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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노조 "고려아연은 홈플러스가 아니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3-20 14:23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고려아연 노동조합이 오는 24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MBK와 영풍을 '약탈적 투기자본'으로 규정하고 적대적 M&A 시도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고려아연 노조는 최근 성명을 통해 "고려아연은 홈플러스가 아니다"며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후 지난 11년 동안, 홈플러스 노동자들은 폐점과 구조조정을 막기 위해 수차례의 목숨을 건 단식 농성과 삭발 투쟁을 이어왔다"고 비판했다.

이어 "동료들이 굶어가며 일터를 지키려 할 때 MBK는 자산을 팔아치우고 알짜 매장을 폐점시키며 오로지 '자산 환수'에만 혈안이 되어 노동자의 삶을 짓밟았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이런 목소리는 홈플러스에서도 지속해 나온 바 있다. 홈플러스 노동조합은 MBK 체제 하에서 진행된 구조조정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회생 이후 1년 동안 약 3,500명의 인력 감축과 19개 점포 폐점이 이뤄졌다. 특히 노조는 홈플러스의 회생계획 방식에 대해 '홈플러스를 파멸로 이끄는 길”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지난해 고려아연 주주총회에서는 홈플러스 노동조합이 직접 참석해 MBK의 경영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사모펀드식 경영에 대한 노동자들의 우려가 투자 기업 곳곳에서 확산되고 있는 셈이다.

반면 고려아연의 경우 노조와 경영진이 갈등을 키우기보다는 보조를 맞추며 회사의 지속 성장과 경쟁력 유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38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을 달성했으며, 최윤닫기최윤기사 모아보기범 회장은 이를 두고 “102분기 연속 흑자보다 더 큰 성취”라고 평가하며 노사 간 신뢰와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시장에서도 이러한 노사 협력 등 ‘조직 안정성’을 중요한 평가 요소로 여기는 분위기다. 서스틴베스트는 최근 의안분석보고서를 통해 제련 산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산업 전문성과 지속가능 경영 역량, 그리고 중장기 전략을 안정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경영 역량이 기업가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짚었다.

특히 보고서는 고려아연이 글로벌 경쟁력을 바탕으로 핵심 광물 공급망 구축과 해외 프로젝트 등 중장기 전략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경영권 변화가 발생할 경우 의사결정 지연과 조직 안정성 저하, 전략 방향 변경 등 실행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MBK에 대해서는 사모펀드 특성상 장기 산업 운영보다는 상대적으로 단기적 재무 투자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시장의 경계가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이런 엇갈린 평가는 오는 24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있을 주주들의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노사 간 신뢰가 구축된 기업은 전략 실행력과 지속가능성이 높게 평가되는 반면, 노조와의 갈등이 큰 경우 구조조정 리스크와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려아연 주주총회를 앞두고 홈플러스 사례에서 드러난 MBK에 대한 불신과 고려아연의 안정적인 노사 관계가 동시에 부각되면서 ‘누가 기업가치를 더 안정적으로 높일 수 있는가’에 대한 판단이 표심을 가르는 핵심 기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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