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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OMPASS] AI 호황 속 부실 위험 기업 1003곳…상장사 중 42% 육박

이성규 기자

lsk0603@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8-04 06:30

‘알트만 Z-스코어’ 1.8 이하 매년 증가…’화려함’ 뒤에 숨은 재무적 단절
로봇 기업, 실적 대비 과도한 고평가…’평균의 함정’ 주역

국내 상장 기업 '알트만 Z-스코어' 평균 및 중앙값 추이./출처=더 컴퍼스(THE COMPASS)

국내 상장 기업 '알트만 Z-스코어' 평균 및 중앙값 추이./출처=더 컴퍼스(THE COMPASS)

[한국금융신문 이성규 기자] 인공지능(AI) 산업 발전으로 국내 증시가 가파르게 올랐다. 최근 변동성이 강해지면서 상승분을 상당폭 반납했지만 여전히 실적 대비 과도한 수준으로 평가받는 기업이 수두룩하다. 산업별 양극화는 더욱 심화된 가운데 시장 금리 상승 등 유동성은 전반적으로 축소되고 있다. 신용도 위험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기업들의 재무관리와 투자자들의 신중한 결정이 더욱 요구되는 상황이다.
알트만 Z-스코어 구성 항목 및 산출 방법./출처=더 컴퍼스(AI 생성 이미지 활용)

알트만 Z-스코어 구성 항목 및 산출 방법./출처=더 컴퍼스(AI 생성 이미지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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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한국금융신문이 자체 구축한 인공지능(AI) 데이터 플랫폼 ‘더 컴퍼스(THE COMPASS)’는 2400여개에 달하는 국내 상장사들의 ‘알트만 Z-스코어’를 검토했다. 알트만 Z-스코어는 대표적인 부도예측 모형으로 5가지 핵심 동인을 기준으로 산출하는 지표다.

그 결과를 보면 지난 2021년 4.12을 기록했던 Z-스코어는 2024년 3.85로 저점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 4.62로 크게 올랐으며 올해 예상치 기준(1분기 실적 기준 각 지표 연환산) 5.15 반등했다.
하지만 중앙값은 2.38에 불과하다. 이는 일부 기업(레인보우로보틱스 574.9, 한미반도체 91.7 등 극히 일부 기업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시장 평가(X4=시가총액/총부채)을 받아 전체 평균을 왜곡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지난 2021~2023년까지는 유동성(X1=운전자본/총자산)과 수익성(X3=영업이익/총자산)이 전체 점수에 미치는 영향이 컸다. 그러나 2024년 이후 AI 관련주들의 시가총액 폭등이 재무적 실체와는 무관하게 지표를 끌어올리는 양상이다.

끊어진 한국 산업 ‘허리’…부실 위험 기업 42% 육박

'알트만 Z-스코어' 1.5 이하 기업수 및 비중./출처=더 컴퍼스(THE COMPASS)

'알트만 Z-스코어' 1.5 이하 기업수 및 비중./출처=더 컴퍼스(THE COMPASS)

전체 기업을 Z-스코어 구간별로 분류한 결과 중위권에 속한 기업들의 비중이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Z-스코어는 3 이상일 경우 ‘우량 구간’, 1.80이하는 ‘부실 위험 구간’, 1.81~2.99는 ‘회색지대’로 분류한다.

우량 구간은 전체의 32.4%를 차지했으며 반도체, 전력기기 그리고 제약바이오 기업 중에서는 대형주만 국한된다. ’부실 위험’ 구간에 속한 기업은 41.8%에 달했다. 무려 1003개 기업이 해당되며 지난 2021년 748개(31.2%)에서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회색지대’에 해당되는 기업 비중은 25.8%로 자동차 부품, 가전 등 일반 제조사들이 포함됐다. 전체 Z-스코어 구조를 보면 ‘허리’ 부분이 약해지면서 국내 시장에서 크레딧 위험이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양극화 확대…’평균의 함정’이 가린 착시

