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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임 기로’ 정준호 롯데百 대표, 7조 야심작 ‘타임빌라스’ 고심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기사입력 : 2025-10-13 05:00

내년 3월 임기 만료, 연임 여부 ‘관심 집중’
‘타임빌라스’ 프로젝트 제동, 위기 극복할까

‘연임 기로’ 정준호 롯데百 대표, 7조 야심작 ‘타임빌라스’ 고심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롯데백화점은 ‘타임빌라스’라는 새로운 개념의 쇼핑몰을 통해 모든 유통업체가 동경할 미래형 리테일의 표준이 될 것입니다.”

지난해 10월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가 ‘타임빌라스 그랜드 오픈 및 쇼핑몰 사업 중장기 전략 및 비전 발표’ 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그는 국내 백화점이 저성장시대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타임빌라스가 롯데백화점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 자신했다.

정준호 대표가 추진한 타임빌라스는 2030년까지 7조 원을 투자, 국내 쇼핑몰 13개 운영을 통해 매출 6조60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내세웠다.

그의 야심작으로 꼽혔던 만큼 기대가 컸던 프로젝트다. 그런데 약 1년이 지난 지금 타임빌라스 프로젝트에 제동이 걸렸다.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정 대표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신동빈닫기신동빈기사 모아보기 롯데그룹 회장과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이 잇따라 타임빌라스 수원점을 방문했다. 신 회장은 본사 임원이 아닌 현장 관리자들의 안내를 받으며 구석구석을 꼼꼼히 살폈고, 이후 김 부회장도 급하게 현장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진다.

두 사람의 방문은 롯데백화점의 새로운 성장동력인 타임빌라스의 현 상황을 짚어보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타임빌라스 1호점인 수원점은 기존 면적의 약 70%를 바꾸는, 롯데백화점 역사상 최대 규모의 리뉴얼 프로젝트였다.

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직선으로 불과 2km 떨어진 스타필드 수원점이 인근 쇼핑 수요를 대거 흡수하면서다. 스타필드 수원은 타임빌라스와 마찬가지로 복합쇼핑몰 성격을 가진다. 스타필드는 타임빌라스가 정식 오픈하기 9개월 전인 지난해 1월 문을 열었는데, 당시 스타필드 수원은 재난문자가 올 정도로 사람들이 몰려 화제가 됐다.

타임빌라스 역시 롯데가 대대적으로 힘을 줬지만 스타필드만큼의 파급력은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복합쇼핑몰 특성상 쉬면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많이 필요한데 타임빌라스는 백화점의 성격이 아직 더 짙다”며 “리뉴얼 전과 후에 큰 차이가 없다는 점과 MZ소비자를 타깃으로 한 스타필드 수원점에 주력 소비층을 뺏긴 점 등이 부진의 원인이 아닐까 싶다”고 했다.

수원에 거주하는 소비자 김모(28) 씨는 “수원에서 쇼핑하는 곳에 따라 나이대가 나뉘는 것 같다”면서 “부모님 세대는 주로 타임빌라스에 가고, MZ세대는 스타필드로 간다”고 말했다.

총력을 기울인 타임빌라스임에도 1호점이 뜨뜻미지근한 성과를 내서였을까. 2호점과 3호점에도 제동이 걸렸다. 2호점인 군산점은 현재 리뉴얼 작업이 지연되고 있으며 내년 하반기 준공 예정인 3호점 송도점은 공사가 중단됐다.

롯데백화점 측은 타임빌라스 프로젝트 자체 문제가 아니라 협력업체 등과의 조율 등으로 지연된 것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군산점은 리뉴얼을 위해 세부적인 일정을 조율하는 것 때문에 연말로 일정이 미뤄졌지만 계획하고 있는 일정 자체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송도점 역시 협력사와 하청업체 등과 의견을 조율하는 단계로 이 문제만 해결이 된다면 차질없이 진행 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타임빌라스를 주도한 정 대표로선 올해 경영 전략에 고심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롯데지주는 지난 6월부터 롯데백화점을 대상으로 정기 감사를 진행 중인데 여기에 1000억 원 가량의 투자 비용이 투입된 타임빌라스 수원점이 포함됐을 거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유동성 위기에 휘말린 롯데그룹이 투자 대비 성과 등에 대해 면밀히 살피고 있다는 전언이다.

아울러 정 대표는 연 매출 4조를 목표로 한 잠실점은 물론 신세계 센텀시티점에 밀린 본점을 다시 상위권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선택과 집중을 하기에 쉽지 않은 경영환경이다.

이런 까닭에 정 대표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지난 9월 신세계백화점의 박주형 대표가 연임에 성공하면서 롯데의 선택이 더욱 주목된다. 정 대표는 신세계 출신으로 지난 2022년 롯데백화점의 첫 외부인사 CEO로 선임됐다.

올해 롯데백화점의 상반기 성적표를 보면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1% 감소한 1조5616억 원, 영업이익은 29.9% 증가한 1911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을 종료한 마산점의 영향으로 전체 매출이 감소했고, 운영 경비 효율화와 판매관리비 감소로 영업이익은 늘어났다.

1965년생인 정 대표는 충주고, 성균관대(산업심리학)를 졸업했다. 1987년부터 2014년까지 신세계인터내셔널 해외패션을 담당했고, 2014년 조선호텔 면세사업,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신세계 이마트 부츠(Boots) 사업을 주도했다. 이후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롯데GFR 대표이사를 맡았고 2022년부터 롯데백화점을 이끌고 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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