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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금리 쳐다보는 주식시장...강화된 인플레 압력과 정책당국 스탠스 전환의 한계

장태민

기사입력 : 2021-01-13 15:21 최종수정 : 2021-01-13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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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이번주 들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주가와 금리가 서로 눈치를 살피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뉴욕 주식시장은 바이든 정부의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오르다가도 미국채 금리가 빠르게 올라가면서 기술주를 중심으로 후퇴하는 모습을 나타내곤 했다.

국내 주식시장은 연초부터 폭등하다가 레벨을 급하게 올린 데 따른 가격부담이나 연준 스탠스 변화 등에 예민해져 있다.

■ 인플레 상승과 연준에서 엿보이는 변화...금리 쳐다보는 주식시장

코로나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이어지는 가운데 바이든 정부 출범을 앞두고 블루웨이브에 따른 부양책도 주식시장을 지지하고 있다.

동시에 재정부양에 따른 수급 부담으로 미국채 금리도 빠른 속도로 올라왔다. 올해 들어 지난 6일 1%를 넘어선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8일 1.1%까지 가볍게 뛰어넘었다. 금리가 1.1%선 위로 올라서면서 주식시장의 부담은 좀더 커졌다.

금리시장이 긴장한 데는 최근 인플레이션 기대감이 커진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 국제유가가 53달러대까지 올라오면서 11개월래 최고치로 상승했으며, 경기 회복 기대 속에 구리 등 원자재 값도 뛰었다.

연준이 지난해 8월 평균물가목표제(AIT)를 도입하면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치를 웃돌더라도 상당기간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예상보다 물가가 빠르게 올라오자 금리시장이 긴장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연준 쪽에서 예상치 못한 매파적인 발언이 나오면서 긴장감을 배가시켰다. 지난 12월 FOMC 점도표가 2023년까지 금리동결을 예고해 놓은 상황에서 연준 멤버들의 변심 조짐이 긴장감을 키운 것이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란타 연방은행 총재는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다"고 했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도 "올해 연말이면 연준의 자산매입 축소를 위한 기준 충족에 진전이 있길 기대한다"면서 "예상대로라면 연말엔 자산매입 축소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당장 연준이 금리를 올리지는 않지만 예상보다 빠르게 스탠스에 변화를 주려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연준에서 매파적 발언이 나오고 채권금리가 올라오자 주식시장도 긴장하는 모습이다. 골드만삭스나 BoA, JP모간 같은 대형금융주 주가들이 금리 상승을 호재로 강한 양상을 보이자 기술주 섹터 등이 긴장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특히 기대인플레이션을 나타내는 BEI가 2% 위로 올라오면서 드디어 연준의 테이퍼링이 예상보다 빠르게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커졌다.

■ ISM제조업과 고용지표의 성격 다른 서프라이즈

금리 상승은 주식 가격을 낮추는 요인이다. 미래 현금흐름에 대한 할인율이 더 올라가면 주식시장의 타격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엿보인다.

지난주 후반에 나온 미국 고용지표는 예상보다 부진했으나 ISM 제조업 지표는 상당히 양호했다. 제조업 구매 담당자들이 투자와 생산에 대해 낙관적인 입장을 드러낸 점은 경기회복 기대를 높인다. 제조업 지표들은 경기 회복 구간에서 예민하게 움직인다.

12월 ISM제조업지수는 전월수준(57.5)이나 예상치인 56~57대를 훨씬 웃돈 60.7p를 나타냈다. 경기 방향을 미리 알려주는 이 지표의 예상 밖 선전이나 경기부양에 따른 물량 부담, 인플레 상승 등은 장기금리가 상승세가 더 이어질 수 있다는 쪽에 힘을 실어줬다.

A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미국 장기 금리는 일단 더 오른다고 봐야 한다"면서 "금리 1.5% 정도까지는 열려 있다는 평가도 적지 않고, 앞으로도 주식시장이 금리 상승세에 놀라는 일이 이어질 수 있다"고 풀이했다.

미국 고용지표는 양면성이 있음을 알려줬다. 12월 고용지표의 비농업일자리수는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비농업 일자리수는 14만명 감소해 예상도 크게 밑돌았다.

지난해 미국의 일자리수는 937만개나 줄어들어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인 2008~2009년 860만개 감소를 웃돌았다. 특히 서비스업 가운데 레저 및 접객산업 일자리수가 50만개 줄어들었다.

