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22 한국 부자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금융자산이 10억원 이상인 '한국 부자'는 총 42만4000명으로 2020년(39만3000명) 대비 8.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인구에서 한국 부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0.82%로 2020년 대비 0.06%포인트 상승했다.
부자 수 증가 폭은 1년 전(10.9%)에 비해 줄었다. 연구소는 지난해 주가지수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부자 수 증가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작년 말 기준 부자가 보유한 총금융자산은 2883조원으로 전년 대비 10.1% 증가했다. 2020년 증가율(21.6%)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부자를 자산 규모별로 나눠보면 90.7%(38만5000명)가 '10억원∼100억원미만'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자산가'에, 7.3%(3만1000명)가 보유 금융자산이 '100억원∼300억원미만'인 '고자산가'에 해당됐다. 300억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가진 '초고자산가'는 2.0%(8600명)였다.
부자의 1인당 평균 금융자산은 67억9000만원으로 2020년 대비 1억3000만원 증가했다. 자산가가 1인당 평균 25억7000만원, 고자산가는 176억7000만원, 초고자산가는 1568억5000만원을 보유했다.
올해 기준 부자의 총자산은 부동산 자산 56.5%, 금융자산 38.5%로 구성돼 있었다. 2021년 자산 구성비(부동산 58.2%·금융 36.3%)와 비교하면 부동산 비중이 줄었다.
연구소는 “부자의 총자산 중 부동산 자산 비중은 부동산가격 상승영향으로 지난해까지 증가하다 올해 들어 소폭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일반 가구의 총자산이 부동산 자산 79.5%, 금융자산 16.1%로 구성된 것과 비교하면 부자들의 금융자산 비중은 2.4배에 수준이었다.
부자의 자산 구성을 세부적으로 보면 거주용 부동산 비중이 27.5%로 가장 컸다. 이어 현금 등 유동성 금융자산(14.2%), 빌딩·상가(10.8%), 거주용 외 주택(10.8%), 예적금(9.5%), 주식·리츠·ETF(7.9%) 순이었다.
작년 하반기 이후 금리 인상과 주택 경기 냉각, 주식시장 침체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유동성 금융자산’(+1.6%포인트)과 ‘예적금’(+1.4%포인트) 비중은 늘었고, ‘거주용 부동산’(-1.6%포인트)과 ‘주식·리츠·ETF’(-0.9%포인트), ‘보험’(-0.5%포인트) 비중은 줄었다.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의 부자 4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투자원금의 손실 위험은 최소화하고, 예적금 수준의 수익률을 기대하는 ‘안정추구형’과 ‘안정형’ 비중의 합은 지난해 46.6%에서 올해 50.6%로 4.0%포인트 증가했다.
높은 수익률만큼 큰 손실률을 감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적극투자형’과 ‘공격투자형’ 비중의 합은 같은 기간 27.5%에서 22.3%로 5.2%포인트 줄었다.
조사 대상의 절반 이상인 58.6%은 자신의 투자 지식수준이 대부분의 금융투자상품의 차이를 구별할 수 있는 정도의 ‘높은 수준’ 이상이라고 답했다. 이들 중 금융자산 30억원 미만 부자는 53.5%인 반면 30억원이상 부자의 경우 67.9%로 14.4%포인트 높았다.
부자들에게 올해 투자 성과를 묻자 “수익이 발생했다”고 답한 비율은 17.0%로 2021년(42.0%)보다 25%포인트 떨어졌다. “손실이 발생했다”고 답한 비율은 5.8%에서 18.8%로 급등했다.
금융자산이나 총자산이 적은 부자보다는 자산이 많은 부자가 수익이 발생한 경우가 많았다. 금융자산 규모별로 수익을 경험한 비율을 보면 50억원 이상 부자는 20.3%인 반면 30억원 미만 부자는 17.3%에 그쳤다.
총자산 규모별로는 100억원 이상 부자의 수익 경험 비율이 19.0%, 50억원 미만 부자의 경우 16.8%였다.
금융투자 상품별로 나눠보면 수익을 경험한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은 상품은 ‘주식’(22.3%)과 ‘펀드’ (12.3%), ‘만기환급형 보험’(11.8%)의 순이었다.
주식의 경우 22.3%가 수익을 경험했다고 응답했으나 손실을 경험한 경우는 37.0%로 14.7%포인트 높았다. 펀드도 손실 경험 비율(19.0%)이 수익 경험 비율(12.3%)보다 6.7%포인트 많았다.
채권이나 만기환급형 보험 투자에서는 수익 경험 비율이 손실 보다 각각 3.2%포인트, 8.0%포인트 높았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