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5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20원 급락한 1,21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원 환율이 종가기준 1,210원대 아래로 내려선 것은 지난 4월 10일(1,208.80원) 이후 두 달여 만이다.
이날 달러/원 하락은 지난밤 사이 유럽중앙은행(ECB)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에 따른 유로화 강세와 이에 따른 달러 약세로 촉발됐다.
이후 달러/원 환율은 달러/위안 상승에 하락 움직임이 잠시 주춤해지는가 했으나, 달러/위안이 오후 들어 7.1위안선 아래로 떨어지는 등 급반락 움직임으로 돌아서고 코스피마저 상승폭을 확대하면서 계단식 하락세를 이어갔다.
아울러 미 주가지수 선물도 경제지표 개선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감에 상승 반전하면서 서울환시뿐 아니라 글로벌 자산시장 전반에 리스크온 분위기를 몰고 왔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신규 확진자 수는 이날 39명으로 전일과 같았다. 이에 따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7.0847위안을 나타냈다.
■ 경기 바닥론 확산에 위험자산 선호 모드
고용지표를 시작으로 미 경제지표 개선세가 경기 바닥론에 힘을 실어주면서 서울 외환시장뿐 아니라 국내 금융시장 전반에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시아시장에서도 달러 약세가 이어지며 서울환시 참가자들의 숏마인드는 더욱 공고해졌다.
달러/원은 개장 초 달러 약세에도 미중 갈등 우려에 약보합권에서 횡보했지만, 달러/위안 하락 반전과 코스피 상승폭 확대가 이어지며 저항선인 1,210원선 마저 뚫고 내려섰다.
달러/원 급락에 따라 저가성 매수세도 꾸준했지만, 시장 전반에 깔린 달러/원 하락 분위기를 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미중 갈등 우려에 아시아 주식시장에서 유일하게 하락 압력을 받던 중국 주식시장마저 경기 회복 기대를 타고 오름세를 돌아선 것이 달러/위안의 하락을 더욱 부추겼고, 이에 달러/원의 하락 압력도 덩달아 커졌다"고 진단했다.
■ 8일 전망…미 주식시장 재반등 시 1,200원대 안착
오는 8일 달러/원 환율은 미 주식시장이 과매수 인식에 따른 단기 조정 양상을 마무리하고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경우 무난히 1,200원대 안착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미중 갈등 악재가 경기 회복 기대에 수면 아래로 가라앉으면서 달러/위안마저 7.1위안 아래로 내려선 점 역시 달러/원에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
미 주가지수 선물도 미 5월 고용보고서 발표 앞두고 아시아 장에서 강세로 전환된 상황이고, 실제로 발표된 고용보고서가 경기 회복에 시그널로 작용한다면 글로벌 자산시장은 다음 주 초에도 리스크온 분위기를 강하게 탈 것으로 전망된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당분간 글로벌 금융시장은 경기 회복 기대에 따라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대세를 이룰 것 같다"면서 "특히 미 경제지표 개선세가 속도를 낼 경우 미중 갈등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까지 씻어내며 달러/원에는 더욱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