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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주담대 한도 줄여도 정책대출은 유지…실수요층 보호 '진퇴양난' [은행 가계대출 진단③]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7-21 14:00

정책금융 비중 56%→79%…민간 주담대 억제한 자리 메워
보금자리론 생애최초 최대 4.2억원, 자체 상품보다 한도 높아
전문가들 “일률 규제 경계…정책대출 포함한 정교한 관리 필요”

(왼쪽부터)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 / 사진=각 사

(왼쪽부터)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 / 사진=각 사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KB국민은행이 주택 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절반으로 줄이며 가계대출 관리 수위를 높였지만, 디딤돌·버팀목대출과 보금자리론 등 정책성대출은 계속 공급된다.

은행 자체 재원으로 나가는 주담대는 강하게 억제하면서도 실수요자를 지원하는 정책금융의 문은 열어둬야 하는 정부와 은행권의 딜레마가 커지고 있다.

정책대출을 일괄적으로 줄이면 무주택 서민과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의 자금줄이 막힐 수 있다. 반대로 은행 자체 주담대만 조이고 정책대출 공급을 유지하면 대출 수요가 정책금융으로 옮겨가 전체 가계부채 관리 효과가 반감될 가능성도 있다.

은행 자체 주담대 8.9조→2.1조…정책대출은 7.9조 증가

금융위원회의 월별 가계대출 동향 자료를 종합하면 올해 상반기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28조9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 증가액 21조7000억원보다 7조2000억원, 약 33.2% 확대된 규모다.

반면 같은 기간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20조5000억원에서 9조9000억원으로 10조6000억원이나 줄었다. 은행권이 자체 주담대 관리를 강화하면서 은행권 주담대 증가세는 절반 이하로 둔화했지만, 제2금융권 대출과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늘면서 전체 가계대출 증가 속도는 오히려 빨라진 모습이다.

6개월 단위로 합산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및 정책성대출 증감액 규모 (단위: 조원) / 자료=금융위원회

6개월 단위로 합산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및 정책성대출 증감액 규모 (단위: 조원) / 자료=금융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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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은행권 주담대를 재원별로 나눠 보면 변화가 더욱 뚜렷하다.

은행 자체 주담대 증가액은 지난해 상반기 8조900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조1000억원으로 6조8000억원 줄었다. 지난해 하반기 증가액 6조2000억원과 비교해도 4조1000억원 감소한 규모다.
반면 디딤돌·버팀목과 보금자리론 등을 합친 정책성대출은 올해 상반기에도 7조9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 11조5000억원보다는 증가폭이 줄었지만, 지난해 하반기 5조4000억원과 비교하면 2조5000억원 확대됐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정책성대출 증가액은 은행 자체 주담대 증가액의 약 3.8배에 달했다. 은행 자체 주담대와 정책성대출 증가액을 합산한 금액에서 정책성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상반기 약 56.4%에서 올해 상반기 약 79.0%로 높아졌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은행 자체 주담대 증가액이 6조2000억원으로 정책성대출 증가액 5조4000억원을 웃돌았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다시 정책성대출이 은행권 주담대 증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구조로 돌아선 것이다.

정책성대출 내부에서도 흐름이 달라졌다.

디딤돌·버팀목 증가액은 지난해 상반기 15조500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5조7000억원으로 9조8000억원 줄었다. 반면 보금자리론 등은 같은 기간 4조원 감소에서 2조2000억원 증가로 전환됐다. 증감 방향까지 고려하면 6조2000억원 규모의 변화다.

디딤돌·버팀목의 증가 속도가 크게 낮아진 자리를 보금자리론 등이 일부 메우면서 정책성대출 전체는 은행 자체 주담대보다 큰 증가 규모를 유지했다.

2025년 연간 기준으로도 은행 자체 주담대는 15조2000억원 늘었지만 정책성대출은 17조1000억원 증가했다. 디딤돌·버팀목이 22조1000억원 늘고 보금자리론 등이 5조원 감소한 결과다.

은행권 자체 주담대에 대한 총량관리와 대출 규제가 강화되는 동안 정책성대출이 은행권 주담대 증가를 상당 부분 떠받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는 의미다. 실수요자 지원이라는 정책금융의 역할과 가계부채 총량관리 목표를 함께 달성하려면 민간 주담대뿐 아니라 정책성 주택금융까지 포괄해 관리할 필요성이 커진 상태다.

국민은행 주담대는 3억 제한…기금대출·보금자리론은 제외

5대 은행 주택 관련 대출 관리 조치

5대 은행 주택 관련 대출 관리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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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국민은행은 지난 10일부터 전국의 주택 구입 목적 주담대 한도를 최대 6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추는 강수를 뒀다. 수도권과 규제지역뿐 아니라 기존에 별도 한도가 없었던 비규제지역에도 같은 한도를 적용했다.

