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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에 답 있다”…한채양이 바꾼 이마트 3년 [CEO 임기보고서]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기사입력 : 2026-10-19 00:00

‘본업 경쟁력ʼ 내세운 한채양, 수익성 개선 성공
가격경쟁력 강화·점포혁신·점포출점 실행전환

▲ 한채양 이마트 대표

▲ 한채양 이마트 대표

최고경영자(CEO)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재임 기간의 경영 성과와 과제를 돌아본다. [CEO 임기보고서]는 CEO가 추진한 주요 전략과 경영 판단이 기업의 실적과 사업 경쟁력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살펴보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풀어야 할 과제를 짚는다. <편집자 주>

[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한채양 이마트 대표는 2023년 9월, 회사의 위기가 고조되던 해에 지휘봉을 잡았다. 그룹 내 ‘재무통’으로 통하던 그는 연결 기준 첫 연간 영업적자를 기록한 이마트를 흑자 전환으로 이끌고, ‘본업 경쟁력 강화’를 기치로 통합매입과 물류 효율화, 점포 혁신과 신규 출점을 추진했다. 어느덧 임기 마지막 해를 맞이한 가운데, 지난 3년간의 경영 성과와 남은 과제가 한 대표의 연임 여부를 가를 주요 변수로 주목된다.

18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한 대표의 임기만료는 2027년 3월이다.

지난 2023년 신세계그룹이 이례적으로 이른 임원인사를 단행하면서 한 대표는 ‘수익성 과제’라는 핵심 과제를 부여받고 이마트 수장으로 선임됐다.

한 대표가 취임한 2023년, 이마트는 연결 기준 영업손실 469억 원을 기록했다. 2011년 신세계에서 분할된 이후 첫 연간 영업적자였다.

신세계건설의 대규모 손실이 주요 원인이었지만, 유통 본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었다.

‘본업 강화’ 약속 지킨 한채양…통합으로 경쟁력 높였다

한 대표는 2023년 11월 이마트 창립 30주년 기념식에서 “본업 경쟁력 강화에 모든 힘을 쏟겠다”고 선언했다. 한동안 중단했던 신규 출점을 재개하고 경영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회사의 물적·인적 자원을 본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청사진이었다.

취임 3년을 맞은 지금, 한 대표는 통합매입과 물류 효율화, 상품·점포 투자로 당시 제시한 청사진을 실행에 옮겼다.

대표적인 행보는 2024년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의 합병이다. 통합매입으로 구매 규모를 키워 원가 경쟁력을 높이고, 물류 공동운영으로 비용을 절감해 가격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반 마련 전략이었다.

이와 함께 ‘가격 역주행 프로젝트’와 ‘가격파격 선언’ 등을 추진하며 고물가로 커진 소비자의 장바구니 부담을 낮추는 데 집중했다. 원가 절감과 상품 소싱 역량을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 혜택으로 연결하려는 행보였다.

본업인 오프라인 경쟁력이 되살아나면서 이마트는 약 1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2024년 연결기준 매출이 전년보다 1.5% 감소한 29조209억 원에 그친 상황에서 영업이익은 471억 원으로 전년 469억 적자에서 940억 원 개선됐다.

또한, 초저가 상품군을 확대했다. 2025년 8월 모든 상품을 5000원 이하로 구성한 식품 중심 자체브랜드(PL) ‘5K PRICE(오케이프라이스)’를 선보였고, 해외에서 직접 소싱한 생활용품을 1000~5000원 균일가로 판매하는 ‘와우샵’도 도입했다. 식품부터 생활용품까지 저가 상품 선택지를 넓혀 고객 유입을 늘리려는 전략이다.

실적도 개선됐다. 한 대표가 취임한 2023년 1880억 원이었던 이마트의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2025년 2771억 원으로 47.4% 증가했다.

에브리데이 합병으로 실적 집계 범위가 확대된 영향도 있지만 트레이더스의 영업이익이 같은 기간 두 배 이상 늘며 이익 성장을 주도했다.

