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실트론이 정해진 기준 이상 이익을 내면 그 중 일정 부분을 SK 측에 지급해야 한다는 '언 아웃(Earn-out)' 조항이다. 한때 시장에서 6조 원 안팎까지 거론되던 기업을 두산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사들였나 싶었는데, 이 조항 때문에 딜이 이뤄진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다만 최근 3년간 SK실트론 실적이 내리막을 걷고 있어, 두산이 실제로 이 돈을 SK에 지급할 가능성은 낮다는 계산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SK실트론, 두산에게 필요했던 '반도체 밸류체인' 마지막 퍼즐
SK실트론은 1983년 설립된 국내 유일 반도체 웨이퍼 제조사다. 반도체 칩을 만드는 토대가 되는 실리콘(Si) 웨이퍼를 생산하는데, 반도체 전공정(프론트엔드) 모든 과정이 이 웨이퍼 표면 위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웨이퍼 품질이 반도체 생산 전체 수율을 좌우한다.글로벌 실리콘 웨이퍼 시장은 SK실트론을 포함한 5개 기업이 전체의 90% 이상을 점유할 정도로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다. 특히 12인치(300mm) 웨이퍼 분야에서는 글로벌 3위권 경쟁력을 갖췄고,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TSMC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2017년 SK그룹에 편입되기 전에는 LG그룹, 이후 사모펀드를 거친 이력이 있다.
두산 입장에서 이 회사가 중요한 이유는 그룹 사업 재편과 맞물려 있다. 두산은 현재 에너지(두산에너빌리티·두산퓨얼셀), 스마트 머신(두산밥캣·두산로보틱스), 반도체 및 첨단소재(㈜두산 전자BG·두산테스나)를 3대 사업축으로 삼고 있다.
이 중 반도체·첨단소재 부문은 2022년 국내 반도체 테스트 1위 업체인 두산테스나를 인수하면서 후공정(백엔드) 사업에 처음 발을 들인 이후, 전공정(프론트엔드)인 웨이퍼 제조 영역은 비어 있던 상태였다. 이번 SK실트론 인수로 두산은 전자소재(㈜두산 전자BG)-웨이퍼(SK실트론)-테스트(두산테스나)로 이어지는 반도체 밸류체인 마지막 퍼즐을 채우게 됐다.
두산은 이번 인수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과 배당 재원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사업형 지주회사인 ㈜두산의 자체 사업에서는 그동안 전자소재 사업(전자BG)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해왔는데, 최근 AI 가속기용 CCL(동박적층판) 수요가 늘며 호실적을 내고 있는 이 사업에 의존하는 구조였다.
여기에 2조 원대 매출을 내고 있는 SK실트론이 더해지면 반도체 부문 매출 규모가 단숨에 커지는 데다, 실트론을 상장시키지 않고 비상장 상태로 유지하며 배당을 통해 지주사로 현금을 끌어올리는 구조를 택하겠다는 게 두산 측 방침이다.
두산은 실트론 웨이퍼 사업이 연평균 7%대 성장을 이어가 오는 2031년 매출 3조 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언아웃 조항 포함한 대신 인수가 낮췄다
두산은 지난달 31일 이사회를 열고 SK가 보유한 SK실트론 지분 70.61%를 2조3000억 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승인했다고 공시했다.이 계약에는 2027년부터 2034년까지 SK실트론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연도별로 정해진 기준금액을 넘으면, 그 초과분의 40%를 SK에 지급하는 언아웃(Earn-out) 조항이 포함됐다. 지분율을 반영할 경우 실질적으로는 28.24%다.
