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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LG전자 TV사업, '웹OS'로 돌파구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6-15 00:00 최종수정 : 2026-06-15 09:36

中 공세·실적 부진…‘소니 악몽’ 소환
1분기 ‘흑전’ 불구 또 적자 전환 전망도
‘웹OS’ 플랫폼으로 하드웨어 위기 돌파

위기의 LG전자 TV사업, '웹OS'로 돌파구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지난달 말 LG전자는 TV 사업을 담당하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솔루션(MS) 사업본부를 중국 하이센스에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곤혹을 치렀다.

LG전자가 즉각 ‘사실무근’이라고 대응하면서 해프닝으로 일단락됐지만, 시장에서는 LG전자 TV 사업이 처한 엄중한 현실을 반영한 다양한 신호 중 하나로 받아들인다.

현재 글로벌 TV 시장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이 국내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을 단호하게 빼앗아 가는 현상이 수년째 진행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TV 점유율(출하량 기준)은 삼성전자(15%), 중국 TCL(13%), 하이센스(12%), LG전자(9%), 일본 소니(2%) 순이다. 중국 업체들 합산 점유율이 이미 국내 대표 기업들을 넘은 상황이다.

중국 TV 기업들의 급성장은 과거 삼성전자, LG전자 등 한국 기업들이 일본을 넘어선 사례와 비견된다. 소니는 1970년대 이후 30여년간 세계 시장을 장악한 브라운관 TV 시대 절대강자였다. 그러나 2000년대 LCD TV가 등장하며 한국 업체들에 주도권을 내줬다.

소니가 삼성전자에 LCD 패널 사업을 넘긴 것이 상징적 사건으로 꼽힌다. 올해 1월 소니는 TV·홈오디오 사업부를 중국 TCL과 합작사로 이관했다. 소니 브랜드만 남기고 TCL이 사업 전반을 맡는 형태로 사실상 소니가 TV 사업에서 철수한 것으로 해석된다.

LG전자가 이번 매각설에 유독 민감하게 반응한 이유도 바로 이 ‘소니의 전례’가 주는 공포감 때문으로 분석된다. LG전자 TV 매각설은 MS사업본부장 박형세 사장이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하이센스 관계자와 만난 직후 나왔다.

현지 언론 및 분석기관들은 경쟁 관계인 양사간 사업협력 논의에 대해 ‘소니-TCL’과 같은 합작법인 설립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러한 우려와 과도한 해석이 LG전자 TV 철수설로 확장된 것이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난 이유가 있다. LG전자에서 MS사업본부는 홀로 부진한 ‘아픈 손가락’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회사 연결 영업이익은 2조4784억 원을 기록했는데, MS본부에서만 7509억 원 적자가 나왔다.

HS(가전)본부는 미국 관세 영향에도 안정적 수익성을 기록하며 여전히 경쟁력을 보이고 있고, 전략적으로 육성한 VS(전장)본부도 눈에 띄는 수익 구조를 갖춘 핵심 사업부로 자리잡았다.

최근에는 로봇과 데이터센터용 칠러(대형 냉각기) 사업을 필두로 기업가치 재평가 구간에 돌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MS본부는 강도 높은 효율화 작업이 한창이다. 지난 2022~2023년에 이어 2025년에도 희망퇴직을 통해 조직 슬림화에 나섰다.

이처럼 지속적으로 고정비 축소 노력을 진행한 덕분에 올해 1분기엔 깜짝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글로벌 수요 부진과 원가 인상 여파 등으로 빠르면 2~3분기 이후 다시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박형세 사장은 지난 2019년 말부터 7년째 MS본부를 이끌고 있다. 1994년 입사해 TV 관련 부서에서만 근무한 ‘TV 전문가’다. 특히 해외 마케팅 분야에서 두각을 보였다.

박형세 사장이 TV 수장에 오른 뒤 줄곧 내세웠던 비전은 스마트 TV 플랫폼 ‘웹OS’를 통한 체질 개선이다. 웹OS는 윈도나 안드로이드처럼 TV 환경에서 구동되는 운영체제(소프트웨어)다. 넷플릭스 등 OTT 기업들처럼 콘텐츠 자릿세나 광고비로 돈을 버는 구조다. “(TV만 판매하는) 단순한 하드웨어 제조 업체에 머물지 않겠다”는 박 사장의 핵심 사업 구상이다.

구체적 실적은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LG전자 웹OS 부문은 두자릿수 수준 영업이익률을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출은 1조 원 이상인데 전체 본부 매출의 5~6% 정도로 추정된다. 웹OS를 채택한 TV 대수를 2030년까지 5억 대 이상으로 현재 2배 가량 늘리겠다는 목표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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