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손해보험 사옥
롯데그룹의 금융업 철수와 함께 롯데손해보험의 매각이 공식화되면서 손해보험사를 필요로 하는 금융지주들이 본격적인 탐색전에 접어든 모양새다.
롯데손보는 외형적으로는 영업력 측면에서 문제가 없지만, 상당 부분의 실적을 롯데 계열사의 퇴직연금에 의존하고 있고,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급여력(RBC) 비율에서도 150%대로 그리 안정적이지는 않았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등 보험업의 근간을 바꿔놓을 굵직한 이슈도 인수의 부담요소다.
그러나 이러한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손해보험업 진출을 통해 포토폴리오 완성을 노리는 금융지주들이 롯데손보에 관심을 보이면서, 롯데손보를 둘러싼 국내 지주간 물밑 눈치싸움이 활기를 띄고 있다.
◇ 하나·우리·신한 등 금융지주부터 BNK 등 지방 지주까지 거론
5일 특허청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지난달 29일자로 '하나손해보험' 상표권을 특허청에 출원했다. 하나금융은 현재 손해보험 라인업이 없어서 롯데손해보험 잠재 인수 주체로 오르내렸다. KEB하나은행 측은 "하나손해보험 상표권 등록은 이름을 선점해 놓는 차원"이라며 "현재는 시장 상황을 지켜보는 정도"라고 일단 선을 그었지만, 보험업계는 하나금융지주가 롯데손보 인수를 통해 손보업에 진출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내년 초 지주전환을 앞두고 있다. 매출 구조가 은행에 90% 이상 치중된 우리금융의 경우 비은행권 강화를 위해 공격적인 M&A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들은 이미 지난 6월 ‘우리손해보험’의 상표 출원을 마쳤지만, 아직까지 롯데손보 인수와 관련해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는 않은 상태다.
◇ BNK 금융지주, 다크호스로 급부상? “실무진 실사 중”
지방 금융지주에 해당하는 BNK금융 역시 롯데손해보험 인수전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BNK금융의 이익은 대부분 주력 계열사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에서 창출되고 있어 비은행 부문의 강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들은 수익구조 다변화를 통해 2023년까지 5개년 계획으로 그룹 중장기 경영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롯데그룹과 BNK금융은 부산 및 경남을 지역적 기반으로 삼고 있다는 공통점도 있어 합병 시 부작용이나 거부감이 가장 적다는 메리트도 있다. 뿐만 아니라 롯데그룹은 BNK금융지주의 지분 11.14%를 가진 2대 주주기도 하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