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9일 달러/원 환율은 오전 11시 5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9.90원 오른 1,202.2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달러/원은 개장 초부터 상승 흐름을 연출했다.
지난 주말 사이 글로벌 달러는 약세를 보였지만,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 확진자가 500명선을 넘어서며 공포심을 유발한 데다, 뉴욕 주식시장 하락, 국제 유가 폭락 등 리스크오프 분위기가 서울환시를 압도했기 때문이다.
시장의 공포가 극에 달함에 따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눈에 띄는 감소세를 보였음에도, 금융시장 내 안전자산 위험자산 회피 분위기는 멈출 기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하루 신규 확진자는 지난달 29일 909명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이며 3일 연속 급격히 줄고 있다.
역외는 롱포지션 확대에 나서며 달러/원을 자극하고 있으나 달러 약세에 따라 강도 높은 포지션 구축은 자제하는 모습이다.
다만, 주식 관련 자금의 달러 수요가 꾸준해 달러/원의 상승 압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고 있다.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달러/위안은 달러 약세에 연동하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같은 시각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9225위안을 나타내고 있다.
■ 달러/원, 1,200원대 진입과 안착
이날 오전 코스피시장에서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6천억원이 넘는 주식을 내다 팔고 있다. 지수 역시 폭락 조짐이다.
여하튼 외국인 주식 순매도 자금뿐 아니라 누적 매도 자금까지 고스란히 서울환시에서 달러 수요로 이어지면서 달러/원 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외환 당국의 시장 안정화 조치가 없으면 이날 달러/원은 1,200원대 진입과 안착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 약세가 정상적인 경제 상황에서 일어난 일이 아닌 시장 공포 확대에 따라 진행된 것이어서 달러/원 하락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면서 "당국의 스무딩 오퍼레이션도 중요하나 주식시장이 안정돼야 달러/원은 급등 추세가 꺾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주식시장뿐 아니라 아시아 주식시장이 이날 급락 또는 폭락세를 연출하고 있는 만큼 달러/원의 상승모멘텀은 오후 들어 더욱 강화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 오후 전망…리스크통화 원화 '팔자'
1,200원대 진입한 달러/원은 오후에도 추가 상승을 엿볼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지수가 계단식 하락세를 이어가며 폭락의 조짐마저 보이기 때문이다.
코스피지수가 4% 이상 떨어지자 서울환시 달러/원도 이와 궤를 같이하며 상승폭을 확대하고 있다.
B 증권사의 한 딜러는 "역외를 필두로 한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금융시장이 패닉 상태를 보일 때는 어김없이 리스크통화인 원화를 외면한다"면서 "오늘 서울환시는 수급이나 심리 모두 무너진 상황이라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경기 부양 대책이나 금융시장 안정책이 나와야 하는 데 타이밍을 놓친 것으로 판단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셀 코리아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