산업별로 보면 이러한 양극화 양상은 더욱 뚜렷하다. 반도체 및 관련 장비 기업들의 Z-스코어 평균은 12.45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분야에 속한 기업들이 무조건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한미반도체는 올해 1분기 실적이 급감했음에도 91.77, 팹리스 기업인 하이딥은 적자 행진이 지속되면서 마이너스(-)를 기록(-9.9)하는 등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는 과도한 시장 평가와 실적 부진이 공존한다고 볼 수 있다. 일부 기업 가치가 크게 오르면서 양극화에 이은 불균형이 향후 시장 수급에 혼란을 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AI 서비스의 실질 수익화 속도가 향후 시장 방향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글로벌 빅테크들의 투자와 현금흐름과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화학과 이차전지 분야 Z-스코어 평균은 1.84다. 지난 2021년 평균 3.42에서 부실 위험 경계선까지 추락한 상황이다. 특히 유동성(X1=운전자본/총자산) 지표가 전 산업 중 가장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에코프로 Z-스코어 추이./출처=더 컴퍼스(THE COMPASS)

에코프로 Z-스코어 추이./출처=더 컴퍼스(THE COMP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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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에코프로 Z-스코어는 지난 2023년 3.91에서 올해 1.42로 ‘부실 위험’ 구간에 진입했다. 전기차 캐즘과 가동률 저하가 재무건전성을 악화시키는 주범이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국내 대표 배터리 기업들은 2분기 호실적에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그간 지속된 실적 부진은 유동성을 지속적으로 갉아먹었다. 유의미한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반도체 이상의 성장을 보여줘야 하는 부담이 따른다.

건설과 철강은 가장 우려되는 산업이다. Z-스코어 평균 점수가 전 구간 부실권에 속한다. 이중 이익잉여금 비중이 마이너스(-)로 전환된 기업 비율이 무려 35%를 넘는다. 벌어들이는 돈보다 누적된 손실이 커서 고금리 기조를 견딜 재무적 방어막이 제한적인 상황이다.

Z-스코어 ‘역설’, 로봇 산업에 대한 경계

가장 우려되는 섹터는 로봇 분야라는 주장도 나온다. 기계 및 로봇 섹터의 Z-스코어 평균은 18.72로 반도체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시가총액을 반영하는 X4(시가총액/총부채) 지표가 과도한 수준을 보이고 있는 탓이다.

대표적인 기업은 레인보우로보틱스(X4=574.9)와 두산로보틱스(35.33)다. 이들은 지속 적자에도 불구하고 주가만으로 ‘초우량’ 판정을 받아 통계적 착시를 일으킨다. 최근 로봇 관련주들이 기업공개(IPO)를 준비중인 가운데 빅웨이브로보틱스 사례와 같이 고평가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도 로봇 산업 전체에 대한 과도한 주가 상승이 반영돼 있다.

이들 기업은 대부분 신용등급이 없다. 따라서 표면적으로 크레딧 위험은 없지만 그 몫까지 온전히 주주들이 떠안는다고 볼 수 있다. 실적 등 성과가 미흡할 경우 투자자들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효성화학 Z-스코어 추이./출처=더 컴퍼스(THE COMPASS)

효성화학 Z-스코어 추이./출처=더 컴퍼스(THE COMP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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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스코어가 0.5 미만인 극심한 부실 상태에 놓인 기업은 약 120여 곳(전체 대비 약 5%)이다. 이 구간에 속한 효성화학(0.18)은 지난 2019년부터 ‘부실 위험 구간’에 있었지만 실질적인 신용등급 강등은 2023년 이후부터 진행됐다.

신용등급 조정은 후행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Z-스코어는 시장 전망을 반영하고 특히 하락 구간에서는 기업 재무건전성과 수익성 흐름을 비교적 잘 예측하는 경향이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 2023년 이후 Z-스코어가 지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올해 처음으로 내렸다. 이 기업들은 주가가 급락하면 Z-스코어 기준 부실 위험 구간에 진입하게 된다. 빠른 시간 내 실적이 가시화되지 않으면 부실 기업 전락 가능성도 높아진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기존 AI 생태계에서 피지컬 AI를 강조하는 모습으로 바뀌었다”며 “GPU 병목과 함께 피지컬 AI 시장에서 선제적 수혜는 반도체와 전력인 상황에서 로봇 관련주들이 더 높은 평가를 받는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시장 금리가 점진적으로 상승할수록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업이 타격을 입는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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