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 비상임이사들은 합병 조흥은행장을 뽑기 위해 헤드헌터사의 도움을 받아 총 35명의 후보를 물색했고 이들중 7인을 1차 후보자로 압축, 1인당 3시간 정도의 인터뷰를 가졌다. 7인 후보에는 위성복 오호근 이강륭씨 외에 신인식 배찬병씨 등이 포함됐고 40대 후반~50대초의 드러나지 않은 새 인물도 2명 포함됐었다. 조흥은행 비상임이사들은 젊은 새인물을 은행장으로 선임하는 방안도 진지하게 검토했으나 조흥은행장 후보로서 인정받을 만큼 내세울만한 업적이 없고 젊은 사람을 은행장으로 선임할 경우 예상되는 기존 임직원들과의 갈등 등 리스크가 있다고 판단, 결국 철회할 수 밖에 없었다는 후문이다.
결국 한빛 외환은행에 이어 조흥은행 역시 행추위원들이 무려 13차례 회의를 했지만 은행장 후보로서 새 인물을 발굴하는데는 실패하고 말았다. 이와 관련 조흥은행 비상임이사들은 "인물 부재를 실감했다"며 "지금처럼 인재풀이 형성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는 앞으로도 마찬가지 일 것"이라고 밝히고 "그렇다면 외부에서 직접 행장을 들여오기 보다 행장후보가 될 만한 사람을 평임원으로 영입, 차기 행장감으로 육성하는 것이 현실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조흥은행장 선임 과정에서는 비상임이사들에 대한 정부의 압력은 전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조흥은행 비상임이사들은 3명의 후보중 위성복씨에게 가장 높은 점수를 줬고 정부측도 행추위가 제시한 3명의 후보중 위성복씨가 조흥은행장이 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통고함으로써 최종 확정됐다는 후문.
조흥은행 비상임이사들은 일부에서 위성복씨의 경우 지난해 11월 경영정상화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데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고, 은행법 시행령 개정으로 부실경영에 책임이 있는 경영자는 퇴직후 3년간 경영자로서 자격이 없다고 시비를 걸고 있음을 감안, 법률 검토 까지 했다. 그 결과 위성복씨가 은행장이 되는 데 문제가 없다는 판정을 내렸으며 금감원 역시 결격 사유가 없다는 입장이어서 위행장 후보에 대한 승인이 확실시되고 있다. 금감원관계자는 "은행법 시행령 개정안은 아직 국무회의도 통과하지 않았으며 앞으로 시행이 되더라도 위성복 행장후보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한편 위성복 행장후보는 9일 하오 조흥은행 명동지점에서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아직 은행장으로 정식 취임하지 않아 뭐라 말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라고 밝히면서도 조심스러게 향후 경영계획을 피력했다.
위성복 행장후보는 진통을 겪고 있는 현대강원은행과의 합병협상과 관련, 가능한 빠른 시일내 정주영 명예회장등 현대측 고위관계자들을 만나 담판을 짓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또 오는 8월 시행을 목표로 하는 사업부제가 졸속이 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준비작업을 하겠으며 외부의 전문인력을 과감하게 수혈해 내부 경영혁신을 강력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위성복 행장후보는 이강륭 대행을 비롯 감사를 제외한 5명의 임원들이 지난 9일 사표를 제출했는데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적어도 내년 정기 주총때까지는 현 경영진 체제를 유지할 계획이며 금감위로부터도 양해를 받았다"고 밝혔다. 현 임원들이 지난해 8월 임원으로 선임돼 부실경영 책임을 묻을 수는 없다는 것. 따라서 14일 주총에서는 은행장을 포함한 상임이사수가 4명으로 제한되는 만큼 5명의 현 임원중 2명은 비등기 이사로 내려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위행장 후보는 사업부제 도입에 따른 신임 이사대우(본부장)선임은 사업부제 시행에 맞춰 단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성복 행장후보는 또 앞으로 사업부제 도입을 계기로 결제 단계를 축소하고 분권화를 추진하기 위해 부행장제나 전무제를 두지 않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위행장후보는 오랜 고질병이기도 한 분파주의가 최근 행내 일각에서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하고 합병은행으로서의 융화와 화합을 위해 이를 뿌리 뽑겠다고 의지를 피력했다.
한편 위행장후보는 행추위에서 은행장후보로 정식 선임된 9일 하오 이헌재 금감위위원장을 만나 지난해 11월 은행장 퇴임이후 자신과 이헌재 위원장 관계를 둘러싸고 항간에 온갖 억측이 떠돌고 있는데 대해 유감을 표시하고 앞으로는 과거는 잊고 구조조정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혀 이헌재 위원장이 흡족해 했다는 후문.
박종면 기자 myun@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