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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美 '일시해고' 급증이 의미하는 것들

장태민

기사입력 : 2020-05-11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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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美 '일시해고' 급증이 의미하는 것들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미국 현지시간 8일 발표된 4월 고용지표가 통계 작성 이후 최악의 수치를 보여줬다.

비농업 고용은 지난 3월 87만명 감소한 뒤 4월엔 무려 2050만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39년 집계 이래 최대 감소폭이었다.
실업률은 3월 4.4%에서 4월엔 14.7%로 껑충 뛰었다. 역시 1948년 집계 이후 가장 안 좋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큰 폭의 악화에도 불구하고 전망(비농업고용 2200만명 감소와 실업률 16%)보다는 나은 모습이었다. 특히 실업자 5명 중 4명은 '일시 해고'에 의한 것이어서 위안을 줬다.

이 같은 영향 등으로 뉴욕 주요 주가지수는 1.5% 이상 속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식시장은 이미 비관적이었던 고용지표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안도할 만한 부분에 주목한 것이다.

한편 미국의 경제활동참가율은 2.5%p 내린 60.2%, 고용률은 8.7%p 내린 51.3%로 하락했다.

■ 일시해고 급증..향후 빠른 반등 가능성 시사하는 면 있어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대량 실업이 나타났지만, 일시적인 해고가 많아 회복시엔 그 속도가 빠를 것이란 예상이 꽤 많다.

전염병 사태로 인해 경제활동이 정상적인 가동을 멈춤에 따라 코로나19가 누그러지면 그 반등세 역시 두드러질 수 있다.

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미국 고용지표 충격은 과거에 비해 비교적 단기간 내에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실업자 급증이 대부분 일시적 해고의 급증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4월 실업자수로 집계된 2,308만 명 중 78.3%에 해당하는 1,806만 명이 일시적인 해고(temporary layoff)에 해당한다. 이 비율은 이미 3월(25.8%)부터 크게 상승하기 시작했다.
이 연구원은 "일시해고 등으로 실업자가 급증했던 경험은 1975년, 1980년, 1982년에 있었다"면서 "하지만 3차례 모두 이후엔 일시해고 비율의 급락과 더불어 고용 회복 및 실업률의 하락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일시해고 비율이 정점을 형성한 이후 비농업 취업자수가 전년대비 (+)로 복귀하는 데 걸렸던 시간은 1980년 4개월, 1982년 9개월이었다고 밝혔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는 대규모 해고가 수반돼 영구적인 실업상태에 놓인 사람들이 많았다. 이런 경우엔 노동시장 개선에 상당 기간이 소요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번 실업자수, 실업률의 급등은 '전염병 사태' 때문에 일시적으로 경제활동이 멈춰설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따라서 경제 활동이 재개되면 빠르게 원상 복귀될 가능성도 있다는 평가다.

이 연구원은 "미국이 5월부터 점진적으로 경제활동을 재개하기 때문에 수개월 내 빠른 고용여건 개선이 이춰질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고 밝혔다.

코로나19가 누그러진 중국 사례를 볼 때 미국이 그 궤적으로 쫓아간다면 2분기에 고용이 바닥을 다진 뒤 3분기엔 반등할 것이란 전망도 보인다.

김희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신규실업수당 급증 만큼 공식 고용통계는 악화되지 않았다. 실업수당 증가에는 코로나 사태에 대응해 정부가 실업급여 조건을 완화해 준 영향이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임시 근로자 중심의 취업자 급감은 경제 정상화 시 탄력적인 고용 경기 회복을 기대할 수 있는 요인"이라며 "2분기엔 고용이 바닥을 다지고 3분기엔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염병의 기세가 빠르게 꺾인다면 당연히 고용은 빠른 원상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을 거론하면서 희망섞인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일자리가 매우 빨리 돌아올 것"이라며 "내년은 경이로운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일시해고 급증..다시 돌아가지 못하는 사람들, 경기회복 기대 못 미칠 가능성 고려해야

미국 노동부에서는 실업사유를 임시 해고, 영구 해고, 임시직 완료, 명예퇴직, 비경제활동인구에서 경제활동인구로의 재진입, 경제활동인구로의 신규 편입으로 나눈다.

보통의 경제 상황일 때 실업사유는 이 같은 사유들이 고르게 분포한다. 경기가 불황일 때 영구 해고자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특수한 측면이 있다. 현재 미국은 전염병 발병과 그에 따른 일시적 경제활동 통제라는 상당히 특수한 환경에 처해있기 때문에 실업자 중 임시 정리해고자의 비중이 비정상적으로 급등했다.

