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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맛 온전히 세계에 전하자" K푸드 개척자 신춘호 농심 회장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기사입력 : 2021-03-27 15:56 최종수정 : 2021-03-27 16:31

신라면블랙 뉴욕타임즈 1위 선정 당시 큰 행복 드러내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 / 사진 = 농심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 / 사진 = 농심

[한국금융신문 홍지인 기자] 27일 향년 92세로 별세한 농심 창업주 율촌(栗村) 신춘호 회장은 지금은 세계적 인기를 가지고 있는 K푸드를 알린 개척자다. 신 회장은 해외 진출에 있어 한국의 맛을 온전히 전하는데 집중했다.

신춘호 회장은 1930년 울산에서 태어나 1958년 대학 졸업 후 故신격호 회장을 도와 제과 사업을 시작했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 창업주인 고(故) 신격호닫기신격호기사 모아보기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둘째 동생이다. 이후 1963년부터 독자적인 사업을 모색했고 1965년 농심(구 롯데공업)을 창업하며 신라면과 짜파게티, 새우깡 등 국민의 사랑을 받는 제품을 개발했다.

신라면으로 한국의 매운 맛을 세계에 알린 신춘호 회장은 많은 ‘국민 식품’들을 개발했다. 신춘호 회장은 1963년 신사업 모색 당시 산업화와 도시화가 진전되던 일본에서 쉽고 빠르게 조리할 수 있는 라면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신춘호 회장은 “한국에서의 라면은 간편식인 일본과는 다른 주식”이어야 하며 따라서 “값이 싸면서 우리 입맛에 맞고 영양도 충분한 대용식이어야 먹는 문제 해결에 큰 몫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신춘호 회장은 우리 손으로 직접 개발해 기술력을 갖추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신춘호 회장은 회사 설립부터 연구개발 부서를 따로 두었다. 일본의 기술을 도입하면 제품 개발이 수월했겠지만, 농심만의 특징을 담아낼 수도 없고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만들 수 없다고 생각한 신춘호 회장의 의지가 담겨있다.

신춘호 회장의 대표작은 역시 신라면이다. 지금은 익숙하지만, 출시 당시에는 파격적인 이름이었다. 당시 제품들은 대부분 회사명이 중심으로 되어있었고, 한자를 상품명으로 쓴 전례도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춘호 회장이 발음이 편하고 소비자가 쉽게 주목할 수 있으면서 제품 속성을 명확히 전달할 수 있는 네이밍이 중요하다며 임원들을 설득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신라면은 1991년부터 국내시장을 석권하는 국민라면으로 등극했고 세계시장에서도 명성을 높였다. 신춘호 회장은 해외진출 초기부터 신라면의 세계화를 꿈꿨다. ‘한국시장에서 파는 신라면을 그대로 해외에 가져간다’는 것이다. 한국의 맛으로 세계인의 입맛을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본 것이다.

신회장은 고급의 이미지도 필요하다고 봤다. 한국을 대표하는 제품인데, 나라의 이미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신라면은 미국시장에서 일본라면보다 대부분 3~4배 비싸다. 월마트 등 미국 주요유통채널에서는 물론이고, 주요 정부시설에 라면최초로 입점되어 판매되고 있다. 중국에서도 한국 특유의 얼큰한 맛으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신춘호회장은, 2018년 중국의 인민일보가 신라면을 ‘중국인이 사랑하는 한국 명품’으로 선정했을 때 그리고 지난해 미국 뉴욕타임즈(The New York Times)가 신라면블랙을 세계 최고의 라면 1위에 선정했을 때, 누구보다 환하게 웃었다고 전해진다.

신 회장은 1990년대 해외 수출 본격화에 앞서 “농심 브랜드를 그대로 해외에 가져간다. 얼큰한 맛을 순화시키지도 말고 포장디자인도 바꾸지 말자. 최고의 품질인 만큼 프리미엄의 이미지를 확보하자. 한국의 맛을 온전히 세계에 전하는 것이다” 라고 밝히며 ‘한국의 맛’을 알리는데 의지를 나타냈다.

신 회장은 1992년까지 대표이사 사장을 맡다가 농심이 그룹 체제로 전환하면서 농심그룹의 회장직을 맡아왔다. 최근 지병이 악화되며 경영일선에서 물러났고 노환으로 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이었다.

지난 25일 열린 농심 주주총회에서 신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이 상정되지 않았다. 신 회장의 장남인 신동원 부회장은 같은 날 “(신춘호 회장) 몸이 안 좋으시고 병원에 입원해 계신다”고 말했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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