 선진국형으로 완전히 탈바꿈한다는 원대한 계획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구의 검증되지 않은 선진금융문화를 두서없이 받아들이고 있다”는 일부의 지적도 있었지만 국내 은행권의 행보는 어느때보다 바쁘기만 했다.

은행권의 차세대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는 그동안 일본의 금융문화의 색채를 탈피하고 유럽과 미국식 선진금융환경을 수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게 된다는 점에서 가장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이는 지금까지 진행된 일본식 IT투자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접근방식.

또 차세대의 구축 방향이 ‘거래중심’의 계정계 시스템구성에서 ‘수익중심’의 정보계시스템에 비중을 두게 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발전된 변화다. 또 금융업종간 업무영역이 무너짐에 따라 모든 금융상품을 거의 실시간으로 개발할 수 있는 유연하고 민첩한 시스템 구조에 대한 욕구가 커진 것도 의미있는 변화다.

차세대시스템이 앞으로 2~3년후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가게 되면 은행권은 모든 부분에서 ‘글로벌 마케팅’을 할 수 있는 기본 전제조건을 갖추게 된다.

▲사이버트레이딩 ‘폭발’=증시활황이 올해 내내 이어지면서 증권업계의 사이버트레이딩이 급속도로 확산됐다. 증권사중 세종증권이 50%의수수료 할인을 내세워 제일 먼저 사이버트레이딩을 도입할 때만 해도 사실 일반인들은 이 개념을 잘 알지도 못했다.

그러나 대우증권등 대형사가 사이버트레이딩 시장에 본격적으로 참여하자 국내 증권사의 사이버트레이딩을 위한 움직임은 급속히 빨라졌고 수수료 체계도 급속히 붕괴됐다. 또 증권사들은 트랜잭션 용량을 늘리기위해 적지않은 IT투자비용을 지출해야 했다.

사이버트레이딩의 폭발이 가져다 주는 의미는 상상외로 컸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수수료 의존형 수익구조 탈피가 또다른 생존의 숙제로 남았다. 사이버트레이딩이 결국 증권업계 전체의 패러다임까지도 변화를 요구하게 된 것이다. 또 인터넷의 발달로 ‘데이트레이더’가 양산되는등 ‘투기문화’의 사회적 부작용이 커진 것도 어두운 단면이다.

한편으론 사이버트레이딩이 워낙 활발하다보니 침체장에서도 거래가 활발해져 지수폭락의 버팀목 역할을 하게 된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증명됐다. 또 수수료 체계가 붕괴됐다 하더라도 그만큼 사이버거래가 늘어나면서 수수료인하에 따른 부작용을 상쇄할 수 있게 된다는 것도 보여줬다. 사이버트레이딩의 폭발은 앞으로도 국내 증시문화 전체를 바꾸는 중요한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産業·平和은행 토털 아웃소싱 추진=전산부문에 대한 토털아웃소싱이 ‘실제상황’으로 연출된 것도 중요한 변화다.

물론 지금까지도 전산아웃소싱과 관련, 무성한 뒷말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금융업종 중에서도 가장 보수적 성향이 강한 은행이 자신의 ‘속살’을 스스로 외부에 노출시키게 됐다는 것은 그 자체로서 특기할 만하다. 증권사와 보험업계도 물론 전산아웃소싱을 하고는 있지만 엄밀히 따져보면 그룹계열사의 SM(System Management)에 그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당초 은행권의 전산아웃소싱 논의는 당국의 요구에 의해 비자발적으로 시작됐다. 여기에 퇴출과 합병등 극심한 구조조정을 경험한 은행의 경영진도 점포와 인력감축등 대규모의 몸집줄이기의 필요성을 느낌으로써 전산아웃소싱은 외견상 대세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기술적인 보완조치의 마련없이 외부입김에 의해 강요된 비자발적 논의는 내부 직원들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결국 무형의 비효율만을 양산한채 마감했다.

지난 98년말 은행권에서는 처음으로 국민은행이 HP와 전산아웃소싱을 시도했다. 그러나 HP가 종암동 전산센터 매입요구를 거절함으로써 결렬된 이후 국내 은행권의 전산아웃소싱 논의는 급류를 타게 된다. 이 과정에서 은행권은 토털(Total)아웃소싱이란 말대신 부분아웃소싱의 개념을 채용하는 ‘절충형’을 택하게 된다.

이후 은행권은 경쟁력제고 차원에서 자발적 전산아웃소싱을 시도하기 시작했고 당국도 이러한 은행들의 자발적인 논의를 허용하는 입장변화가 있었다. 지난 8월초 금감원은 ‘아웃소싱 추진 방향’이란 문건을 작성, 배포하면서 “고객의 데이터 유출방지와 재벌에게 은행의 정보와 자본이 종속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수립하면 아웃소싱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이에따라 산업은행은 5개월여의 사전작업을 마치고 지난 10월부터 삼성SDS로부터 본격적인 전산아웃소싱에 들어갔고 평화은행도 자회사출자 방식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전산아웃소싱을 방안을 확정하고 출자비율등 세부안 마련에 분주하다. 특히 차세대시스템과 전산아웃소싱을 동시에 고려하는 형태로 아웃소싱 논의가 발전된 점이 고무적이다. 이런 관점에서 한빛, 조흥, 주택은행등 대형은행들의 아웃소싱 논의는 내년의 또다른 화두로 남게됐다.

▲주택은행 최신형 ATM기 8백대 도입=지난 9월 주택은행의 ATM기 8백8대 일괄도입은 ‘사건’이라기보다는 사실상 ‘깜짝쇼’에 가까웠다. 이어 최근에는 전국SK주유소에 자동화기기를 설치하겠다는 후속탄을 터뜨리기도 했다. 모든 은행들이 자동화기기 보급 확대를 예상하고 있지만 수익성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엄두도 못냈던 일을 김정태닫기김정태기사 모아보기행장은 눈도 꿈쩍하지 않고 실행에 옮긴 것이다. 물론 이는 은행 경영실적이 좋고 BIS비율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물론 아직 이처럼 과감한 정책의 성패를 논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주택은행에게 박수를 보내는 이유는 ‘백마디 말보다 한번의 액션’이 절대적으로 필요할 때, 주택은행이 고객들이 핀잔을 참아내면서 쉽지 않은 시도를 했다는 것 때문이다.

창구업무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우선 고객들의 창구거래 문화부터 바뀌어야 한다. 그러나 실제 은행권이 고객의 창구거래문화를 바꾸기 위해 과감시 투자한 경우는 없었다. 따라서 주택은행의 성공여부에 따라 국내 은행권의 리테일뱅킹전략은 대폭적인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기록 기자 rock@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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