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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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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1999-10-01 13:11

규개위 논란 불구 건교부 독단 처리 불만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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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초 국회를 통과한 자동차 손해배상 보장법(이하 自賠法) 시행령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업계에 파장이 일고 있다. 국회에서 사실상 날치기 통과된 법인데다 건설교통부의 밀어부치기식 정책결정에 따른 반발은 물론, 상식을 벗어난 개정방향은 정부 부처간 밥그릇 싸움으로까지 해석되고 있어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어떤 형태든 간에 국회를 통과한 自賠法의 개정 취지는 각종 보상한도의 인상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자동차 사고에 의한 책임보험 보상한도를 인상함으로써 외환위기 후 불의의 자동차 사고에 따른 국민들의 생계 불편을 덜어주자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에 업계의 의견개진을 요구한 시행령에는 법개정 당시 검토됐던 각종 보상한도가 다소 하향조정됐다. 전반적으로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한 흔적은 있지만, 관계자들은 각 세부항목으로 들어가면 문제의 핵심이 해결된 것은 하나도 없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번 시행령의 가장 큰 문제점은 크게 두가지. 우선 책임보험 보상한도 인상조정과 관련, 부상시 적용하는 14개 등급별 보상한도제가 5단계로 축소되면서 피해 고객에 돌아가는 각종 보상이 형평성을 상실한다는 것이다. 현행 제도의 경우에도 부상에 대한 평가가 논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등급범주를 확대할 경우 보상한도가 일괄적으로 상향조정되는 효과가 나타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업계에서는 책임보험의 보상한도가 인상에 대해 대체적으로 수긍하고 있다. 법개정 취지에 어느 정도 동의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보상한도를 결정하는 각 등급을 축소하는 문제는 ‘보험’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발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현재 업계는 부상과 후유장애시 각각 14개 등급으로 구분해 보상금액을 결정하고 있다. 건교부가 제시한 시행령에는 후유장애에 대해선 현행 14개 등급을 유지하도록 했지만, 부상시에는 부상 14개 등급은 유지하되 5개 범주 보상한도제를 조정하는 것으로 돼 있다.

형식적으로는 업계의 의견을 수용하되 내용적으로 사실상 5개 등급으로 축소했다. 이는 예를 들어 1등급, 2~4등급, 5~9등급, 10~12등급, 13~14등급 등으로 5단계로 나누고, 보상한도는 각 범주의 최상위 등급에 맞춰 보상을 한다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 경우 세밀하게 각 범주내의 등급간 보상 차이를 둘 수는 있지만,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관계자들은 오히려 범주내에 차이를 둘 경우 피해 고객들의 민원만 급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반대로 진단과정에서는 보상 금액을 극대화하기 위해 과잉진료 및 경상환자의 장기입원 사례가 빈번해 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한가지 큰 문제는 새로 신설된 교통사고 유자녀 등 지원사항(법 제26조 제2항·3항 관련). 이미 법 자체가 국회를 통과해 예고돼 있던 사안이기는 하지만, 건교부는 시행령을 통해 책임보험료의 1.3% 범위내에서 교통사고 유자녀를 지원하기 위해 기금을 운용토록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와 관련 건교부가 왜 교통사고 유자녀에 대해서만 기금을 별도 운영토록 하는 데 집착을 하는 지 의심하고 있다. 피해자 유자녀에 대한 나름대로의 보상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는 취지는 이해하겠지만, 이같은 정책 의지라면 나머지 상해보험에도 동일하게 적용돼야 정책의 일관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불의의 사고에 의한 유가족의 어려움은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또 ‘책임보험료의 1.3%범위내’에서 기금을 적립하도록 한 것도 명백한 산출근거가 없으며, 교통사고 급증에 따른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기존의 보장사업 규모를 감안 하양조정토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교통사고 유자녀 지원에 관한 부분은 더욱 민감한 정치적 해석도 나오고 있다. 기금은 보장사업자가 징수하되, 교통안전공단에 지원재원을 단순 이체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건교부가 특정 기관을 자금관리기관으로 지정하면서 시행령이 사실상 부실화된 정부기관을 구제하기 위한 방편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건교부는 공단 이사장에게 필요시 보험사업자 등 관계기관에 자료의 조사·제공 요청을 할 수 있도록 해, ‘신용정보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배 소지가 있는데다 법 개정 및 시행령 마련의 근본적인 이유를 의심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내용들이 이미 규제개혁위원회에서 격렬한 논란을 겪었으며, 결국 부처간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채 건설교통위원회 의원들의 의원발의로 추진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에 따라 이 부분에 대해 대법원에 위헌제청을 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민간사업자들이 내는 각종 기금이나 분담금을 법률이 아닌 시행령에서 규정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최근 대법원은 교통안전공단이 시행령을 통해 운수업자들을 대상으로 확보한 분담금에 대해 위헌판결을 내렸다.

여하튼 손보업계는 공청회도 한번없이 추진되고 있는 건교부의 밀어부치기식 정책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건교부가 오는 20일까지 업계의 의견을 제출해 줄 것을 요청한 상태지만, 합리적인 정책결정이 이뤄질 지는 미지수라는 점에서 건교부와 업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김병수 기자 bskim@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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