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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산운용업계도 ESG펀드 ‘바람’…신상품 속속 출시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20-09-15 05:00 최종수정 : 2020-09-15 06:52

국내 자산운용업계도 ESG펀드 ‘바람’…신상품 속속 출시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국내 자산운용업계에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바람이 불고 있다. 그간 국내에서는 연기금·공제회 등 기관투자자들의 ESG 투자가 주를 이뤘다. 올해 들어서는 운용사들이 신규 ESG 펀드를 조성하면서 투자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 정부의 한국판 뉴딜 정책을 뒷받침하는 움직임도 활발해지면서 ESG 펀드 시장은 더 커질 전망이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사회책임투자(SRI) 펀드 41개의 설정액은 총 4341억원, 순자산은 5958억원 규모다. SRI펀드에는 연초 이후 1160억원의 자금이 새로 유입됐다. 이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14조2781억원, 국내 채권형 펀드에서 1조8379억원이 유출된 것과 대비된다.

ESG란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를 의미한다. ESG 투자는 기업의 재무적 요소 외에 환경보호, 사회적 책임, 적정한 지배구조 등 비재무적인 요소를 함께 고려해 장기적 관점에서 리스크 축소와 지속 가능한 수익 창출을 목표로 한다.

글로벌 ESG 펀드 규모와 비교하면 국내 시장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글로벌 ESG 펀드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9000억 달러(약 1087조원)로 집계됐다. 블랙록은 ESG 펀드 시장이 오는 2028년까지 20조달러(2경4266조원)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ESG 상장지수펀드(ETF) 수는 2015년 60개에서 지난해 270개로 4배 넘게 늘었다.

최근에는 국내 운용업계에서도 ESG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ESG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영향이 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 2월 이후 3개월간 국내 ESG 펀드에는 153억원이 순유입됐다. 같은 기간 주식형 펀드에서는 1조4000억원, 채권형 펀드에서는 3조1000억원이 빠져나갔다.

ESG 펀드는 코로나19로 인한 하락장에서 코스피지수나 주식형 펀드에 비해 수익률도 상대적으로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ESG 펀드(ETF 포함)의 지난 3~5월 수익률은 –9.41%로 코스피(-12.94%)와 주식형 펀드(–12.23%) 수익률을 앞섰다.

업계에서는 ESS 펀드를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지난 3일 ‘NH-Amundi 100년 기업 그린 코리아 펀드’를 선보였다. 이 펀드는 ESG 중에서도 실적 개선과 성장성이 가시화하고 있는 환경 분야에 초점을 맞췄다. 탄소 배출 규제 강화로 성장이 가속할 것으로 기대되는 전기차 산업, 중장기 성장성이 높은 헬스케어 산업 등에 투자한다. 정부의 뉴딜 정책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5세대 이동통신(5G), 2차전지, 수소·전기차, 풍력 관련 기업도 펀드에 담기게 된다.

이를 위해 NH-아문디자산운용은 지난 1년여 동안 ESG 자체 평가 방법론을 개발했다. 글로벌 기준으로 평가된 벤치마크도 도입했다. 아울러 이 회사는 주식리서치본부에서 ESG 리서치를 총괄토록 해 예기치 못한 변수를 바로 반영하지 못하는 외부 ESG 평가의 한계를 보완했다.

우리자산운용은 최근 기존 ‘우리하이플러스단기우량채권펀드’를 ‘우리하이플러스단기우량ESG채권펀드’로 변경하고 운용전략에 ESG 운용전략을 추가했다. 'A-' 이상의 우량 회사채에 주로 투자하는 기존 운용전략은 그대로 유지하되 투자의사 결정 단계에 ESG를 적용하면서 기업의 비재무적 리스크를 줄여 안정성과 지속가능성까지 함께 확보하는 전략을 구사하기로 했다. A-이상의 우량채권을 선정하고 ESG 투자 프로세스를 통해 ESG 관련 채권에 최종 투자하는 것을 목표로 운용된다.

앞서 우리자산운용은 ESG투자 전문가로 알려진 최영권 대표이사 부임 이후 책임투자리서치팀을 신설했다. 외부 ESG평가기관과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책임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등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4월 사회적 책임투자를 위한 자금조달을 목적으로 발행된 ESG 채권에 투자하는 ‘미래에셋지속가능ESG채권펀드’를 출시했다. 이 펀드는 신용등급 AA-이상 국내 상장사 중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의 ESG 관련 평가 등급이 B+이상인 기업 채권과 ESG목적발행채권을 투자대상으로 삼는다. 섹터별 크레딧 리스크, 기업별 펀더멘털 등을 점검해 최종 ESG 채권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04년 설정한 국내 주식형 ‘미래에셋좋은기업ESG펀드’를 시작으로 해외 주식혼합형 ‘미래에셋글로벌혁신기업ESG펀드’, 국내 주식 ETF ‘TIGER MSCI KOREA ESG 시리즈’ 등을 운용하며 ESG 관련 트렉 레코드를 쌓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내에서 ESG 펀드로 판매되고 있는 펀드들이 다른 일반 펀드와 차별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혜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국내 주식형 ESG 펀드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ESG 펀드 포트폴리오의 평균적인 ESG 수준은 일반 주식형 펀드와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으며 ESG 펀드 간에도 실제 포트폴리오의 ESG 수준은 상당한 차이가 존재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이는 중장기적으로 ESG 펀드에 대한 투자자 신뢰 저하와 ESG 펀드 시장 위축으로 연결될 수 있는 만큼 국내 금융투자업계는 차별화된 ESG 펀드상품 개발에 힘쓰는 동시에 ESG 펀드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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