장보기 넘어 머무는 공간으로…점포 혁신·출점 재개

한 대표는 점포 리뉴얼과 신규 출점에도 힘을 썼다. 가격 및 상품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고객이 오프라인 매장을 찾을 이유를 늘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2024년에는 죽전점과 수성점을 각각 체류형 쇼핑 공간과 식료품 특화매장으로 재단장했다. 스타필드 마켓 죽전점은 장보기에 휴식·체험·먹거리 콘텐츠를 결합했고, 이마트 푸드마켓 수성점은 식료품을 상시 저가로 판매하는 모델을 내세웠다.

점포 변화는 고객 유입으로 이어졌다. 회사에 따르면 죽전점은 2024년 8월 말 재개장 이후 연말까지 전년 동기 대비 방문 고객 수가 35%, 매출이 29% 증가했다. 같은 해 이마트 전체 방문 고객 수도 전년보다 2.4% 늘었다.

2025년에는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과 트레이더스 마곡·구월점을 신규 출점하며 외형 확장을 추진했다. 기존 점포를 개선하는 데서 나아가 식료품 특화매장과 창고형 할인점 등 상권에 맞는 형태로 고객 접점을 넓혔다.

올해도 점포 혁신은 계속되고 있다. 8월 월계점과 9월 군산점을 스타필드 마켓으로 재단장하며 체류형 점포를 확대했다. 서울 첫 스타필드 마켓인 월계점에는 독서·휴식과 어린이 공간을 조성하고 식음료 브랜드를 재편해 가족 단위 방문 수요를 겨냥했다. 연말에는 트레이더스 의정부점 신규 출점도 예정돼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 올해 상반기 이마트 별도 영업이익은 1719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4% 증가했다.

트레이더스 성장과 온도차…할인점 매출 회복은 아직

다만 이마트의 주력인 할인점 사업의 회복 속도는 상대적으로 더뎠다. 지난해 할인점 영업이익은 872억 원으로 적자에서 벗어났지만, 한 대표가 취임한 2023년 929억 원에는 미치지 못했다. 같은 기간 트레이더스 영업이익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과는 차이가 있다.

할인점 총매출은 2023년 12조871억 원에서 지난해 11조6494억 원으로 감소했다. 통합매입과 경영효율화가 이익 개선을 뒷받침했지만, 매출 확대까지 이어지는 데는 시간이 걸리는 모습이다. 반면 트레이더스는 대용량 상품과 차별화된 상품 구성을 앞세워 지난해 총매출이 전년보다 8.5% 증가한 3조8520억 원을 달성했다.

할인점의 매출 감소에는 대형마트 업황 부진이 자리하고 있다. 온라인으로 소비가 이동하면서 장보기 수요를 놓고 채널 간 경쟁이 치열해졌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유통업체의 온라인 매출은 11.8% 증가한 반면 대형마트 매출은 4.2% 줄었다. 올해 상반기에도 식품 판매 부진과 홈플러스 영업 중단 등의 영향으로 대형마트 매출은 7.3% 감소했다.

그나마 최근 들어 할인점에서도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 2분기 기존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고, 영업손실은 328억 원에서 271억 원으로 줄었다.

한 대표의 지난 3년은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이마트의 경영 체질을 바꾸는 과정이었다. 연결 기준 흑자 전환과 별도 영업이익 증가라는 성과를 거뒀지만, 할인점 자체의 수익성은 여전히 아쉬움을 남겼다.

오는 2027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가운데, 한 대표가 추진해 온 본업 중심의 경영 전략이 이마트의 수익구조에 얼마나 뿌리내렸는지가 지난 3년의 성과를 가늠하는 핵심 기준이 될 전망이다.

한 대표의 지난 3년은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이마트의 경영 체질을 바꾸는 과정이었다. 연결 기준 흑자 전환과 별도 영업이익 증가라는 성과를 거뒀지만, 주력인 할인점에선 적지않은 아쉬움을 남겼다. 통합과 혁신으로 마련한 경쟁력 강화의 기반을 지속적인 실적 개선으로 연결하고, 할인점 본연의 경쟁력을 회복해 나가는 것이 앞으로의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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