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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잠식ʼ 하이엑시엄에 8200억…두산, ‘AI 전력’ 타고 나스닥 정조준

정진아 기자

urzinnie@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9-21 00:00

9월 한 달간 8236억 공급…미국 개척
2026년 상반기 자본총계 -1563억 원
지급보증·전환우선주 통해 자금 수혈
2028년까지 나스닥 상장 추진 전망

▲ 이두순 두산퓨얼셀 사장 겸 하이엑시엄 대표

▲ 이두순 두산퓨얼셀 사장 겸 하이엑시엄 대표

[한국금융신문 정진아 기자] ㈜두산이 자본잠식에 빠진 미국 자회사 하이엑시엄(HyAxiom) 살리기에 나섰다. 2022년 이후 자본총계가 마이너스였던 자회사를 미국 연료전지 거점으로 만드는 것이다.

두산은 그동안 지급보증과 전환우선주 발행을 통해 하이엑시엄에 자금을 수혈해 왔다. 재무상태 안정화를 통해 나스닥 상장까지 바라보고 있다.

2주 사이 총 8200억대 수주

두산퓨얼셀은 지난 15일 3222억 원 규모 인산형 연료전지(PAFC) 추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계약은 지난 2일 5014억 원 규모 계약에 이은 연속 수주다. 두 계약 모두 두산퓨얼셀이 국내 익산공장에서 PAFC를 제조해 하이엑시엄에 납품하면, 하이엑시엄이 이를 미국 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공급하는 구조다. 두 건을 합친 누적 계약 규모(8236억 원)는 두산퓨얼셀의 2025년 연결 매출(4548억 원)의 180%를 웃돈다.

하이엑시엄은 ㈜두산이 2014년 파산한 미국 건물용 연료전지 제조사 클리어엣지파워를 그해 7월 3240만 달러에 인수해 ‘두산퓨얼셀 아메리카ʼ로 출범시킨 회사다. 미국 시장을 직접 개척하겠다는 목적이었다. 이후 2022년 지금의 ‘하이엑시엄ʼ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문제는 하이엑시엄 재무상태가 불안정하다는 점이다. 하이엑시엄의 자본총계는 2026년 상반기 기준 -1563억 원이다.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건 2022년부터다. 2021년 말 1366억 원에서 2022년 -733억 원으로 전환됐고, 이후 2023년 -1732억 원, 2024년 -1023억 원, 2025년 -1261억 원으로 등락을 거치며 4년 넘게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같은 기간 매출도 흔들렸다. 2022년 2005억 원이던 매출은 2023년 745억 원으로 거의 3분의 1토막 났다. 2026년 상반기 매출(161억 원) 역시 전년 동기(933억 원) 대비 82.7% 급감했다.

자본잠식 빠진 미국 거점 구하기

자본잠식 전후로는 구조조정과 긴급 자금수혈이 반복됐다. 2023년 2월에는 전체 인력의 19%인 57명을 감원했다. 5달 후인 7월엔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KDB인베스트먼트-하나증권·KB자산운용 등 한국 기관투자자 3곳에 전환우선주를 발행해 1억5000만 달러(약 1950억 원)를 긴급 유치했다. 이 투자로 ㈜두산이 보유한 하이엑시엄 지분율은 100%에서 86.21%로 낮아졌다.

이후 2024년 3월과 11월에 추가 인력 감축이 있었고, 같은 해 4월에는 1000억 원 규모 사모사채 리파이낸싱도 진행했다. 금리는 7%대 중반으로, ㈜두산이 지급보증을 서는 조건이었다.

㈜두산은 현재도 하이엑시엄에 5117억 원 규모 지급보증을 제공 중이며, 이사회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최소 다섯 차례에 걸쳐 관련 지급보증·대여금 제공을 의결했다.

AI發 전력 호황을 상장 카드로

두산이 재무 리스크가 큰 기업을 살려내는 배경엔 미국 내 AI 데이터센터로 인한 전력 수요 급증이 있다.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발전·송배전망 증설 속도를 앞지르면서, 부지 인근에 자체 발전설비를 두는 '온사이트 전원' 수요가 늘고 있다.

연료전지는 설치 기간이 짧고 단계적 증설이 가능해 이 수요의 대안으로 부상했고, 하이엑시엄도 이 흐름을 타고 약 2주 만에 8236억 원 규모 수주를 확보했다.

이번 호황을 활용하면 두산이 꿈꾸던 '하이엑시엄 나스닥 상장'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하이엑시엄은 지난해 미국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삼았지만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2023년 7월 유치한 전환우선주 투자에는 '5년 내 미상장 시 풋옵션 발동' 조항이 걸려 있는 만큼, 상장 목표 시점은 2028년 이내로 추정된다.

수주 호황으로 외형과 실적을 끌어올려 재무상태를 안정화하고, 상장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비슷한 공식이 실제로 통한 선례도 있다. 경쟁사 블룸에너지는 AI 데이터센터 대량 수주를 발판으로 18개월 만에 분기 3억 달러 적자에서 흑자에 근접했다. 2025년 4분기 비GAAP 기준 영업이익률은 17.1%였다.

다만 하이엑시엄의 현재 누적 수주(약 6억 달러, 8236억 원)는 블룸에너지 수주잔고(200억 달러, 27조4500억 원) 대비 30분의 1 수준에 불과해, 이 호황이 실제 상장으로 이어질 만큼 몸집을 키워줄지는 불투명하다.

두산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 등이 잘되고 있다 보니 하이엑시엄이 공격적으로 영업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진아 한국금융신문 기자 urzinni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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