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혁기사 모아보기 행장이 이끄는 신한은행의 업종별 대출 포트폴리오는 제조업 중심 구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금융·서비스업 비중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재편된 것으로 나타났다.제조업 대출 총 규모는 늘었지만 비중은 소폭 낮아진 반면, 금융·보험업과 숙박·음식점업 대출은 규모와 비율 모두 증가하며 산업 간 자금 배분이 다각화되는 모습이 보였다.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 등 정책금융 성격의 대출이 늘어나는 한편, 증시 활황 속에서 자본시장과 연계된 기업금융(CIB) 확대, 증권·보험사 대상 자금 공급 증가 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제조업·부동산 여신 집중 완화
신한은행의 지난해 업종별 총 여신 규모는 380조5932억원 규모로, 전년동기 363조1956억원 대비 약 20조원가량 늘었다. 이 중 가계대출을 제외한 여신 규모는 233조2716억원으로 전체의 약 62%가량을 차지했다.업종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분야는 직전해와 마찬가지로 제조업 부문이었다. 총 73조4254억원으로 전체 대출 중 19.29%의 비중을 차지했다. 석유화학을 포함한 전통 제조업 전반이 여전히 은행 여신의 핵심 축을 형성하고 있는 모습이다. 설비투자를 비롯해 장기 프로젝트가 많은 산업 특성상 제조업은 쉽게 비중이 줄어들 수 없는 영역으로 분류된다.
다만 대출규모는 지난해 71조8151억원에서 약 2조원가량 늘어난 것에 비해 차지하는 비중은 19.77%에서 0.5%p가량 낮아진 점이 눈에 띄었다.
이는 은행이 제조업에 대한 여신을 줄였다기보다는, 다른 산업군으로의 자금 배분이 확대된 결과로 해석된다. 경기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제조업 여신은 유지하되, 특정 산업에 대한 집중도를 완화하려는 포트폴리오 조정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핵심 대출 부문인 부동산업의 비중 역시 소폭 줄었다. 2024년 48조7655억원 규모에서 2025년 51조709억원으로 전체 대출액은 늘었지만, 비중은 13.43%에서 13.42%로 감소했다. 2023~2025년 사이 미분양 증가세로 인해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우려가 크게 확대됐고, 당국이 꾸준히 대출의 ‘부동산 쏠림’을 줄이라고 요구하면서 해당 부분의 비중을 점진적으로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숙박·서비스 등 ‘내수’ 비중 증가
반면 내수와 밀접한 업종에서는 대출 증가가 뚜렷했다. 숙박·음식점업은 9조4000원에서 10조원 규모로, 운수·창고업은 5조8359억원에서 6조4954억원으로 규모와 비중 모두 늘었다. 전기, 가스, 증기 및 공기조절 공급업 역시 3조7734억원에서 4조3338억원으로 늘어나며 역시 비중이 늘었다.숙박·음식점업 대출 확대는 리오프닝 이후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 기조가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은행권이 정책금융 및 상생금융 기조에 맞춰 취약차주 지원을 강화한 결과라는 평가다. 같은 이유로 사업지원·임대 서비스업 등 기업 활동을 보조하는 산업들의 대출 비중도 0.70%에서 0.80%로 약 0.1%p 늘어났다.
눈에 띄는 또 다른 변화는 금융·보험업 대출 분야다. 해당 분야의 대출금은 2024년 15조6912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17조8864억원으로 급증했고, 차지하는 비중도 4.35%에서 4.70%로 가장 크게 늘었다.
지난해 자본시장이 활황을 보이자 이와 연계된 기업금융(CIB) 확대, 증권·보험사 대상 자금 공급 증가 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인 대출 중심에서 투자·IB 중심으로 수익구조를 다변화하려는 전략이 업종별 여신 구조에도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대로 농림어업과 광업 등 1차 산업 비중은 각각 0.05%, 0.03% 수준으로 미미한 비중을 유지했다. 전년 대비 절대 규모도 감소하며 민간은행 여신에서의 중요도는 점차 낮아지는 흐름이다.
해당 영역은 정책금융기관 중심으로 역할이 이동하고, 시중은행은 수익성과 리스크를 고려해 제한적으로 접근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CIB 중심 수익성 체질 개선 착수
정부는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작년 1.7%에서 1.5%로 더 낮춰 경상성장률 전망치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여기에 오는 17일부터는 다주택자·임대사업자의 기존 대출 연장을 막는 대책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 대신 기업대출 중심의 활로를 더 적극적으로 모색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였다.신한은행 역시 정부의 생산적금융 대전환 요구에 발맞춰 투자금융(CIB) 부문을 강화하고 기업대출 체질을 개선하는 등 백방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신한은행은 지난해 12월 조직 개편을 단행, ‘생산·포용금융부’를 신설했다. 그룹이 추진하는 110조 규모의 생산적금융을 주도적으로 이행하겠다는 포석이다.
나아가 모기업인 신한금융그룹은 지난달 30일, 초혁신 산업 대상의 생산적 금융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산업별 밸류체인 기반 영업 체계를 전담하는 ‘선구안 팀’을 출범시키며 생산적 금융으로의 대전환을 본격화했다.
구체적으로는 초혁신경제 15대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부가가치 창출 전 과정(이하 밸류체인)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선구안 맵’을 기반으로 유망 기업군과 협력 네트워크를 식별해 마케팅 기회를 도출하는 영업전략을 설계했다.
신한은행은 국책 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KIET)과의 업무협약 체결을 통해 초빙 특강, 세미나, 연수 프로그램 개설, 강의 운영 등 산업 전문성 제고를 위한 실무 중심의 교육 프로그램을 체계화하기로 했다.
CIB 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해 건설업계 맏형인 현대건설과 맞손을 잡은 것도 특기할 부분이다.
올해 2월 체결된 현대건설과의 MOU에 따라 신한은행은 현대건설이 추진하는 ▲데이터센터 ▲신재생에너지 ▲인프라/환경 ▲전력중개거래 등 사업 전반에 대해 금융 협력을 강화하며, 프로젝트별 금융자문, 금융주선, 투자 연계 등을 통해 자금을 지원키로 했다.
건설업은 하청업체가 많은 업권 특성상 현대건설만이 아닌 다른 수많은 기업들과도 연결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어, 이번 MOU는 신한은행의 포트폴리오 확장에 직간접적인 도움을 줄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건설과의 협약은 신한은행이 단발성 딜 참여를 넘어 대형 건설·인프라 프로젝트의 초기 단계부터 금융 파트너로 들어가 안정적인 투자금융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 밖에도 신한은행은 지난달 26일 신용보증기금과 ‘지역특화 생산적 금융 확대 및 성장회복을 위한 금융지원 협약’을 체결하고 비수도권 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비수도권에 본사 또는 사업장을 둔 기업을 대상으로 총 1230억원 규모의 보증 공급을 추진하고, 보증료를 추가 지원해 기업의 금융비용 부담을 낮춰주는 것을 골자로 한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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