다만 중도금·이주비·잔금 등 집단대출과 주택도시기금 대출, 보금자리론은 제한 대상에서 제외했다. 일반 주담대 문턱은 높이되 정책대출과 실수요자 대상 금융지원은 유지한 것이다. 국민은행은 가계대출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여신 포트폴리오를 선제적으로 조정하기 위한 자체 관리방안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들도 주담대 공급 조절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대출모집인을 통한 주담대 신청을 중단하고 MCI·MCG 신규 가입을 제한했다. 하나은행 역시 MCI·MCG 가입 제한을 통해 실질적인 대출 한도를 낮췄다. NH농협은행은 모기지보증 제한과 함께 주담대 금리를 올리고 일부 상품의 최장 만기를 40년에서 30년으로 단축했다.

우리은행은 영업점별 주택 관련 대출 취급 한도를 월 30억원에서 10억원으로 줄였다. 주담대뿐 아니라 전세자금대출도 한도에 포함하고 MCI·MCG 신규 가입도 제한하면서 영업점 단위의 판매 총량과 차주별 대출 가능 금액을 함께 관리했다.

은행별 방식은 다르지만 자체 주담대 공급을 줄인다는 방향은 같다. 국민은행은 차주별 최대한도를 직접 낮췄고 우리은행은 영업점별 판매 총량을 축소했다. 신한·하나·농협은행은 모기지보증 제한과 모집 채널 중단, 금리 인상, 만기 단축 등을 통해 대출 수요와 실질 한도를 조절했다.

다만 이들 조치는 주로 은행 자체 주담대에 집중돼 있다. 정책성대출은 실수요자 보호를 이유로 상대적으로 공급이 유지되고 있다. 은행이 연간 가계대출 관리목표에 맞춰 자체 주담대를 줄이는 동시에 정부 정책을 집행하는 금융기관으로서 디딤돌·버팀목과 보금자리론의 취급 창구 역할도 수행해야 하는 셈이다.

정부 역시 올해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지난해 실적보다 낮은 1.5% 수준으로 설정하고, 은행권에 전체 가계대출과 별도로 주담대 관리목표를 부여했다. 목표를 지키지 못한 금융회사를 집중 점검하는 비상관리 체계도 가동했다.

그러나 은행들이 자체 상품의 한도와 취급 채널을 즉각 축소하는 것과 달리 정책대출은 실수요자 보호 필요성 때문에 같은 강도로 줄이기 어렵다. 가계부채 총량을 억제하면서도 무주택자와 서민의 주거 자금은 공급해야 하는 정부의 딜레마가 이어지는 것이다.

실제 일반 보금자리론은 주택가격 6억원 이하, 부부합산 연소득 7000만원 이하 등의 요건을 충족하면 최대 3억6000만원,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는 최대 4억20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상품상 최대한도가 국민은행 자체 주담대 한도인 3억원보다 높다. 다만 실제 대출액은 주택가격과 소득, LTV·DTI 등에 따라 달라진다.

실수요 보호 포기 못하는 정부…총량관리 부담은 은행으로

문제는 일반 주담대와 정책대출이 서로 다른 목적으로 관리되더라도 차주 입장에서는 모두 주택 구입이나 임차에 활용되는 부채라는 점이다. 실수요자 보호를 위해 정책대출 공급을 유지할 필요가 있지만, 정책금융까지 포함한 전체 주택금융이 가계부채와 주택 수요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살펴야 한다.

김미루 한국개발연구원(KDI) 박사는 지난 15일 금융위원회가 개최한 부동산 금융정책 국민의견 경청 토론회에서 “현재의 규제는 대출을 끼지 않고서는 주택을 살 수 없는 수요까지 막고 있다”며 “총량규제는 단기적으로만 유지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완화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일률적인 대출 축소가 자기자금이 부족한 실수요자에게 더 큰 제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정책대출을 포함한 주택금융의 총량과 실제 자금조달 경로를 더욱 정교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서영수 SK증권 상무는 “2021년 하반기 집값이 안정됐던 배경에는 DSR 강화와 대출 총량규제가 있었다”며 “최근에는 가족 간 차입이나 사적 금융 등 제도권 밖 자금조달이 늘어나 총량규제 효과가 약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금조달계획서에 기재되는 가족 간 차입과 신용대출 등도 DSR 심사에 반영해 규제의 실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정책대출을 일률적으로 줄이면 금융 접근성이 낮은 실수요자가 먼저 타격을 받을 수 있지만, 정책금융이라는 이유만으로 가계부채 관리 대상에서 분리하기도 어렵다는 의미다. 민간 주담대와 정책대출, 가족 간 차입 등 제도권 밖 자금까지 포괄해 차주의 실질적인 상환능력과 자금 용도를 기준으로 관리체계를 정교화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는다.

금융권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은행의 돈줄만 조이고 정부의 돈줄은 열어두는 방식이 반복되면 가계부채 관리 부담은 은행 자체 주담대로 집중되고, 전체 주택금융의 위험은 통계 뒤에 가려질 수 있다”며, “실수요자 보호와 가계부채 억제라는 두 목표를 함께 달성하려면 정책대출까지 포함한 통합적이고 투명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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