언아웃은 국내외 기업 간 인수 거래에서 가격 협상이 안 될 경우 여러 옵션을 고민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자주 거론되는 조항이다. 특히 기업들이 금액을 더 주고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선택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이 같은 조항은 양사가 협의해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항도 SK실트론 몸값을 둘러싼 두산과 SK 간 견해차를 메우기 위해 마련된 절충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SK실트론 몸값은 과거 최대 8조 원 규모까지 거론된 바 있다. 두산은 이번 인수에 약 2조3000억 원 규모를 고민하던 가운데, 일각에서는 3조5000억 원에서 4조5000억 원 사이에 인수가가 형성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두산 관계자는 “8조까진 아니지만 당사는 5조 정도로 예상하고 있었다”며 “언아웃 조항이 생기면서 가격 협상도 좋아졌고, 실적이 나오려면 서로 거래를 더 많이 해야 하는 부분도 있어서 파트너십도 공고해질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매매대금을 둘러싼 이견을 조항으로 풀어내면서 동시에 두산과 SK 간 협력 관계에도 도움이 된다는 취지다.
‘반짝 실적’으론 못 받는다…계약에 숨은 ‘클로백’ 조항
계약에는 단순히 그해 실적이 기준을 넘었는지만 보는 게 아니라, 과거 실적이 기준에 못 미친 해가 있으면 그 부족분을 먼저 메운 뒤에야 초과분이 지급되는 조건도 달려 있다.계약서 원문에는 과거 EBITDA 미달 금액을 차감한 금액의 40%를 지급한다고 돼 있고, 여기서 미달 금액은 2027년부터 특정 사업연도까지 기준선을 밑돈 해의 부족분을 모두 누적한 금액이다.
이 때문에 특정 연도에 일시적으로 실적이 좋아진다고 곧바로 SK에 돈이 지급되는 구조가 아닌 것이다. 예를 들어 2027과 2028년 실적이 기준에 못 미쳤다면, 2029년에 기준을 넘어서더라도 그 초과분은 먼저 앞선 두 해의 부족분을 메우는 데 쓰이고, 이후 남는 이익에 대해서만 지급이 발생한다.
두산 관계자는 이 구조에 대해 “이는 향후 목표 실적을 크게 초과한 이익에 대해서 매도인과 공유한다는 의미로, 정산 이전 년도까지 누적으로 기준 EBITDA 미달금액이 없어야만 지급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초과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상황이 된다면 양사 모두에게 긍정적인 구조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조항 작동 가능성 ‘미지수’, 발동 시 양사 ‘윈-윈’
이 조항이 실제로 작동할 가능성은 ‘미지수’다. 최근 SK실트론 실적은 반도체 호황을 감안하면 다소 아쉬운 수준이다.연결기준 매출액은 2023년 2조256억 원, 2024년 2조1268억 원까지 늘었다가 2025년 2조575억 원으로 주춤했고, 당기순이익은 2023년 2340억 원, 2024년 2480억 원 흑자를 내다 2025년에는 2936억 원 적자로 돌아섰다. 영업이익도 2023년 2806억 원, 2024년 3155억 원으로 늘었다가 2025년 1931억 원으로 감소했다.
EBITDA는 꾸준히 하락했다. 연결기준 EBITDA는 2023년 6755억 원, 2024년 6398억 원, 2025년 4593억 원으로 매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순손실 전환의 주된 원인은 실리콘카바이드(SiC) 웨이퍼 사업 관련 손상차손으로 파악된다. SK실트론은 SPA 체결과 함께 SiC 웨이퍼를 생산하는 미국 자회사 SK Siltron USA를 청산하기로 했는데, 앞서 이 사업의 부진이 재무제표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두산이 인수를 위해 선임한 외부평가기관 안진회계법인이 산정한 2027년부터 2034년 독립 추정치도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안진 추정치는 2027년 7287억 원에서 2034년 1조3090억 원까지 완만하게 늘어나는데, 계약서에 명시된 언아웃 발동 기준금액엔 8개 연도 모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의견서에도 “합의된 초과 달성 연도별 기준금액이 본 평가인의 독립적인 추정치를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기록됐다.
