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신청
  • My스크랩
  • 지면신문
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이재용 위기감…살아난 M&A 본능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5-05-26 00:00

삼성전자 한달새 3조원 규모 ‘빅딜’
“생존 문제 직면…경영진부터 반성”
146조 현금 활용…본업 투자도 확대
사법리스크 불구 경영능력 발휘 ‘주목’

이재용 위기감…살아난 M&A 본능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삼성전자가 8년 만에 조단위 인수를 성사시켰다. 100%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사법리스크 부담에서 벗어난 이재용닫기이재용기사 모아보기 삼성전자 회장이 본격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대표 기업 삼성전자가 비로소 ‘삼성다움’을 회복하는 거 같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4일 영국계 사모펀드 트라이튼으로부터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 플랙트그룹 지분 100%를 15억 유로(약 2조4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플랙트는 1918년 설립된 독일 공조 기업이다. AI(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필수 인프라로 자리 잡은 대형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냉각액을 순환시켜 서버를 냉각하는 액체냉각 방식인 CDU(Coolant Distribution Unit)에서 글로벌 최고 수준 기술을 가진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태문닫기노태문기사 모아보기 삼성전자 DX부문장 직무대행 사장은 “AI, 데이터센터 등에 수요가 큰 중앙공조 전문업체 플랙트를 인수하며 글로벌 종합공조 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같은 달 6일 자회사 하만 인터내셔널을 통해 미국 마시모 오디오 사업부를 3억5000달러(약 5000억원)에 인수하며 전자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마시모 오디오 사업부 인수는 삼성전자가 지난 2017년 80억 달러(당시 9조4000억원 규모)를 들여 하만을 인수한 이후 8년 만에 재개한 조단위 대형 M&A(인수·합병)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간 삼성전자는 혁신 기술이나 유망 스타트업 등에 대한 M&A에 다소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대형 M&A를 선호하지 않는다는 이런 평가는 애플, 구글, 메타 등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사활을 거는 글로벌 빅테크와 비교해 삼성의 고질적 문제점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삼성전자 M&A 시계가 멈춘 사이 회사 곳간에는 현금이 쌓여갔다. 삼성전자 미처리 이익잉여금(순이익 가운데 배당·시설투자 등을 제외한 자금, 유보금)은 2020년 96조원에서 2021년 112조원으로 100조원을 처음 돌파하더니, 2024년에는 146조원을 넘겼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은 투자로 가치를 창출하고 다시 이를 재투자하는 선순환을 통해 성장하는 것이 이상적”이라며 “그런데 제조기업이 현금을 쌓아두는 것은 자본의 비효율적 운영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재용 위기감…살아난 M&A 본능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는 업계 지적을 의식한 듯, 수년 전부터 ‘대형 M&A’를 공언해 왔다. 2021년 정현호 부회장이 “3년내 의미 있는 M&A를 하겠다”고 선언한 것이 시작이다. 지난해 고 한종희닫기한종희기사 모아보기 부회장도 “M&A를 지속 검토하고 있고 올해 중에 발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다 하만 인수를 주도했던 안중현 사장이 지난해 삼성글로벌리서치에서 삼성전자 경영지원실로 전격 복귀하면서 ‘빅딜’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영국 반도체 설계 기업 ARM, 차량용 반도체 관련 기업 네덜란드 NXP, 독일 메모리 업체 인피니온 등이 주요 대상으로 언급되기도 했다.

하지만 M&A가 지연되고 본업인 메모리 반도체마저 경쟁력 저하가 발생하며 삼성전자는 부진의 늪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2020년대 들어 AI 반도체 수요 급증으로 고대역폭 메모리(HBM) 기술 개발이 시급했지만 안일하게 대응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전 세계 D램 점유율(매출 기준)에서 SK하이닉스는 36%로, 34%를 기록한 삼성전자를 제치고 글로벌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에 추월당한 것은 반도체 사업을 시작한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회사를 둘러싼 위기를 부각하는 강도 높은 메시지를 내기 시작했다.

