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관세청, 명분 잃은 신규면세점 특허 선정 강행

김은지

webmaster@

기사입력 : 2016-12-07 16:33 최종수정 : 2016-12-08 07:03

내년 특허 추가 검토 방침 불구 올해 면세점 추가
지난해 사업권 획득 면세점 적자, 시장안착 못해
SK · 롯데 압수수색 등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지난 11월 1일 오후 텅빈 두타면세점의 모습. 한국금융신문DB

지난 11월 1일 오후 텅빈 두타면세점의 모습. 한국금융신문DB

[한국금융신문 김은지 기자] 관세청이 시내면세점 사업자 추가 선정을 이달 중순 진행하기로 한 가운데, 심사 강행의 명분이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관세청은 이달 1일 설명자료를 내고 “면세점 특허심사 진행에 대한 업체들의 신뢰를 보호하고 정부의 면세점 제도 운영에 대한 일관성·예측가능성을 위해 12월 중순 서울과 부산, 강원지역의 시내면세점 특허심사를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 문을 연 신규면세점들의 적자 행렬을 거듭하고 있으며, 일부 기업들이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등 면세점 추가를 둘러싼 불확실성과 혼란이 심각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당초 내년에 검토하기로 한 면세점 사업자 추가선정이 올해로 앞당겨진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관세청은 2년마다 면세점 특허 추가를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으며, 해당 방침대로라면 면세점 사업자 추가는 올해가 아닌 2017년에 이뤄져야 한다.

정부는 지난해 1월 1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열린 ‘관광 인프라 및 기업 혁신 투자 중심의 정부 투자활성화 대책 발표’ 에서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와 지역별 현황, 대·중소기업의 비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시내면세점 추가설치를 허용하고 2015년 초 공모를 실시해 2015년 하반기 중 사업자를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에는 “향후 지역별 외국인 관광객 증가 추세, 면세점 혼잡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추가 특허 여부를 2년마다 검토하겠다 ”는 내용 또한 포함됐으며 이 자리에는 천홍욱 관세청장(당시 관세청 차장)도 참석했다.

그러나 관세청은 이 같은 방침을 깨고 올해 3월 면세점 특허를 추가할 계획임을 밝혔다. 당시 정부는 2014년 대비 2015년, 중국인 관광객수가 88만명으로 늘어났기에 면세점 특허 4개를 추가할 계획이라 설명했으며, 이는 면세 사업자들에게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경영 여건 조성을 통한 면세점 경쟁력 제고를 위함이라는 명목을 내세웠다. 시내면세점 사업자의 추가는 관광객 추이와 연동, 전년보다 관광객 수가 30만 명 이상 증가할 시 가능하다.

이어 관세청은 4월 29일 서울 시내면세점 4곳(대기업 3곳, 중소·중견기업 1곳)을 추가한다고 확정했으며, 6월 3일에는 면세점 신규 특허 공고를 냈다. 그러나 이후 관세청이 관광객 수를 부풀렸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울을 찾는 방한 중국인이 급감 했음에도 면세점 4곳의 추가를 강행했다는 의혹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2015년 기준 관광동향에 관한 연차보고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지역 방문객인 1041만3000명은 2014년보다 100만 5000명, 즉 8.8% 급감한 인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경영 여건을 조성하기위해 특허를 추가한다”는 정부의 입장과 반대로, 지난해 특허를 획득해 올해 시장에 진입한 신규면세점들을 사업을 안착시키지 못한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신규면세점들이 추가 되면, 신규면세점들의 영업 위축과 출혈 경쟁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 신규면세점 사업자들이 공시한 2016년 1~9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월 문을 연 신세계면세점은 9월 말까지 1212억원의 매출과 372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30%로 저조했다. 지난 12월 말 영업을 시작한 갤러리아면세점63은 올해 9월까지 1934억의 매출과 305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6%를 기록한 상태다.