최근 3년간 실적이 계속 하락해온 점에 더해 클로백 조항까지 고려하면 2027년과 2028년에 유의미한 반등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미달분이 쌓일 가능성이 있고, 이런 경우 이후 호실적이 나오더라도 SK가 실제로 받아갈 몫은 상당 기간 지연되거나 아예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
두산 관계자는 이 지점에 대해 “당사가 인수할 때 예상되는 매출이 있다. 그리고 언아웃 조항으로 이보다 조금 더 높은 금액대가 있을 것이고. 양사가 생각했을 땐 해당 금액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언아웃 조항이 발동될 정도까지 이익이 나올 경우엔 당사로서도 엄청난 이익이 발생한 것이라 생각해 절충안이 마련된 것으로, 이익을 SK와 나누더라도 윈-윈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진아 한국금융신문 기자 urzinnie@fntimes.com






















!['생산적 금융 ISA' 신설…이자·배당소득 전액 비과세 [2026 세제개편안]](https://cfnimage.commutil.kr/phpwas/restmb_setimgmake.php?pp=006&w=69&h=45&m=5&simg=20260803214921016190179ad4390711823514132.jpg&nmt=18)
![‘추격ʼ 진옥동, 달아나는 양종희…비은행 경쟁 '격화' [2026 금융사 상반기 리그테이블]](https://cfnimage.commutil.kr/phpwas/restmb_setimgmake.php?pp=006&w=69&h=45&m=5&simg=20260731213858060940dd55077bc212411124362.jpg&nmt=18)

![[그래픽 뉴스] 미국 증시 새로운 키워드 'MANGOS'](https://cfnimage.commutil.kr/phpwas/restmb_setimgmake.php?pp=006&w=298&h=298&m=1&simg=202607291740382069de68fcbb3512411124362_0.jpg&nmt=18)

![[그래픽 뉴스] 은퇴후 30년 부모님 세대의 생존전략](https://cfnimage.commutil.kr/phpwas/restmb_setimgmake.php?pp=006&w=298&h=298&m=1&simg=202606301704439153de68fcbb3512411124362_0.jpg&nmt=18)
![[그래픽 뉴스] 퇴근 후 주차했는데 수익 발생? V2G의 정체](https://cfnimage.commutil.kr/phpwas/restmb_setimgmake.php?pp=006&w=298&h=298&m=1&simg=202605131656357745de68fcbb3512411124362_0.jpg&nmt=18)
![[그래픽 뉴스] “전쟁 신호를 읽는 가장 이상한 방법, 피자 주문량”](https://cfnimage.commutil.kr/phpwas/restmb_setimgmake.php?pp=006&w=298&h=298&m=1&simg=202604151704028482de68fcbb3512411124362_0.jpg&nmt=18)
![[AD] 제네시스, 럭셔리 경험 더한 ‘2027 GV70’‧‘GV70 그래파이트’ 출시](https://cfnimage.commutil.kr/phpwas/restmb_setimgmake.php?pp=006&w=89&h=45&m=1&simg=20260702143546085600749258773622211122717.jpg&nmt=18)
![[AD] 개소세 혜택 종료…현대차, ‘썸머 페스타’로 고객 부담 완화](https://cfnimage.commutil.kr/phpwas/restmb_setimgmake.php?pp=006&w=89&h=45&m=1&simg=20260702142355004830749258773622211122717.jpg&nmt=18)
![[AD] 기아 ‘디 올 뉴 셀토스’, 인도 타임스 드라이브 어워즈서 ‘올해의 SUV’ 선정](https://cfnimage.commutil.kr/phpwas/restmb_setimgmake.php?pp=006&w=89&h=45&m=1&simg=202605071156400590007492587736124111243152.jpg&nmt=18)
![[AD]‘그랜저 잡자’ 기아, 상품성 더한 ‘The 2027 K8’ 출시](https://cfnimage.commutil.kr/phpwas/restmb_setimgmake.php?pp=006&w=89&h=45&m=1&simg=2026042110193702730074925877361211627527.jpg&nmt=18)
![[카드뉴스] KT&G, ‘CDP’ 기후변화·수자원 관리 부문 우수기업 선정](https://cfnimage.commutil.kr/phpwas/restmb_setimgmake.php?pp=006&w=89&h=45&m=1&simg=202603241415423015de68fcbb3512411124362_0.png&nmt=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