하지만 수치로 보는 쇼크에만 위축될 필요는 없다는 진단들도 보였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국 12월 고용지표는 생각만큼 나쁘지 않았다"면서 "COVID-19 확산과 봉쇄 강화로 타격을 입은 레저·여가를 제외한 취업자수는 40.3만 명으로 11월 34.2만 명 대비 개선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광의실업률은 하락했고, Prime age 경제활동참가율도 좋아졌다"면서 "노동시장의 취약성은 2차 경기부양으로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중혁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초 이후 거세지는 코로나 재확산세까지 감안하면 바이든 정부의 추가 부양책에 대한 명분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최근 주식시장이나 여타 위험자산의 가파른 상승세가 펀더멘털과의 과도한 괴리는 물론이고, 대공황 당시와 비견되는 역대급 빈부격차가 유발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 역시 점차 거세지고 있다"면서 "이제는 또 다시 시장에서 한발짝 물러나 미국 정책 당국의 추가 조치 규모 및 시점을 지켜볼 때"라고 조언했다.

아무튼 예상을 웃도는 개선세를 보여준 제조업 지표, 그리고 경기부양책 강화에 힘을 실어준 고용지표 모두 금리를 좀더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들이란 경계감이 작용한다.

■ 물가 압력 좀더 쪼개서 보면...성급한 변화는 정책가들에게도 부담

최근 인플레이션 압력 강화와 일부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 등이 금리 상승을 더 부추길 수 있지만, 정책의 큰 틀을 감안한다면 갑작스런 변화가 찾아오긴 어렵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연준이 AIT를 공언한 상황에 BEI가 2%를 넘어서는 모습을 과장할 필요는 없다는 진단도 나온다. 특히 BEI의 만기를 고려하면 연준이 조기 긴축으로 돌아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평가도 보인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BEI가 2% 위로 올라왔지만, BEI 단기가 더 높아 BEI장단기 스프레드는 금융위기 이후 최대폭으로 벌어졌다"면서 "단기 물가 모멘텀이 중장기 물가 모멘텀보다 강해 시장이 연준의 AIT를 신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단기 BEI는 추가 재정정책으로 인한 단기 물가 오버슈팅 가능성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장단기 BEI 스프레드 확대는 연준의 긴축시도를 막는 재료"라고 풀이했다.

연준이 평균 물가목표제를 도입한 취지나 단기 물가 모멘텀을 근거로 긴축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던 점을 기억한다면 연준이 완화적 스탠스를 조기에 바꿀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아울러 BEI 상승이 명목과 실질 금리 동반 상승에서 나타나는 일반적 경우가 아닌 명목 금리의 제한적 상승 또는 횡보 국면에서 실질금리가 하락하면서 나타났기 때문에 정책 변화와 직접 연관짓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성장률에 대한 예상을 반영하는 실질 금리 하락으로 경기에 대한 기대가 악화됐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상황에선 연준이 물가를 이유로 기존 정책 기조에서 변화를 보일 필요성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적어도 이번 BEI 2% 상회 국면에서 연준이 종전과 다른 행보로 전환할 여지는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 고압경제 거론했던 옐런의 정책...주식과 금리의 상대적 메리트

최근 미국 금리가 빠른 속도로 올라온 가운데 바이든 정부의 추가 부양책도 예비돼 있는 상황이다. 바이든이 부양 규모를 얼마로 발표할지 관심이 모아져 있다.

덕분에 올해 미국의 부채는 GDP의 100%를 쉽게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연준 의장 출신의 옐런 재무장관 후보자의 정책이 연준과 어떻게 합을 맞출지도 주목되는 상황이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옐런이 강조했던 고압경제 환경 유지를 위한 확장 재정정책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통화정책 공조가 더욱 필요하다"면서 "고압경제의 관건은 노동시장의 의도적 과열 유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증세를 통한 세수확보가 어려운 환경에서 적자재정을 지속하려면 경제성장률이 이자율을 상회해야 한다"면서 "성장률 자체를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이 조성하는 낮은 실질금리 환경이 유리하다"고 밝혔다.

최근 한국과 미국 모두에서 금리가 오르는 모습을 보면서 주식시장이 긴장하기도 하고, 일각에선 그간 급등한 주식시장이 금리시장의 변화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기도 했다.

다만 한국과 미국 모두 조속한 통화정책 긴축으로 돌아서기는 쉽지 않다.

B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그간 주가가 폭등한 데다 인플레 기대감이 커지고 대외 금리도 오르면서 이를 주식시장 조정의 신호로 의심하기도 한다"면서 "다만 한미 모두 여전히 주식 매수 의지가 강한 편이고 금리상품 메리트도 제한돼 있어 주가 하락을 자신하기도 애매하다"고 말했다.

강송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무엇보다 저금리로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 미국도 S&P500은 주가지수 3,800p에서도 2% 후반대인 기대수익률이 나와 1% 수준인 금리보다 높다"면서 "쉴러 P/E 35배라는 보수적인 밸류에이션을 이용했을 때도 이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11일 기준으로 코스피200 기업의 연간 배당수익률은 1.8%로 여전히 1% 수준인 예적금 금리보다 높다"면서 "주가가 빠르게 올랐다는 속도의 문제일 뿐 지금 주가 레벨을 버블로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자료: 대신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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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NH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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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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