HDC신라면세점은 올해 9월까지 2287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167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7% 수준이다. 지난 5월 문을 연 두산의 두타면세점은 3분기까지 5개월간 418억원의 매출과 270억원의 영업손실을 본 것으로 드러나며 업계 최하위를 기록했다. 최하위인 두타면세점의 경우는 특허반환설까지 일고 있는 상황이다.

두타면세점은 유통업 경험 부족으로 인한 명품 브랜드 유치 실패와 동대문이라는 입지적 약점이 배경이 돼 영업 부진을 기록했다. 두타면세점은 지난 1일, 당초 새벽 2시였던 영업 종료 시간을 자정으로 변경하며 심야 쇼핑 서비스를 접었다. 두타면세점은 오후 11시까지 영업하던 일부점포와 새벽 2시까지 영업하던 매장의 시간을 통일했다는 설명이지만, 업계에서는 수익성 악화 때문에 심야영업을 포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두타면세점은 당초 매출 전망치를 연간 5000억 원으로 잡았으나 이후 3000억 원으로 하향조정했고 올해 매출은 개점 당시 세운 계획에 턱없이 모자랄 것으로 관측된다. 두타면세점 측은 올해 매출이 1000억 원대 초반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으나 1000억 원을 기록할지 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 같은 실적 저조로 인해 박서원 유통전략담당 전무와 함께 면세점의 수장을 맡았던 이천우 두산 유통부문 부사장이 경질까지 된 상황이다.

때문에 관세청이 시장의 상황을 간과하며 1년만에 면세점 특허를 추가하는 이유가 ‘최순실 게이트’와 무관하지 않다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면세점 재승인에 실패한 최태원닫기최태원기사 모아보기 SK그룹 회장과 신동빈닫기신동빈기사 모아보기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2~3월 박근혜 대통령을 면담했으며, 정부는 3월 말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시내면세점 특허 추가 발급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당시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는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과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근로자 해고와 매몰 비용 등 사회적 비용 지출이 필수불가결함’이 언급됐다.

검찰은 지난달 24일 이와 관련해 SK그룹과 롯데그룹, 관세청, 기재부 등을 압수수색했으며, 관세청이 서울 시내면세점 4곳을 추가 하겠다고 발표하기 앞서 박근혜 대통령과 최태원 회장, 신동빈 회장이 각각 독대했음에 주목했다. 검찰은 박근혜 대통령이 기업 총수들과 가진 자리에서 면세점 특허에 회복에 관한 이야기가 오갔다고 의심하고 있으며, 이 부분은 앞으로 특검에서 밝혀질 지 주목되고 있다.

미르·K스포츠 재단에 111억을 출연했던 SK는 올해 2월 최태원 회장과 박 대통령의 독대 직후 K스포츠재단에 80억 원의 추가 출연 요구를 받았다. 롯데도 미르·K스포츠 재단에 이미 45억을 후원한 상태였으나, 올해 3월 신동빈 회장과 박 대통령의 독대 이후 K스포츠 재단측에 75억을 추가 지원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이에 대해 관세청은 “정부가 지난해 1월 무역진흥투자회의에서 면세점 추가 특허 여부 2년마다 검토 방침을 언급한 것은 사실이나, 관세청의 면세점 특허 추가 주기에 관한 계획은 10여년만에 면세점 특허추가를 단행한 당시와 달리 앞으로 경제여건을 감안하여 좀 더 자주 면세점 특허 추가를 검토하겠다는 의미이다”며 “꼭 2년 주기로 면세점 특허 추가를 검토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주장했다.

또한 “ 변화하는 경제여건에 따라 정부정책의 탄력적 운용은 당연하며, 지난해 1월과 달리 지난해 하반기까지 내수경기 침체가 장기화됨에 따라 정부는 내수경기를 활성화시키고자 면세점 추가 특허를 포함한 다양한 정책수단을 모색했다”고 덧붙였다.



김은지 기자 rdwrwd@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카드뉴스] 어닝시즌은 ‘실적발표기간’으로
[카드뉴스] 팝업 스토어? '반짝매장'으로
[카드뉴스] 버티포트? '수직 이착륙장', UAM '도심항공교통'으로 [1]

FT도서

더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