따라서 미국의 '임시' 해고자 급증은 향후 노동시장 회복 속도가 빠를 수 있음을 의미한다는 데 많은 사람들이 동의한다. 임시 해고자는 보통 전체 실업자의 10% 내외의 비중을 차지하지만 올해 4월 전체 실업자 중 이 비중은 78.3%에 달했다는 사실은 이번 고용통계가 상당히 이례적이었다는 점을 말해주는 것이다.

임시 정리해고자로 분류되기 위해서는 6개월 이내 일자리 복귀가 예상되거나 해고 시 특정 복귀일자를 통보 받은 경우로 한정된다. 이 요건을 만족하지 못할 경우에는 영구 해고자로 분류된다.

임시 해고자는 실업 지속기간이 짧고 영구 해고자는 실업 지속기간이 길 수 밖에 없다. 4월 고용지표에서 80% 가까이가 임시 해고자여서 상황만 진정된다면 고용이 빠르게 반등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하지만 임시 정리해고자 중 일자리로 복귀하는 경우도 있으나 일부는 영구해고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좋아지는데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박성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바이러스로 인해 임시로 폐쇄된 사업체가 실제로 어느 수준까지 기존 사업을 재개하고 노동자를 고용 할 수 있는지 판단하기에는 불확실성이 크다"면서 "고용 서베이 상 임시 해고 건수가 실제보다 과다하게 조사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추론했다.

설문조사 중 응답자가 6개월 이내 직장에 복귀할 수 있는가를 질문하는 항목이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하여 응답자가 직장 복귀 여부를 확실하게 답할 수 없는 경우 임시 해고자에 포함시키도록 노동부는 지침을 내린 측면을 감안해야 한다.

향후 기업들의 상황이 빠르게 개선되지 않으면 임시 해고자 중 일부는 영구 해고로 재분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노동시장이 얼마나 빨리 충격에서 회복되느냐가 관건이다.

박 연구원은 "캘리포니아 주 노동부에서는 고용주를 대상으로 한 직원 해고 사유 조사 결과를 비교적 적시에 제공하는데 실제로 고용주를 대상으로 한 서베이에서는 영구 해고의 비중이 근로자 서베이(노동부 공식 고용보고서)에서보다 높은 편"이라고 밝혔다.

한계 근로자와 시간제 근로자를 실업자로 간주하고 재계산한 광의의 실업률(U6)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4년 이래 최대인 22.8%를 기록했다.

아울러 지난 주말 국내에서 코로나 환자가 다시 급증한 데서 알 수 있듯이 이 전염병이 언제든 다시 확산될 수 있다느 점이나 미국과 중국의 갈등 재연 가능성 등을 볼 때 고용개선을 장담하긴 쉽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나중혁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4월 고용 쇼크는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를 통해 어느 정도 예견됐던 시장 컨센서스보다 양호한데다 5월 들어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경제 활동 재개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묵은 악재로 치부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아직까지는 펀더멘탈에 경계감을 유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조치에 대한 의구심이나 코로나19발 미중 무역전쟁 재점화 등과 같은 정치 불확실성은 언제라도 민간소비와 기업투자의 회복을 제한하며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풀이했다.

■ 저소득층 고난 말해주는 시간당 임금 급등..연준 관계자들과 재무장관 V자형 반등에 회의적

이번 고용지표에서 시간당 평균임금이 급등한 것은 그 만큼 열악한 조건의 노동자들이 많이 해고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이코노미스트는 4월에 시간당 평균 임금이 급상승(전월대비 4.7% 증가한 30.01달러)한 이유는 △ 고용조정이 대체로 임금 수준이 낮은 업종에서 이뤄졌고 △ 동일 업종 내에서도 저임금/일용직 노동자를 중심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경기상황이 호전되고 일시적 해고자들의 복귀가 이루어질 경우 시간당 평균임금이 다시 하락하면서 제자리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고 풀이했다.

시간당 임금수준이 낮은 소매업(3월 20.3달러), 운수창고업(25.2달러), 레저/여가업(16.9달러), 기타 서비스업(25.7달러)에서 취업자수가 전월대비 10%에서 많게는 40%까지 감소해 시간당 임금은 올라간 것으로 잡힌 것이다.

한편 연준 쪽에선 고용 회복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들이 나왔다. 경기가 V자형 반등을 보이긴 어렵다는 것이다. 미국의 재무장관 역시 보수적인 스탠스를 취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코로나19가 사라질 때 온전한 경제 정상화가 이뤄질 것"이라며 "경기는 V자형 반등이 아닌 점진적인 회복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도 "두세 달 전만 해도 경기가 빠르게 회복하는 V자형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낙관했다"면서 "지금은 불행히도 느리고 긴 회복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코로나 쇼크에 실업률은 더 치솟을 것"이라며 "급여세 인하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美 '일시해고' 급증이 의미하는 것들이미지 확대보기


자료: DB금융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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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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