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29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00원 내린 1,218.2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원 환율이 1,210원대로 내려선 것은 지난 17일(종가 기준, 1,217.90원) 이후 8거래일만이다.
이날 달러/원은 글로벌 달러 약세와 알파벳 등 미 기업실적 호조에 따른 미 주가지수 선물 상승 등 뉴욕 금융시장 마감 이후 전개된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에 기대 내리막을 탔다.
개장 초 달러/원의 낙폭은 그리 크지 않았다. 코스피 지수 상승이 제한되고,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회의 결과에 대한 경계심 등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국제유가 반등이 코스피와 미 주가지수 선물 강세를 끌어내고, 달러 약세를 자극하면서 달러/원은 계단식 하락세를 연출하며 한때 1,216원선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여기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 급감 소식도 환시 내 리스크온 분위기에 일조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8일 오전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9명이었다고 밝혔다.
전일 14명 증가에서 하루 만에 10명대 이하로 떨어진 것이다.
이후 북한 리스크 관련 불확실성과 수입업체의 결제성 저가 매수 등이 어우러지며 달러/원의 추가 하락은 제동이 걸렸다.
같은 시각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7.0835위안을 나타냈다.
■ 外人 주식 순매수가 롱스탑 부추겨
이날 서울환시 주변은 달러/원 하락 재료로 넘쳐났지만, 역내외 시장참가자들은 롱물량 정도만 거둬들이 뿐 적극적인 포지션 플레이는 자제했다.
그러나 국제 유가 급반등과 함께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사들이자, 역외를 필두로 롱스탑 물량을 늘어났고 역내 참가자들도 역외를 따라 롱스탑에 가세했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외국인 주식 순매수 전환이 기조적인 것인지 단발성이 확인할 순 없으나, 수요 우위 시장인 서울환시 수급상황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역내외 참가자들의 롱스탑을 자극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 4일 전망…FOMC·유가 흐름 따라 방향성 결정
내달 4일 달러/원 환율은 이달 29~30일(우리시간) 열리는 미국 FOMC 결과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의장 발언에 따른 자신시장 내 가격 변수 움직임과 연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의 통화정책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되나 무제한 양적완화(QE) 축소 움직임 등이 감지된다면 이는 시장 변동성을 자극할 수 있어서 주목된다.
또 상무부가 29일(현지시간) 발표하는 1분기 GDP 또한 시장에 관심사다. 시장 참가자들은 기업 재고 감소와 소비자 지출 급감으로 1분기 GDP가 연율 4.0% 수축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국제 유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며 시장 불안 심리를 자극하고 있는 가운데 FOMC 결과와 연준 의장의 발언은 미 주식시장과 달러 향방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 올 것"이라며 "일단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연준의 통화정책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이나, 혹시 제로금리 부담에 양적완화 축소 등이 거론된다며 달러 강세를 자극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