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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무브 2026] “돈은 어디로 흘러야 하나”…한국 자본시장 CEO의 다섯 가지 고민

김희일 기자

heuyil@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9-18 13:50 최종수정 : 2026-09-18 13:56

PF 이후 모험자본·혁신산업으로 자금 이동…발행어음·IMA 운용·리스크 관리 과제
금리·부동산·STO까지…자본시장 CEO들이 마주한 ‘돈의 흐름’ 변화

[머니무브 2026] “돈은 어디로 흘러야 하나”…한국 자본시장 CEO의 다섯 가지 고민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김희일 기자] 한국 자본시장을 둘러싼 금융사 경영진의 고민이 달라지고 있다. 단순히 주식시장과 금리의 방향을 전망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조달한 자금을 어디에 배분할지, 새로운 성장동력을 어떻게 만들지, 커지는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할지, 변화하는 금융 인프라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동시에 경영 테이블에 올라왔다.

특히 증권업계에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집중했던 자금의 일부를 혁신기업과 벤처 등 생산적 분야로 이동시키는 자본시장 구조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 등 새로운 조달 수단이 확대되면서 성장 기회가 커지는 만큼 유동성과 건전성 관리라는 새로운 과제도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 역시 생산적 금융과 함께 선제적 리스크 관리, 투자자 신뢰 제고를 주요 감독 방향으로 제시하고 있다.

결국 금융사 경영진에게 남은 질문은 하나로 모인다.

“앞으로 자본시장에서 돈은 어디로, 어떤 방식으로 흘러야 하는가.”

한국금융신문이 오는 29일 개최하는 ‘머니무브 2026-부의 공식’은 이 질문에 답을 찾는 자리다. 주식·금융시장·부동산·디지털자산을 각각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을 한자리에 모아 단기적인 가격 전망을 넘어 돈의 흐름을 결정하는 구조적 변수를 짚는다.

① 금리·AI — 성장에 필요한 자금의 가격은 얼마인가

첫 번째 고민은 금리와 성장의 관계다. 미국 장기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국내 증시는 단순히 할인율 상승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만 고려해선 안 된다. AI를 비롯한 신산업 투자가 확대되는 과정에서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 자체가 투자와 성장의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장기금리가 5%를 넘어서는 환경에서 한국 증시를 볼 때 금리뿐만 아니라 AI 투자에 필요한 자금조달 비용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금융사 경영진에게도 중요한 문제다. 금리가 기업의 조달비용과 투자수익률, 자산가격에 동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금리가 오르면 주식에 불리하다’는 식으로 접근이 가능했다면, 이제는 금리 변화가 기업의 투자→자금조달→이익→밸류에이션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함께 봐야 한다.

② PF 이후 — 돈을 어디로 보낼 것인가

두 번째 고민은 자본 배분의 변화다.

부동산 PF를 중심으로 성장해온 증권사 IB는 이제 새로운 성장축을 찾아야 한다.

정부의 생산적 금융 정책과 맞물려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를 취급하는 종투사의 모험자본 공급 의무가 강화되면서 벤처·중소기업·혁신산업 등 생산적 분야로 자금을 배분하는 것이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다만 모험자본 공급 의무는 발행어음·IMA로 조달한 자금 자체를 특정 분야에 투자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종투사 전체 운용자산을 기준으로 일정 규모의 국내 모험자본을 공급하도록 한 제도다.

실제 금융당국은 발행어음·IMA를 취급하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에 대해 모험자본 공급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부동산 관련 자산 운용한도도 낮추는 방향으로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하지만 모험자본 공급 확대는 정책 목표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증권사 경영진에게는 결국 ‘어디에 투자해 수익으로 연결할 것인가’라는 경영의 문제다.

문제는 ‘얼마나 공급할 것인가’에서 끝나지 않는다.

어떤 기업을 발굴하고, 어떤 가격에 투자하며, 어떻게 회수할 것인가가 핵심이다.

모험자본은 PF처럼 담보와 사업구조를 중심으로 위험을 관리하는 것과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기업의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평가하고 장기간 자금을 공급하는 동시에 투자 실패에 따른 손실을 감당할 수 있는 리스크 관리 체계도 갖춰야 한다.

