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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 후발주자' SK온, 2차 정부 ESS 수주서 반전 보여줄까

김재훈 기자

rlqm93@fntimes.com

기사입력 : 2025-11-19 15:31 최종수정 : 2025-11-19 16:03

전력거래소 2차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 공고 착수
1차서 수주서 삼성SDI 80% 싹쓰리…SK온 수주 ‘0건’
ESS 보수적 SK온…2위 LG엔솔 국내 생산 확대 승부수

올해 투톱체제로 전환한 SK온 이석희(왼쪽), 이용욱 CEO. / 사진=SK온

올해 투톱체제로 전환한 SK온 이석희(왼쪽), 이용욱 CEO. / 사진=SK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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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김재훈 기자] 정부가 추진하고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가 모두 참여하는 1조원 규모 ESS(에너지저장장치) 2차 사업 입찰 일정이 공개됐다. 특히 지난 10월 1차 수주 물량 중 단 한 건도 획득하지 못한 SK온이 이번 2차 수주에서 자존심 회복이 절실한 상황이다.

다만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이 제품 다각화와 주요 평가 요소인 국내 생산을 강화하는 반면 SK온은 비교적 잠잠한 행보를 보인다. 업계 일각에서는 자칫 SK온이 이번 수주 경쟁은 물론 나아가 ESS 전환에서도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전력거래소는 지난 17일 제2차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 공고를 내고 사업자 선정 기준을 공개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정부가 2038년까지 11차에 걸쳐 약 20GW(기아와트) ESS를 설치하는 사업으로 총 규모는 약 40조원에 이른다.

앞서 상반기 진행된 약 1조원 규모 1차 수주에서는 삼성SDI가 수주 물량 79%를 쓸어 담으며 승리했다. 나머지 21%는 LG에너지솔루션이 차지했으며, SK온은 단 한 건도 수주를 따내지 못하는 굴욕을 맛봤다.

삼성SDI는 ESS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LFP 배터리를 앞세운 경쟁사들과 다르게 삼원계 NCA 배터리로 수주전 승기를 따냈다. NCA 배터리는 LFP 배터리와 비교 에너지 밀도와 효율이 높다.

단 구조적으로 화재 위험성이 높지만, 삼성SDI는 모듈 내장형 직분사 화재 억제 기술 ‘EDI’와 열전파 차단 기술 ‘No TP’를 적용해 안정성을 높였다. NCA 배터리가 제조 단가도 높지만, 삼성SDI는 납품 단가를 낮추는 승부수까지 던졌다.

여기에 비가격지표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산업·경제 기여도'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부문은 국내 배터리 생산 생태계 시너지를 평가한 것으로 1차 수주 당시 국내에 ESS 배터리 생산 거점을 구축한 곳은 삼성SDI뿐이다. 또한 대부분 원료가 중국산에 의존하는 LFP 배터리와 달리 NCA 배터리는 국산 소재가 더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2차 수주전 사업 규모는 1차와 비슷한 약 1조원 규모다. 다만 평가 지표에서 변화가 있다. 앞서 언급한 안정성, 국내 생태계 시너지 등 비가격지표 비중이 50%로 증가한 것이다. 이 때문에 1차에서 가격 경쟁력을 입증한 삼성SDI가 다가오는 2차 수주에서도 유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차 수주에서 아쉬움을 남긴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2차 수주에서 자존심 회복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SK온은 ESS 국내 생산을 확정했지만, 향후 물량 대응에 대해서는 물음표다. 경쟁사인 삼성SDI가 기존 강점에 LFP 라인업까지 확대하고, LG에너지솔루션도 국내 생산을 확정하고 양산 능력을 강조하고 있는 모습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다.
SK온 서산 공장 전경. / 사진=SK온

SK온 서산 공장 전경. / 사진=SK온

특히 비슷한 상황인 LG에너지솔루션은 ESS 수주 설명회 당일인 지난 17일 충북도와 함께 오창 에너지플랜트에서 ‘ESS용 LFP 배터리 국내 생산 추진 기념 행사’를 갖고 국내 에너지 산업 생태계 강화 및 기술 협력 방안을 소개했다. 2차 ESS 수주전에서 비가격요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행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말부터 생산 라인 구축을 시작해 2027년부터 본격 가동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초기 생산은 1GWh 규모로 시작할 예정이며 향후 시장 수요에 따라 단계적으로 생산 규모를 확대한다. 이와 함께 소재·부품·장비 등 국내 LFP 배터리 생태계 발전을 위한 노력도 병행할 예정이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이 강조하는 것은 양산 능력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비(非) 중국권 기업 중 유일하게 ESS용 LFP 배터리 양산 체계를 갖추고 있다.

2024년 중국 남경 공장에서 ESS용 LFP 배터리 생산을 시작했고, 올해 6월부터는 미국 미시간 공장에서도 제품 생산을 시작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 ESS 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해 이 같은 ‘성공 경험과 노하우’를 오창 에너지플랜트에 그대로 이식한다는 계획이다.

SK온은 충남 서산에 ESS용 배터리 생산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라인 구축 계획은 공개되지 않았다.

여기에 SK온이 실적 부진이 길어지면서 ESS 전환도 경쟁사 대비 늦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SK온은 올해 3분기 깜짝 흑자를 달성했지만, 올해 누적영업손실이 4900억원에 달한다. SK온은 최근 그룹 내 알짜 계열사 SK엔무브와 합병을 결정했지만, 아직 ESS 전환과 관련 투자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전현욱 SK온 재무지원실장은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ESS 전환에 대해 “현재 ESS 전환은 논의 단계”라며 "ESS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효율화 중심 전략으로 투자 규모를 최소화하고 투자자본수익률 극대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합작법인 형태 생산 거점 운영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고, 지역별로 최적의 생산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SK온의 이러한 행보를 두고 다가올 2차 수주는 물론 향후 ESS 시장 경쟁에서도 뒤처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배터리 등 수주기업은 생산력 제고를 통한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설비투자를 과감하게 확대하는 경향이 있다. 제조사들은 점유율 확보를 위해 손해를 감수하며 공격적 수주에 나서기도 한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이번 정부가 추진하는 ESS 입찰은 가격 경쟁력은 물론 양산 능력, 안정성, 국내 산업 생태계 기여도 등을 종합 경쟁력을 판단하는 프로젝트”라며 “이러한 종합적인 계획을 구체화 할 수 있는 능력을 입증한 기업이 유리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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