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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조 태우고도 갇힌 주가…외형 커졌지만 ‘내실’은 후퇴 [셀트리온의 성장통 ②]

양현우 기자

yhw@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6-22 00:00

주주친화 정책에도 20만 원 안팎 박스권
헬스케어 합병 이후 IC 늘고 ROIC 하락

셀트리온이 창립 25주년을 맞아 거대한 변곡점에 섰다. 분기 매출 1조 원 돌파와 1조8000억 원 규모 자사주 소각 등 화려한 외형 성장과 함께 과감한 주주환원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창사 이래 첫 노동조합 출범이라는 파고를 마주하게 된 것. 아울러 부진한 주가와 안갯속 승계 이슈까지, 셀트리온 앞에 놓인 과제가 적지 않다. 오너 중심의 벤처 신화에서 시스템 경영을 갖춘 글로벌 빅파마로 도약하기 위한 ‘성장통’이라고 해야 할까. 셀트리온의 현재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한국금융신문 양현우 기자] 셀트리온이 올해 1분기 1조1450억 원이라는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 여기에 1조8000억 원 규모의 대대적인 자사주 소각과 무상증자를 단행했다.

그럼에도 주가는 뜨뜻미지근한 상태다. 대략 20만 원 안팎으로,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가 부진의 배경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얽혀 있으나, 시장에서는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 이후 급증한 투하자본(IC)과 이에 따른 자본효율성 하락을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하고 있다.

신제품 날개 달고 분기 최대 매출

2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셀트리온은 연결기준으로 1조1450억 원의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219억 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6.0%, 115.4% 증가했다. 호실적 배경에는 현재 판매 중인 11개 바이오시밀러 중 신규 제품군들의 성장이 있다.

셀트리온의 신규 제품군은 2020년대 이후 제품으로, 이들 신규 제품들의 1분기 합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한 5812억 원이다. 신규 제품들은 전체 바이오시밀러 매출의 60%를 돌파하며 든든한 수익원으로 자리했다.

특히 지난해 9월 유럽에 출시된 졸레어 바이오시밀러 ‘옴리클로’는 출시 4개월여 만에 덴마크 98%, 스페인 80%, 네덜란드 70%의 점유율을 확보하며 매출 기여도를 키우고 있다.

이러한 신규 제품군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회사의 영업이익률도 합병 이전 수준으로 안정화되고 있다. 앞서 셀트리온은 지난 2023년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합병을 단행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 직후인 2024년 13.83%까지 하락했던 영업이익률은 고원가 재고 소진과 함께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29.07%로 반등했고, 올해 1분기에는 28.11%를 기록했다.

ROIC 떨어지고 EVA는 마이너스

외형 성장과 함께 수익성이 안정화되고 있으나, 주가는 좀처럼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5일 종가 기준 셀트리온의 주가는(수정 필요) 17만4300원이다. 2020년 12월 7일 사상 최고가인 40만3500원을 기록한 이후 하락세를 탄 주가는 2021년 9월 30일(종가 25만9500원)을 끝으로 단 한 번도 25만 원 선을 회복하지 못하고 수년째 10만 원대 후반과 20만 원 초반대 밴드에 갇혀 있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15일 주가는 종가 기준(수정 필요)133만2000원이다. 지난 2021년 8월 17일(종가 기준) 100만 원 돌파 견조한 우상향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그 배경을 합병 이후 비대해진 자산 구조에서 찾고 있다. 기업이 영업활동을 위해 실질적으로 투입한 자본의 총량을 뜻하는 투하자본의 추이를 보면 자본효율성 변화가 나타난다.

합병 전인 2022년 말 기준 셀트리온의 투하자본은 3조7230억 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 과정에서 헬스케어가 보유하고 있던 대규모 재고자산과 영업권 등 무형자산이 재무제표에 대거 편입되며 자산 규모가 급증했다. 2023년 투하자본은 18조4516억 원으로 늘었고, 2024년 18조 7916억 원, 지난해 19조 9733억 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올해 1분기 기준 투하자본 역시 17조 6707억 원으로, 합병 전과 비교해 약 4~5배 늘어난 자본 규모가 유지되고 있다.

투하자본의 급증은 곧바로 자본효율성 지표인 투하자본수익률(ROIC)의 하락으로 직결됐다. 셀트리온의 ROIC는 2022년 14.8%, 2023년 2.8%, 2024년 1.9%, 2025년 5.2%을 기록했다.

ROIC는 영업자산을 기반으로 수익률을 측정하는 지표다. 투입한 자본으로 얼마만큼의 이익을 창출했는지 확인해볼 수 있다. ROIC는 세후영업이익(NOPAT)을 투하자본으로 나눠 산출한다. 셀트리온의 세후영업이익은 2022년 5491억 원, 2023년 5239억 원, 2024년 2577억 원, 2025년 1조446억 원이다.

지난해 세후영업이익이 1조 원을 넘어서며 이익 창출 규모 자체는 커졌지만 20조 원에 육박하는 투하자본이 반영되며 ROIC는 합병 이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5%대에 머물렀다. 올해 1분기 역시 2605억 원의 세후영업이익을 거뒀으나 같은 기간 기준 ROIC는 1.47%에 그쳤다.

장부상 이익 규모는 과거 수치를 넘어섰지만, 늘어난 자산 규모 대비 수익성은 정체돼 있는 셈이다. ROIC 하락과 함께 기업의 실질적 가치 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경제적부가가치(EVA) 지표도 상황은 좋지 않다.

EVA는 기업 세후영업이익에서 자본비용을 차감하고 남는 초과이익(경제적 이익)을 뜻한다. 회계상 흑자여도 EVA가 마이너스이면 조달한 자본의 비용조차 회수하지 못한 것을 의미한다. 2022년 5451억 원이던 셀트리온의 EVA는 2023년 -9조 9863억 원, 2024년은 -8조 525억 원, 2025년 -8조8034억 원을 기록했다.

주주환원 총력전…체질 개선이 숙제

EVA 지표는 마이너스 상태지만, 기업의 실질적인 현금유동성을 보여주는 잉여현금흐름(FCF)은 유입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FCF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에서 자본적지출(CAPEX)을 차감한 수치다.

셀트리온의 FCF는 2023년 1834억 원, 2024년 5683억 원, 2025년 3143억 원이며, 올해 1분기에는 1398억 원을 창출했다.

이처럼 정체된 주가 흐름 속에서도 유입되는 FCF는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의 핵심 재원으로 활용됐다.

셀트리온은 지난 4월 1조8000억 원에 달하는 자사주 소각을 단행했다. 지난 5일에는 2700억 원 규모의 주식 취득·매입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구체적으로는 자사주 매입 1000억 원, 우리사주 취득 700억 원, 셀트리온홀딩스 주식 취득 1000억 원 규모다.

이러한 대규모 주주환원은 유통주식 수를 줄여 주당 가치를 높이려는 서정진닫기서정진기사 모아보기 셀트리온 회장의 강력한 의지를 반영한다. 하지만 대규모 자금 투입에도 셀트리온의 밸류에이션 재평가는 더딘 상황이다.

자사주 매입과 소각은 단기적인 수급 개선과 주가 방어에는 효과적일 수 있으나, 기업의 근본적인 자본 구조와 이익 창출 능력을 변화시키지는 못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본효율성 개선과 장기적인 수익성 개선 로드맵에 대해 셀트리온 관계자는 “공시된 내용 외 지표와 회사의 향후 전략에 대해 설명할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양현우 한국금융신문 기자 yhw@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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