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통프리텔마저 2백만주 이상의 거래량을 보이자 외국인들이 코스닥에서 털고 나간다는 불안감마저 가세, 시장은 지난주말 한때 패닉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과연 코스닥시장은 이대로 무너져내릴까. 투자자들은 허둥대며 불안해하고 있다. 골이 얼마나 깊어질지 예측하기 어려운 탓에 극단적인 비관에 빠져드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나 코스닥지수의 급락에 대해 전문가들은 의외로 담담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조정은 예견됐던 일이며 최악의 상황으로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동안의 코스닥 활황이 계량적, 기술적 분석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것처럼, 코스닥시장에 대한 전문가들의 中期적 낙관론 역시 흐름 전체을 읽는 일반론에 의존하고 있다.
우선 전문가들은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세계증시와의 동조화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을 들고 있다. 바꿔말하면 나스닥이 코스닥의 버팀목으로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이다.
나스닥은 지난주말 3천7백포인트를 돌파하며 사상최고치를 다시한번 경신했다. 유럽과 아시아의 제2시장들이 여전히 건재하다. 코스닥이 상대적으로 과열됐기 때문에 정리되는 것일 뿐 이러한 세계시장의 추세를 무시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또 한가지는 김대중정부의 경제정책이념과 닿아있다.
재벌중심의 경제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가 동원한 중요한 정책이 바로 벤처기업의 육성이었고, 그러한 정책방향은 여전히 유효하며 오히려 강화돼야한다는 당위론이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가 코스닥이 무너질 정도의 상황을 방치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의 경제 현실을 자전거에 비유하는 전문가도 있다. 이미 기호지세이며, 페달을 멈추면 넘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 코스닥이 붕괴된다면 새로운 경제정책의 중심축을 잃는 것과도 같기 때문이다.
여기에 맥락을 같이해서 우수한 벤처기업이 앞으로도 계속 코스닥으로 올라올 것이라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벤처열풍이 불면서 올들어 실력있는 벤처기업가들이 시장에 쏟아져 나왔다. 이들은 이제 창업단계에 있는 경우가 많다.
지금까지는 코스닥 활황에 힘입어 실력도 밑천도 없는 기업의 주가가 상승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옥석이 가려지고 거품을 빼는 순방향의 조정은 불가피하겠지만, 미래가치가 충분한 기업들이 시장에 신규진입하는 한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코스닥의 미래에 대해 확신에찬 전망을 내놓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새롬기술이 무너지고 상한가를 달리던 종목이 하한가로 급반전됐다고 해서 우왕좌왕할 필요는 없다는 지적이다.
냉정한 투자자들은 지난주말 하한가까지 떨어진 코스닥 우량주를 선별매수, 다시 주가를 끌어올리는 과감한 전략을 구사하기도 했다. 오히려 시장의 기반을 다지는 건강한 조정이라고 보는 전문가들도 많다.
성화용 기자 yong@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