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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호기심 천국] 골프인 위한 홀인원보험, 왜 보험사기에 자주 휘말릴까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기사입력 : 2019-11-12 16:51

보험금 지급 절차·심사 과정 상대적으로 느슨해 빈틈 발생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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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 2017년 4월, 4개의 홀인원 관련 보험 상품에 가입한 A씨는 같은 해 9월 지인 3명과 함께 전북의 한 골프장을 찾았다. 7번 홀에서 티샷을 한 그는 그린 위로 먼저 올라가 지인들 몰래 발로 공을 홀 컵에 밀어 넣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홀인원을 했다"고 거짓말을 한 뒤, 캐디를 통해 골프장으로부터 홀인원 증명서를 받았다. 그 뒤 일부 식당에서 ‘축하만찬을 즐겼다’며 허위 영수증까지 발급받은 A씨는 보험사로부터 700만 원 상당을 편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워라밸 열풍이 불며 레저 인구가 늘어나자, 사업 미팅을 넘어 취미, 레저로 골프를 즐기는 인구도 늘고 있다. 골프협회 추산에 따르면 골프인구는 전국적으로 400만 명에 달하며, 갈수록 증가속도도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골프인들의 간절한 꿈 중 하나는 바로 단 한 번의 샷으로 공을 홀컵에 집어넣는 일, 이른바 ‘홀인원’이다. 골프장 거리에 상관없이 한 번에 공을 넣기만 하면 일단 홀인원이긴 하지만, 통상적으로는 확률상 가능성이 높은 파3홀에서의 경우만 홀인원이라고 부른다. 홀인원이 발생할 확률은 아마추어 골퍼의 경우 대략 1/12000 이며, 싱글 핸디는 1/5000 이고, 프로 골퍼도 1/3500에 불과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처럼 평생에 한 번 기록할까 말까한 홀인원이기에, 달성시 ‘승리턱’을 관행은 이미 골프인들 사이에서 오래토록 전해져 내려왔다. 아예 골프장 차원에서 나서 홀인원을 기록한 사람의 이름과 날짜 등을 넣은 기념 우산과 트로피를 만들어주는 곳도 있다. 홀인원을 기록했을 당시의 캐디에게 보너스를 주거나, 함께 라운드를 돌던 사람들에게 거한 저녁을 사는 등 ‘축하행사’도 이어진다.

기껏 홀인원을 친 것까지는 좋은데 자축비용으로 더 많은 돈을 지출해버리는 사람들이 늘자 보험사들은 이를 위한 재미있는 상품 하나를 내놓는다. 그것이 바로 홀인원 축하비를 제공해주는 ‘홀인원보험’이다.

기존 홀인원시 축하비용을 지급하는 상품은 비단 골프전용보험만이 아니라 VIP 고객들을 위한 고액 상품들에 특약 형태로 끼어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2012년 한화손해보험이 모든 골프활동 중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해 보상해주는 골프보험을 선보이면서 홀인원에 대한 보험 혜택이 조명받기 시작했다.

홀인원보험은 회사별로 상이하나 대부분 1만 원대 미만의 저렴한 보험료가 책정된다. 보험금 규모도 그에 걸맞게 100~300만 원 선으로 그렇게까지 많지 않다. 지금도 일반적으로 홀인원보험은 골프장 사고에 대비한 안전보험 상품에 끼워져 판매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홀인원을 친 뒤 보험으로 축하금을 받으려면 해당 골프장으로부터 받은 홀인원 인증서와, 인근 식당이나 골프용점 등에서 사용한 신용카드 내역서를 보험사에 제출하면 된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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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홀인원보험이 다른 상품에 비해 보험사기에 쉽게 노출돼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홀인원을 하지 않았는데도 골프장이나 캐디 등과 말을 맞춰 홀인원을 한 것처럼 꾸미고, 축하만찬을 하지 않았음에도 주위 식당가와 짜고 신용카드 내역서를 위조, 보험사에 제출해 보험금을 타먹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보험사들은 이 같은 내역서의 진위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없어 기본적으로 보험금을 지급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보험 가입자와 골프장, 캐디, 인근 식당이 말만 맞추면 보험사에게는 지급을 거절할 명분이 없다. 홀인원 당시의 CCTV 화면을 제출받자니 일반적인 골프장에 설치된 CCTV의 화질로는 홀인원 진위여부 파악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후문이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관련 상품들이 레저보험에 속하다보니 언더라이팅이나 지급심사를 지나치게 빡빡하게 가져가버리면 회사 이미지에 타격이 갈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지난해에는 전·현직 보험설계사는 물론 골프장 대표까지 포함된 수 십 명의 대형 홀인원보험 사기까지 벌어지는 등, 조직화되는 보험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이 보험사로부터 편취한 보험금 규모만 해도 수 억 원에 달한다. 그만큼 선량한 보험 가입자들의 보험금이 줄줄 새고 있음은 물론이다. 사태가 이렇게 흘러가다보니 아예 홀인원보험 관련 상품 판매를 포기하는 보험사들도 늘고 있다.

이처럼 홀인원보험 사기가 날로 기승을 부리자, 금융감독원은 보험사기 조사업무를 돕는 보험사기인지시스템(IFAS) 개선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으로 이에 대응하고 있다. 금감원은 현재 자료를 모으고 있지 않는 홀인원보험만이 아니라 운전자보험, 여행자보험, 배상책임보험 등 4가지 일반보험에 대해 자료를 정기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IFAS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홀인원 자체가 주라기보단 골프장 안전사고 등을 보장하는 동시에 골프인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마련한 특약이 오히려 시장을 좀먹고 있는 것 같다”며, “가입 고객들 스스로도 황금알을 낳는 거위 배를 가르는 일 없이 건전한 의도로만 해당 특약을 활용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당부를 남겼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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