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합의 우려는 류허 중국 부총리의 발언으로 어느 정도 완화됐다고 하지만, 홍콩 인권법의 미 상하원 통과와 이에 따른 미중 정치적 갈등 가능성 제기로 시장 불안 심리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전일 류허 부총리는 베이징 연설에서 "지지부진한 협상 진행과 홍콩 인권법 이슈를 둘러싼 긴장에도 미중이 무역합의를 이룰 것으로 조심스럽게 낙관한다"고 말했다.
이에 달러/위안은 아시아 시장에서 7.05 위안에서 7.04위안대로 내려섰고, 뉴욕환시로 건너와서는 7.03위안대로 떨어졌다.
달러/위안 하락에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도 소폭이지만 하락세를 나타냈다.
최근 달러/원 1개월물의 스와프포인트가 -0.65원인 점을 고려하면 NDF 달러/원 1개월물 환율은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거래된 현물환 종가(1,178.10원)보다 1.30원 하락한 셈이다.
그러나 홍콩 인권법이 미 의회 통과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승인만 남겨 놓게 되면서 미중 무역합의 기대 재료가 시장에서 그리 큰 영향력을 발휘하진 못했다.
홍콩 인권법이 미중 무역합의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미중 무역합의 기대가 다시 살아나고 있지만, 홍콩 인권법 이슈가 등장함에 따라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오늘 달러/원의 상승과 하락을 모두 염두에 둬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그러나 달러/위안 하락에 따라 달러/원의 하락 가능성에 좀 더 무게를 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달러/원이 3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가격 부담을 느낀 시장참가자들이 달러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며 "다만 시장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외국인 주식 순매도가 또다시 이어진다면 달러/원의 하락은 제한된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이날 달러/원 레인지로 1,174~1,179원을 제시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밤사이 호재는 부재했고, 불확실성은 오히려 커졌다는 점에 비춰봤을 때 국내증시 외국인 자금 유출은 계속되며 달러/원의 하방은 경직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유로화 급락으로 인한 글로벌 달러 강세도 달러/원의 하단을 경직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위안화 약세가 제한됨에 따라 오늘 달러/원은 소폭 하락 출발한 뒤 상하방이 모두 경직된 모습을 보일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