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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회장-행장 만성적 갈등구조 이젠 끝내나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22-02-07 20:07

14년 만에 한일은행 출신 회장-행장 체제
이원덕·박화재·전상욱 후계구도 3인 정립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왼쪽), 이원덕 우리은행장 내정자.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왼쪽), 이원덕 우리은행장 내정자.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차기 우리은행장에 이원덕닫기이원덕기사 모아보기 우리금융지주 수석부사장이 단독후보로 추천된 가운데 내정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우리은행장 사이 지속돼 온 만성적 갈등구조가 이번 인사를 통해 끊길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2008년 이팔성 회장-이종휘 행장 체제 이후 14년 만에 한일은행 출신의 회장·은행장 ‘투톱’ 체제가 탄생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7일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자추위)를 열고 이 수석부사장을 차기 우리은행장 단독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이 수석부사장은 다음달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임기는 오는 3월 말부터 2024년 3월 말까지 2년이다.

앞서 우리금융 자추위는 지난달 27~28일 회의를 열고 차기 우리은행장 압축 후보군(숏리스트)으로 이원덕 수석부사장과 박화재 우리은행 여신지원그룹 집행부행장, 전상욱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보 등 3명을 확정했다. 이번 숏리스트에 들지 못한 권광석닫기권광석기사 모아보기 우리은행장은 오는 3월 임기 만료를 끝으로 물러난다.

이 수석부사장이 차기 행장으로 내정되면서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우리은행장 사이 해묵은 갈등이 풀릴지 주목되고 있다. 우리금융은 윤병철 초대 지주 회장과 이덕훈 행장 시절부터 회장과 은행장이 줄곧 대립해왔다. 정부가 대주주로 있어 정치권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한 점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지만 2016년 민영화 이후에도 지주 회장과 은행장 간 갈등은 이어져 왔다.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이 합병해 탄생한 우리은행이 화학적 결합을 이루지 못했다는 점도 회장과 은행장 간 갈등의 원인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우리금융은 회장직을 한일은행 출신이 맡으면 행장직은 상업은행 출신이 맡는 관례가 있었다.

현재 손태승닫기손태승기사 모아보기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권광석 행장도 각각 한일은행, 상업은행 출신이다. 앞서 우리금융은 은행장이나 자회사 사장의 임기를 2년 부여하고 1년 연장하는 금융권 관행을 깨고 권 행장의 임기를 ‘1+1’으로 설정했다. 권 행장은 2020년 3월 선임 당시 이례적으로 임기 1년을 부여받은 데 이어 이듬해에도 임기가 1년으로 설정됐다. 권 행장의 짧은 임기의 배경을 두고서는 대내외적으로 다양한 해석이 나돌았다. 손 회장이 권 행장 취임 전 부행장 수를 줄이는 등 우리은행 인사와 조직 개편을 단행한 데 이어 전례 없는 짧은 임기에 ‘은행장 힘 빼기’란 이야기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이번에 차기 은행장으로 내정된 이 수석부사장은 1962년생으로 공주사대부고와 서울대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한일은행으로 입행했다. 우리은행 미래전략단장, 경영기획그룹장, 우리금융지주 전략부문 부사장 등을 거쳐 2020년 12월부터는 지주 업무를 총괄하는 수석부사장을 맡고 있다. 이 수석부사장은 손 회장 유고 시 직무를 대행하는 사실상 지주 2인자로, 손 회장과 함께 우리금융의 사내이사로 유일하게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손 회장과 같은 한일은행 출신인 데다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춰온 점이 강점으로 꼽혀왔다.

이 수석부사장 내정은 지주 회장과 은행장의 ‘원팀’ 시너지를 위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주사 재출범 뒤 회장과 행장을 분리한 2020년 이래 CEO 간 불협화음이 잦자 원팀 시너지가 나지 않는다는 이사회 및 지배주주들의 우려가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자추위는 은행장 후보 선정 당시 손 회장뿐 아니라 비은행 계열사 CEO들과 원만한 협력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인사를 발탁하는 데 중점을 뒀다는 후문이다.

이번 인사로 14년 만에 한일은행 출신의 회장과 은행장 투톱 체제가 탄생하면서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간 계파 갈등이 끊길 것이라는 관측에도 힘이 실린다. 우리금융 회장과 우리은행장 모두 한일은행 출신이 맡는 것은 2008년 이팔성 회장-이종휘 행장 체제 이후 처음이다.

최근 완전 민영화에 성공한 우리금융이 조직 활력과 동시에 조직 안정에 힘써야 한다는 점도 이 수석부사장에게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자추위 관계자는 “이원덕 후보는 대내외적으로 좋은 평판과 도덕성 측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아 완전민영화 이후 분위기 쇄신 등 은행 조직의 활력과 경영 안정성 제고를 위한 최고의 적임자로 판단됐다”며 “그룹의 숙원이었던 완전민영화 이후 조직 쇄신을 통해 조직의 활력과 역동성을 제고하고 동시에 안정적인 조직운영을 바탕으로 은행의 미래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후보를 선정하기 위해 심도있는 논의를 거쳤다”고 밝혔다.

이 수석부사장은 우리금융이 올해 완전민영화 원년을 맞아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본격화하는 만큼 손 회장과 손발을 맞춰 은행 실적 개선뿐 아니라 은행과 비은행 간 유기적인 협력 및 시너지 창출을 위한 가교역할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비은행 부문 강화로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로 올해 증권사, 보험사 인수 등 본격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설 계획이다.

우리금융은 이번 인사와 함께 지주 사장직을 신설하고 박화재 우리은행 여신지원그룹 집행부행장와 전상욱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보를 선임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회장 아래 수석부사장이 그룹의 전략·재무·포트폴리오 등을 관장해왔다. 지주 사장직 도입은 완전민영화 이후 적극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과 그룹 핵심 성장부문 강화, 자회사 간 시너지 강화를 위한 조치라는 게 우리금융 측 설명이다.

금융권에선 손 회장 측근 인사가 은행장과 지주 사장에 올라 손 회장 중심의 지배구조 체제가 공고히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손 회장이 이원덕 행장 내정자와 박화재·전상욱 지주 사장 내정자를 중심으로 차기 후계구도 3인을 정립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손 회장의 임기는 오는 2023년 3월까지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이번 인사로 그간 우리금융 안팎에서 우려를 자아낸 지주 회장과 은행장 간 갈등구조가 불식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이원덕 행장 내정자와 함께 박화재·전상욱 지주 사장 내정자를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육성할 의지가 내비친 인사로도 보인다”고 말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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