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4.10포인트(1.48%) 오른 3021.84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3000선을 넘어선 것은 2021년 12월 28일(3020.24) 이후 약 3년 6개월 만이다. 장중 지수가 3000선을 넘어선 것은 2022년 1월 3일(3010.77) 이후 처음이다.
같은 날 코스닥도 1.15% 오른 791.53으로 마감하며 800선 회복을 목전에 뒀다.
증시 상승의 동력은 외국인과 기관의 강한 매수세였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619억 원, 기관이 380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반면 개인은 6021억 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45억 원, 385억 원을 사들이며 주도세를 보였다.
정부 정책 기대감이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날 이재명 정부는 국무회의에서 30조5000억 원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했다. 이 중 13조 원은 소비 쿠폰, 지역화폐 등 내수 진작을 위한 직접 지원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재원닫기

중동 정세의 일시적 완화와 원화 강세도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4.6원 하락한 1365.6원에 마감했다. 미국이 이란에 2주간의 핵협상 시한을 제시하며 긴장이 다소 완화됐고, 이는 위험자산 선호 심리로 이어졌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대체로 상승했다. NAVER는 6.94% 상승했고, LG에너지솔루션(4.81%), SK하이닉스(4.47%), HD현대중공업(2.90%), 삼성바이오로직스(1.70%), 현대차(1.45%), 삼성전자(0.51%)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KB금융은 0.19%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IT서비스(7.63%), 전기제품(5.35%), 양방향미디어와서비스(7.92%) 등이 강세를 보인 반면, 건설(-1.94%), 비철금속(-1.40%) 등은 하락세를 보였다.
개인투자자는 차익실현에 나섰다. 반면 외국인은 연초 이후 꾸준히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외국인(1조6391억 원)과 기관(1조1253억 원) 모두의 최대 순매수 종목으로 꼽혔고, 개인투자자는 삼성SDI(1조2015억 원)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이날 코스피 시가총액은 2472조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6월 들어 코스피 상승률은 10.2%로 G20 국가 중 1위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울산 AI데이터센터 출범식과 시장 방문 중 “국내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더 높아지면 좋겠다”며 “이번 지수 상승이 그런 신호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주가지수는 11.96% 상승했으며, G20 대부분의 증시가 부진한 것과 비교할 때 두드러지는 성과”라고 강조했다.
한편 증권가는 과도한 낙관론에 경계감을 표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랠리는 실적이 아닌 투자심리에 기반한 상승”이라며 “3000선은 심리적 저항선으로, 단기 조정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시장에선 향후 삼성전자의 HBM4 품질 테스트 결과, 2분기 기업 실적, 7월 초 예정된 미국의 관세 협상 등이 주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예고 없이 울산 언양 알프스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직접 소통하며 “추경 예산을 통해 재래시장 활성화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재명 정부는 ‘일하는 정부’로, ‘진짜 성장·모두의 성장’이라는 국민 기대에 부응해 코스피 5000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홍지인 한국금융신문 기자 hele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