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25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90원 내린 1,17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달러/원 하락은 미중 무역합의 기대가 글로벌 자산시장 전반에 확산했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무역합의에 아주 근접했다. 체결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콘퍼런스 참석차 방중한 미 인사들에게 "미국과 1단계 무역합의를 이루려 노력하고 싶다"고 밝히면서 미중 무역합의 기대가 한층 고조됐다.
뉴욕장에서 7.04위안으로 몸을 낮춘 달러/위안은 아시아 역외시장에서 7.03위안 초반선까지 내려섰다.
특히 중국 언론에서 "1단계 무역합의가 매우 근접했다"고 보도하면서 장 막판 달러/위안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달러/위안은 7.0332위안을 나타냈다.
■ 외국인 주식 순매도·삼성중공업 수주가 달러/원 추가 하락 발목
외국인 주식 투자자들의 주식 순매도가 장중 내내 이어지면서 미중 무역합의 훈풍을 타고 내리던 달러/원 환율에도 브레이크가 걸렸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 순매도는 MSCI 반기 리밸런싱 때문이라는 추정이 지배적이지만, 계속되는 외국인 주식 순매도로 서울환시에서는 좀처럼 리스크온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오는 26일 종가 기준으로 시행되는 MSCI 반기 리밸런싱에서는 중국A주(중국 본토 증시 상장주식)의 신흥시장 지수(EM 지수) 내 3차 편입이 진행된다.
이날 역시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2천600억원어치에 가까운 주식을 내다 팔았다.
삼성중공업은 이날 유라시아 지역에서 발주한 15억 달러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무역합의 기대에 달러/위안 하락까지 겹친 대외 환경에 비해선 오늘 달러/원의 하락폭이 크지 않았다"며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매도가 연일 이어지며 서울환시 수급과 심리에 영향을 미친 탓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 26일 전망…미중 무역합의 낙관론 확산 주목
오는 26일 서울환시 달러/원 환율은 미중 무역합의 기대가 뉴욕 금융시장은 물론 글로벌 자산시장에서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를 공고히 다질지에 따라 방향성을 잡아 나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원 1,175원선 주변에 몰려 있는 결제와 역송금 수요가 소화될지도 미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 주목 여부에 따라 달렸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중 무역합의 이슈와 별개로 MSCI 리밸런싱 외국인 주식 순매도가 오는 26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점은 달러/원 하락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