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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칼럼] 인뱅은 체리만 골라 먹었을까?

김성훈 기자

voicer@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6-08 00:00

대출신용점수 낮추고 중저신용자 확대
CSS 고도화, 취약층 신용회복 지원도

▲ 김성훈 금융1 팀장

▲ 김성훈 금융1 팀장

[한국금융신문 김성훈 기자] “체리피킹은 인터넷은행의 사명이 아니다.” “그들이 가진 데이터로 어떤 결과를 만들어 냈는지 명확히 증명해야 한다.”

김용범닫기김용범기사 모아보기 정책실장이 지난달 SNS에 업로드한 ‘금융의 구조’ 시리즈 중 인터넷은행에 대해 언급한 내용이다. 김 실장은 우리나라 금융시장을 “가운데만 휑하게 뚫린 커다란 도넛”에 비유하며 “상위 등급은 낮은 금리로 안온하게 자금을 조달하지만, 그 아래는 깎아지른 듯한 고금리의 절벽이 기다린다. 그 두 지점 사이가 크게 비어 있다”고 지적했다. 개인이 노력을 통해 신용등급을 올리고 그 성과로 금리가 낮아지는 자연스러운 금융의 구조를 마치 과거 신분제처럼 문제 삼은 점은 차치하더라도, 인터넷은행이 '체리피커'라는 비판은 의아할 정도로 현실과 다르다. 인터넷은행이 설립 취지인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보다 상대적으로 우량 차주 확보에 집중하며 '체리피커(Cherry Picker)' 역할에 머물고 있다는 의미인데, 실제 인터넷은행들은 오히려 정부가 요구한 목표를 초과 달성하고 신용평가모델을 계속해서 고도화하며 금융접근성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목표치 초과 달성한 인뱅들

금융당국은 지난 2023년 말 인터넷은행의 2024~2026년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를 평균잔액 기준 30% 이상으로 설정했는데, 인뱅 3사는 해당 기준을 꾸준히 충족해왔다. 올해 1분기 성적표를 살펴봐도 카카오뱅크의 경우 중·저신용자 대출 잔액 비중은 32.3%, 신규 취급 비중은 45.6%로 목표치를 웃돌았다. 케이뱅크 역시 평균잔액 기준 31.9%,·신규 취급액 기준 33.6%를 달성했고, 토스뱅크는 평균잔액 기준 34.75%·신규 취급 비중 34.46%로 3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단순히 목표를 맞춘 것을 넘어 초과 달성으로 실질적인 금융접근성을 높였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1분기에만 4500억원 규모의 중·저신용 대출을 공급했고 누적 공급액은 16조원에 달한다. 케이뱅크의 누적 공급액은 8조6600억원, 토스뱅크는 출범 이후 35만명 이상의 중·저신용자를 지원했다.

지난 5월 기준 지표에서도 인뱅의 포용금융을 위한 노력을 찾아볼 수 있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인뱅 3사의 가계 신용대출 평균신용점수는 899점으로, 913.25점을 기록한 4대 시중은행에 비해 14점 이상 낮다. 신용점수가 낮은 취약차주에 대한 대출 비중이 더 크다는 얘기다.

높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과 시중은행에 비해 현저히 적은 자본금으로 건전성 관리를 위해 금리가 다소 높게 책정되는 경향이 있으나, 고신용자에 대한 대출 금리를 높여 우량-취약차주 금리 스프레드를 좁히므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케이뱅크의 경우 5월 기준 신용점수 600점 이하 취약차주에 대한 가계신용대출 평균금리가 6.13%로, 하나은행 9.1%·국민은행 8.59%와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체리피커라면 나올 수 없는 숫자들

더 주목해야 할 것은 신용 개선 효과다. 카카오뱅크 중신용대출 이용자의 52%는 대출 실행 이후 신용점수가 상승했다. 평균 상승 폭은 49점이었다. 특히 19%는 고신용자로 전환됐다. 이에 더해 신용대출 갈아타기 이용 중·저신용자의 절반 이상이 비은행권 대출을 상환했고 평균 금리 절감 효과는 3.5%포인트, 비은행권 대환 고객만 보면 6.1%포인트에 달했다.

케이뱅크도 대출 이용자의 48.4%가 신용점수 상승을 경험했고 평균 상승 폭은 46점이었다. 토스뱅크 역시 이용자의 46%가 신용점수를 평균 43점 높일 수 있었다.

이는 인터넷은행이 단순한 대출 지원을 넘어 기존 금융권 밖에 있던 차주를 제도권 금융으로 편입시키고, 고금리 비은행권 대출을 대환하게 만들며, 신용 회복의 사다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뱅 3사는 현재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한 대안신용평가모델 고도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통신·부동산·카드사 가맹점 정보 등 대안정보와 약 3700만건의 가명결합데이터를 활용해 ‘카카오뱅크 스코어’를 개발·적용하고 있고, 케이뱅크도 작년 4월 은행권 최초로 대출비교플랫폼 유입 고객 데이터를 반영한 CSS 3.0을 도입했다. 토스뱅크 역시 토스앱 기반 비금융활동정보, 마이데이터, 노란우산공제 개인사업자 정보 등을 활용해 자체 신용평가모델인 TSS를 개발·운용하고 있다.

채찍보다 칭찬 필요

인뱅 3사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압력이 계속되는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 현재 30% 수준인 중저신용대출 비중 목표를 35%까지 높이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많지만, 업계에서는 인뱅을 본보기 삼아 타 금융권의 포용금융을 압박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일부 관계자들은 인터넷은행이 중소기업·개인사업자대출 확대를 위해 대면 영업 허용을 요청하자, 이를 잠재우고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도록 유도하는 것일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한다. 이 같은 의도 없이, 단순한 독려일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체리피커'라는 지적은 적은 당근으로 최선을 다해 뛰는 말에 채찍질을 두 배로 늘리는 격이다.

인터넷은행들은 잘 익은 체리만 골라 먹지 않는다.

미흡한 부분이 있다면 건전한 비판이 필요하지만, 포용금융만큼은 오히려 시중은행이 돌보지 못하는 연약한 나무들이 열매를 맺도록 꾸준히 노력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칭찬해야 한다.

김성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voice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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