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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주 잔혹사’ 보란 듯…엔씨, 코스피 수익률 1위 [정답은 TSR]

김재훈 기자

rlqm93@fntimes.com

기사입력 : 2026-10-19 00:00

상장 게임 5개사 중 ‘1위ʼ
레거시IP 단단한 ‘버팀목ʼ
서구권·장르 변화 적중

▲ 김택진 엔씨 공동대표

▲ 김택진 엔씨 공동대표

[한국금융신문 김재훈 기자] 언제부터일까. 대한민국 게임업체를 바라보는 시선이 차가워졌다. 특히 주식 시장에서 더 그렇다. 올해도 국내 게임 업종은 시장의 외면을 받으며 밸류에이션 하락과 실적 침체에 시달렸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기존 주요 IP(지적재산권) 매출 하향 평준화, 신작 출시 지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게임주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이처럼 엄혹한 ‘게임주 잔혹사’ 속에서도 국내 간판 게임사 엔씨가 의미 있는 주주수익률을 기록하며 경쟁력 회복과 재평가 구간 진입을 알리고 있다. 코스피 상장 게임사들 대부분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는 것을 고려하면 더 눈에 띄는 성적표다.

리니지, 아이온 등 기존 IP 수익성 회복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신작 경쟁력을 입증하면서 성장 전략이 가시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코스피 게임주 1위

한국금융신문이 기업 데이터 플랫폼 딥서치를 통해 올해 주식시장 시작일인 1월 2일(시작가=2025년 12월 31일 종가)부터 지난 8일까지 국내 코스피 상장 게임사 5곳(엔씨, 넷마블, 크래프톤, 시프트업, 더블유게임즈) 총주주수익률(TSR)을 산출한 결과, 엔씨가 10.74%를 기록하며 1위에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TSR은 일정 기간 주가 변동률과 배당수익률을 반영해 주주가 얻은 총수익을 보여주는 지표다. 예컨대 개인 주주가 2024년 1월 2일 엔씨에 1000만 원을 투자했다고 가정하면, 10월 8일 기준 약 107만 여원 정도 수익을 거뒀다는 의미다.

엔씨는 누적 주가상승률(+10.17%)과 배당수익률(+0.57%) 모두 우수한 성과를 거두며 5개 상장사 중 유일하게 유의미한 두 자릿수 양수 수익률을 나타냈다.

반면 다른 대형 게임사들 주주수익률은 대다수 마이너스에 머물렀다. 소셜카지노 등 해외 사업 비중 100%인 더블유게임즈가 누적 TSR 9.89%(주가상승률 +7.65%, 배당수익률 +2.24%)로 엔씨 뒤를 바짝 추격하며 선전했을 뿐, 국내 대형사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시프트업은 지난해 신규 상장 이후 주가 조정기를 거치며 누적 TSR –13.38%를 기록했다. 올해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경신 중인 크래프톤(-23.11%)과 흑자 기조를 유지 중인 넷마블(-28.44%) 역시 주가 하락 폭을 넘어서지 못하고 수익률은 마이너스인 상태다.

기존 IP로 ‘기초 체력 입증’

엔씨가 의미 있는 수익률을 기록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최근 게임주에 대한 평가 변화를 살펴봐야 한다.

게임 산업은 신작 흥행 여부에 따라 실적이 크게 달라진다. 개발에는 수년 시간과 상당한 비용이 투입되지만, 출시 이후 성과는 이용자 반응과 경쟁작 출현, 서비스 운영 역량 등에 따라 달라진다. 신작 출시 자체보다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되는지가 더 중요해졌다.

최근 게임주에 대한 평가는 개발비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흥행의 지속성까지 입증해야 하는 만큼, 투자자들도 성장 가능성뿐 아니라 실적 가시성을 중시하는 모습이다.

엔씨 변화는 실적에서 먼저 확인된다. 엔씨는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1조5069억 원, 영업이익 161억 원을 기록하며 영업손익 기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비용 구조를 정비하고 기존 IP 수익성을 회복하면서 적자 흐름을 끊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올해 들어서는 리니지 클래식과 아이온2 등 기존 IP를 활용한 신작 흥행이 실적 개선을 뒷받침했다. 엔씨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누적 매출은 1조3279억 원, 영업이익은 287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8.8%, 1,315.3% 증가했다.

특히 ‘리니지 클래식’이 2분기에도 흥행을 이어가며 상반기 누적 PC 게임 매출이 6622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기존 IP 수익성 회복과 모바일 매출 의존도가 PC 매출로 이원화되는 등 실적 개선 폭이 확대됐다는 평가다.

이는 엔씨가 축적해 온 IP 자산 가치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새로운 IP를 개발해 이용자층을 처음부터 구축하는 대신 기존 게임 인지도와 팬층을 활용해 매출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IP를 활용한 후속작과 클래식 버전은 과거 브랜드 자산을 수익으로 연결하는 동시에 기존 이용자의 복귀를 유도할 수 있는 수단이다.

서구권·장르 다변화 전략

엔씨 재평가는 기존 사업 수익성 회복만 있는 것이 아니다. 기존 IP로 다진 하방지지에 신규 성장동력에 대한 기대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엔씨는 게임주 전반에 드러워진 투자심리 위축에도 불구하고 실적 개선을 이루고 글로벌 시장에서 추가 성장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차별화했다는 평가다.

주요 변수는 아이온2 글로벌 서비스다. 이 게임은 글로벌 출시 이후 스팀에서 최고 동시접속자 수 약 39만7000명을 기록하며 초기 이용자 유입 측면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번 성과는 엔씨가 오랫동안 공략 과제로 삼아 온 서구권 시장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국내에서 흥행한 게임을 해외에 출시하는 것과 현지 이용자들이 실제로 게임을 선택하고 지속해서 이용하는 것은 별개 문제다.

플랫폼과 과금 체계, 이용자 성향이 다른 시장에서 상당한 규모 초기 이용자를 확보했다는 점은 엔씨의 글로벌 서비스 역량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아이온2로 엔씨의 국내 중심 수익 구조를 해외로 넓힐 수 있다면 개별 게임 매출 증가를 넘어 성장 기반을 확대하는 계기”라며 “향후 글로벌 이용자 유지율과 매출 추이가 엔씨의 기업가치 재평가를 뒷받침할 핵심 지표”라고 평가했다.

서구권 공략뿐만이 아니다. 또 다른 숙원인 ‘장르 다변화’도 점차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다.

도쿄게임쇼 2026에서 주목받은 서브컬처 RPG ‘아스트라에 오라티오(아스오라)’가 대표적이다. 엔씨가 퍼블리싱하는 이 작품은 일본 시장을 겨냥한 신전기 마법 RPG다. 엔씨는 현지 행사에서 게임을 선보인 데 이어 글로벌 비공개 베타 테스트를 통해 이용자 반응과 게임성을 검증하고 있다.

아스오라의 의미는 새로운 게임 한 종을 추가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캐릭터, 세계관, 서사를 중심으로 이용자층을 형성하는 서브컬처 장르에 진입함으로써 기존 MMORPG 이용자와는 다른 수요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후속 라인업도 대기하고 있다. 엔씨는 콘솔·PC 시장을 겨냥한 ‘호라이즌 스틸 프론티어스’와 ‘길드워3’를 비롯해 슈팅 장르 신작과 외부 개발사 퍼블리싱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증권가 관계자는 “기존 IP를 활용해 실적 하방을 다진 데 이어 아이온2 글로벌 서비스에서 초기 성과를 확인했다”며 “아스오라와 후속 신작을 통해 새로운 성장 영역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러한 변화가 주가 강세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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