결국 금융사 경영진에게 필요한 것은 정책이 요구하는 자금 공급과 투자 수익성 사이에서 새로운 균형점을 찾는 일이다. PF 이후 증권사 자금의 새로운 이동처를 찾는 과정은 단순한 자산군 교체가 아니라, 자본을 선별하고 배분하는 금융사의 역량 자체를 시험하는 과정이 될 수 있다.

③ 발행어음·IMA — 그 돈을 어떻게 조달하고 관리할 것인가

세 번째 고민은 ‘얼마나 조달할 것인가’보다 조달한 돈을 어떻게 운용하고 관리할 것인가다.

발행어음과 IMA는 대형 증권사의 새로운 자금조달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제도상 발행어음과 IMA의 통합 한도는 자기자본의 300%로 설정됐고, 발행어음은 자기자본의 200% 이내로 제한된다.

하지만 조달 규모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조달한 자금의 만기와 운용자산의 유동성, 시장 변동성, 고객의 환매 가능성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 특히 모험자본 투자는 회수까지 장기간이 필요한 만큼 ‘단기 조달-장기 투자’ 구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동성 위험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가 중요한 경영 과제다.

결국 발행어음과 IMA의 핵심은 얼마나 많은 자금을 조달하느냐가 아니라, 조달한 자금을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적절한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에 있다.

④ 부동산 — 어떤 사업에 자금을 공급할 것인가

네 번째 고민은 여전히 한국 자산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동산의 구조적 변화다.

금융사 입장에서 부동산은 단순한 투자 대상이 아니다. PF와 기업금융, 가계대출, 자산관리, 건전성 등 여러 영역이 연결돼 있다.

박합수 한국부동산전문가클럽 회장은 2030년까지 공급 부족이 이어질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역세권 개발 등을 주요 변수로 제시했다.

이는 금융사에도 ‘집값이 오르느냐’ 이상의 질문을 던진다. 공급과 개발의 방향은 결국 금융사가 자금을 공급할 사업장의 입지와 사업성, 회수 가능성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PF의 시대가 ‘부동산을 얼마나 많이 할 것인가’의 문제였다면, 앞으로는 어떤 지역과 사업에 자금을 공급할 것인가가 더 중요한 질문이 될 수 있다.

⑤ STO — 돈과 자산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

다섯 번째 고민은 금융자산 자체의 구조 변화다.

토큰증권(STO)을 비롯한 디지털 금융은 단순히 새로운 투자상품 하나가 추가되는 문제가 아니다.

금융사 입장에서는 새로운 상품을 얼마나 빨리 출시하느냐보다 어떤 자산을 토큰화하고, 이를 기존 금융상품·투자자·유통망과 어떻게 연결할지가 중요하다.

김남웅 포필러스 대표는 토큰증권의 핵심을 단순한 조각투자가 아니라 금융자산의 온체인 전환으로 보고 있다.

결국 STO는 새로운 자산 하나를 추가하는 문제가 아니라 자산의 발행·유통·투자 방식을 바꾸는 문제로 연결된다.

‘무엇을 살까’에서 ‘무엇을 봐야 하나’로

이 다섯 가지 고민은 서로 떨어져 있지 않다.

금리는 자금의 가격이고, PF 이후의 자본 배분은 자금의 목적지다. 발행어음과 IMA는 자금의 조달 방식이며, 부동산은 자금이 향할 사업의 선별 문제다. STO는 자산과 자금을 연결하는 금융 인프라의 변화다.

결국 지금의 자본시장은 ‘어떤 자산의 가격이 오를 것인가’보다 ‘돈이 어디에서 나와 어디로 이동하고, 어떤 위험을 거쳐 수익으로 연결되는가’를 이해해야 하는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

‘무엇을 살 것인가’에서 ‘무엇을 볼 것인가’로.

한국 자본시장의 고민이 바뀌고 있다.

한편, ‘2026 한국금융투자포럼 머니무브-부의 공식’은 9월 29일 오후 2시 서울 명동 은행회관 국제회의실(2층)에서 열린다. 참가 신청과 자세한 행사 내용은 공식 홈페이지(2026fif.fntimes.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희일 한국금융신문 기자 heuyil@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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