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최근 유가 급락은 수요보다 주로 공급요인의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원유 수요는 전년 대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문제는 공급이 수요보다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수요 둔화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했다. 중국이 세계 원유 수요의 12%만을 차지하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의 수요 둔화만으로 유가가 50% 급락했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저유가는 제조업 등 각종 산업의 에너지 비용 절감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산업생산에 긍정적이다. 그러나 베어링자산운용은 유가 하락의 최대 수혜자로 미국 소비자를 꼽았다. 휘발유 가격 하락으로 인한 올해 미국 가계의 가처분소득 증가 효과가 200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또 유가 하락의 부정적인 영향으로 미국의 설비투자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했다. 에너지 부문은 미국 전체 설비투자의 최대 25%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에너지 부문의 유지보수 관련 투자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에너지 기업들의 신규 투자는 축소될 것으로 전망되며, 그 결과 미국의 고용창출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발렌시스 대표는 “지난 12월 에너지 업종에 대해 보다 긍정적인 시각으로 돌아섰다. M&A 활동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수직통합형 오일 메이저들은 원유 생산 외에도 사업이 다각화되어 있어, 저유가에 대한 어느 정도의 완충제를 갖고 있다”라며 에너지 기업들의 실적 추정치도 이미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되었다. 단, 추가 하향의 가능성이 있는 만큼 에너지 기업에 대해 중립적인 의견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