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업계의 사관학교로 자타가 인정하는 대우증권이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훌훌 털어내고 있다. 그동안 가슴 한편에 간직했던 대우 뺏지도 빼내버리고, 전국 각 지점의 대우 로고를 지우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 9월 신임 대표로 취임한 박종수(朴鍾秀) 대표가 이처럼 몰인정할 정도로 대우와의 관계 정리에 나선 것은 그만큼 ‘시간이 많지 않다’는 현실인식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박 대표는 “단순히 대우와의 계열관계가 정리됐기 때문이 아니라 선진 금융기관으로 도약하기 위해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고, 결국 고객중심의 마인드 확산을 위한 수순”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가 취임 2개월이 채 안된 상태에서도 전국 1백22개 지점을 방문해 열변을 토한 유일한 테마였다. 고객 중심으로 변하지 않으면 우리가 원하는 선진 금융기관 도약은 요원하고, 이는 단순히 대우 계열사로서 입은 피해 이상이라는 가장 간명하고도 명쾌한 생각이다.
이 과정에서 “내부적으로 현재의 경영진과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가동하고, 프로세스 개선을 위한 어떠한 의견도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도록 했지만 고충도 적지 않았다”고 박 대표는 털어놓았다.
그러나 박 대표는 “10여개의 의견 중에서 한 개라도 반영할 것이 있으면 성공 아니겠습니까. 이는 투명한 민주주의 경영을 위한 당연한 코스트”라며 직원들을 설득했고, 결국 이같은 다양한 의견 개진을 통해 직원들을 한덩어리로 뭉치게 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우사태의 충격으로 업계 3위까지 떨어졌던 대우증권의 시장점유율이 최근 급속히 회복되는 것만봐도 충분히 알 수 있다. 11% 이상의 시장점유율로 만년 1위를 고수하다 7월 이후 약정액이 급감해 8%까지 떨어지면서 고전했던 대우증권은 최근 예년 수준을 회복하며 정상화되고 있다.
최근 유로머니(Euromoney)가 선정한 리서치 능력 평가에서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10위권에 랭크된 대우증권은 여전히 업계 최고의 맨파워를 자랑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朴 대표는 “앞으로 직원들의 교육 강화에 더욱 신경을 쓰겠다”고 밝혔다. “전문가가 포진하지 않은 금융기관은 더 이상 생존하기 힘들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조직을 재정비한 朴 대표는 요즘, 좀 더 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직원들이 경영진과 조직을 믿어주기 시작한 이상 이제는 경영진이 변할 차례”라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박 대표는 “현재 5.5%의 지분을 갖고 있는 영국 허미스(Hermes) 펀드에 경영 자문을 할 수 있는 사외이사 파견을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국제적 정합성에 부합되는 경영을 하기 위해 양보할 것은 언제든지 양보하고, 받아들일 것은 과감히 수용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김병수 기자 bskim@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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