이 회장은 “삼성은 죽느냐 사느냐 하는 생존의 문제에 직면했다”며 “1999년 다우지수를 구성했던 30개 기업 중 24곳이 이미 사라졌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삼성 계열사 임원 2000명을 향한 영상 메시지에서 이 회장은 “경영진부터 통렬하게 반성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재용 위기감…살아난 M&A 본능
‘삼성 위기론’이 본격화한 지난해 이 회장은 내내 침묵을 지켰다. 그가 경영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낸 것은 공교롭게도 10년간 이어온 사법 리스크에서 사실상 벗어난 이후다. 지난 2월 이 회장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받은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최근 삼성전자가 발표한 M&A는 본업과 시너지가 약한 수익성 사업이라는 일부 지적도 있다. 가장 화두가 되는 AI, 반도체 분야가 동떨어졌다는 평가 때문이다.

하지만 기술 내재화와 업황 반등에 대비한 투자가 확실히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삼성전자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올 1분기 연구개발(R&D)에 9조348억원을 투자했다. 작년 1분기 7조8201억원보다 15.5% 증가한 1분기 역대 최대 수준이다.

시설투자(CAPEX)도 늘었다. 올 1분기 시설투자액은 11조99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했다. 특히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에서는 13.3% 증가한 10조9480억원을 투입했다.

올해 이 회장은 오너 경영자 인생에서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그동안 삼성은 소극적 투자 기조 배경으로 이 회장의 사법리스크를 직·간접적으로 언급해왔다”며 “이제는 그런 핑계가 사라졌다. 앞으로 이 회장이 본인의 경영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산업 다른 기사

1 HD현대중공업 노사, 2차 잠정합의…기본급 12만 인상·일시급 50만 추가 HD현대중공업 노사가 1차 잠정합의안 부결 21일 만에 임금 및 단체협약 2차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기본급 인상 총액 12만 원은 1차안을 유지한 대신 일시금과 복지포인트를 더하고, 옛 HD현대미포와 서로 달랐던 퇴직금 산정 기준을 하나로 묶었다.합병 이후 처음 한 테이블에 앉은 두 회사 조합원 사이의 온도차가 1차안 부결의 배경으로 꼽혀온 만큼, 노사가 임금 총액보다 '통합 조건'을 다듬는 데 공을 들인 결과로 풀이된다.23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이날 오전 울산 본사에서 26차 본교섭을 열고 2차 잠정합의안에 의견을 모았다. 이는 지난 6월 2일 상견례 이후 약 143일 만이다.임금 부문을 보면 월 기본급 인상액은 1차 2 크레인 오른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노조…"사측이 '고공 정국' 만들었다" 불황기 무급휴직과 임금 동결, 구조조정을 견뎌온 조선소 노동자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앞둔 호황기에 크레인에 올랐다. 노조는 실적이 오르는 동안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은 오히려 떨어졌고, 회사가 '간보기'식 교섭으로 일관하며 '고공 정국'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23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한화오션 지회와 HD현대중공업 지부는 서울 중구 금속노조 사무실에서 '조선소 노동자는 왜 고공에 올랐는가' 합동 기자간담회를 열고 고공농성에 이르게 된 배경과 노조 입장을 밝혔다.이날 현장엔 이태현 금속노조 부위원장(조선업종노조연대 공동의장), 양병효 금속노조 경남지부 한화오션지회 사무장, 유영남 한화오션지회 대외협력실장, 허중혁 금속 3 '부산 본사' 논란 통합진에어, 김해공항 '제2 허브'로 키운다 2027년 3월 출범하는 통합진에어가 '부산 본사'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통합진에어는 부산 김해공항을 인천에 이은 ‘제2의 거점 공항’으로 키우겠다는 뜻을 밝혔다.배경에는 김해공항의 높은 점유율이 있다. 경쟁사 추격 속에서도 최근 1년 김해공항 여객 10명 중 4명 이상이 에어부산과 진에어를 이용했다. 본사 이전과 관계없이 이미 확보한 점유율과 노선망을 바탕으로 '부산 1위'를 지킬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 것이다.글로벌 항공사 도약 위한 부산 거점 육성통합진에어 모회사인 대한항공은 지난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통합진에어 본사 부산 이전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증인으로 출석한 최정호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그래픽 뉴스] ‘순대’가 경제용어라고? 순(純)대외자산, 한국의 진짜 해외자산은 얼마일까?
[그래픽 뉴스] ISA 대개편! 나에게 유리한 계좌는?
[그래픽 뉴스] 미국 증시 새로운 키워드 'MANGOS'
환전·로또·육아휴직까지 하반기부터 달라지는 제도 TOP11
[그래픽 뉴스] 은퇴후 30년 부모님 세대의 생존전략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