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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트럼프와 적들의 반격..중국의 공격적 태세전환과 전직 연준맨의 훈수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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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08-28 13:55 최종수정 : 2019-08-29 16:58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현지시간 27일 미국채 10년-2년 금리 역전폭이 4bp 넘게 확대됐다.

시장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연준의 태도가 단기 금리 하락을 제한하고 있는 가운데 한층 격화된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물 금리를 더욱 낮추고 있기 때문이다.

간밤 미국채10년물 금리는 6.32bp 하락한 1.4702%, 국채30년물 수익률은 8.67bp 떨어진 1.9504%를 기록했다. 반면 국채2년물 금리는 2.1bp 하락한 1.5140%를 기록해 낙폭이 제한됐다.

미국채 시장에서 10년-2년 금리 역전폭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비하고 있던 2007년 5월 이후 가장 확대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최근엔 중국의 강경 대응이 유독 눈에 띈다. 최근 미국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중국의 입장이 보다 명확해진 가운데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 역시 트럼프의 금리를 내리라는 압력에 호락호락하지 않다.

이런 분위기 속에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는 더욱 고조되고 있다.

■ 중국, 내년 트럼프 낙선 목표로 하고 있을 가능성

중국이 최근 보여준 행동엔 미국과 한번 대결을 해 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묻어난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지난 23일 중국 상무부는 미국산 수입품 750억 달러에 5~10% 관세를 부과하고 대두 관세율 25%을 30%로 상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12월 15일부터는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25%의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고 자동차 부품에 5% 관세를 물리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미국이 관세율을 더 올린다고 하면서 양국 관계의 긴장이 고조됐다. 중국의 이번 관세 인상 조치에서 눈에 띄는 것은 트럼프의 지지 기반을 타겟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6년 트럼프에게 대선 승리를 안겼던 팜(Farm) 벨트와 러스트(Lust) 벨트 지역을 겨냥해 관세를 높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의 승리를 막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고도 볼 수 있다.

중국이 이처럼 큰 마음 먹고 대응하는 것이라면 쉽게 물러서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자신들의 체력을 비축하면서 '버티기와 시간끌기'로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

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트럼프 낙선을 목표로 대응하는 것이라면 먼저 양보하기 어렵다"면서 "미국의 압박이 강화될 수록 중국의 버티기 수위도 높아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최근 중국은 경기 부양 강화의 방향으로 일부 미세조정을 하고 있다"면서 "인프라 투자 프로젝트의 최소 필요자본 규모를 낮추는 것, 지방 특별채 발행규모를 기존에 비해 증액하는 것, 개인 주택구매용 대출금리를 새로운 정책금리로써 도입한 최우량대출(LPR) 금리에 연동하도록 하는 것 등의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중국경제의 건전성에 훼손이 가는 문제를 감수하고서라도 미국에 대항하기 위한 체력 비축에 나섰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 중국의 통제 시스템, 미국과 싸우는 데 유리할 수 있어

중국 당국이 미국에 대한 항전 의지를 밝히기 전후 '준공무원 기관'이라고 할 수 있는 중국 언론들은 당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보도를 내놓는다.

미국에서 트럼프가 주변의 비판을 많이 받는 반면 중국 당국과 언론은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주말 미중이 관세 인상으로 치고 받은 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두 차례 전화를 걸어 협상재개를 요청했다. 미국도 중국의 요청을 받아들여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중국 외교부에서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외교부 겅솽 대변인은 트럼프 미 대통령이 언급한 주말 미중 고위급 전화통화와 관련해 "그런 전화 통화에 대해 여전히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우리는 미국에 보복할 수단이 충분히 많다"면서 결의를 다졌으며, 관영 글로벌타임스의 편집장 후시진은 "중국의 내수비중은 갈수록 높아질 것이며 미국이 중국을 압박하기 한층 어려워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이 미국에 대항하는 과정에서 국가 시스템의 장점을 최대한 이용하려고 할 수 있다.

중국 내부적으로 권력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긴 하지만, 민주주의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미국에 비해 유리할 수 있다는 점도 거론된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중국은 공산당 일당독재와 국가자본주의로 움직이는 체제"라며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시스템이 미국의 공격을 견뎌낼 수 있는 힘"이라고 말했다.

DB금융투자 경제분석팀은 "2018년과는 다르게 트럼프가 수세적으로, 중국이 공세적으로 변했다"면서 "미국의 성장률 하락이 예상되고 S&P500 주가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데다 내년 선거를 앞둔 미국은 자유주의 특유의 약점을 가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분석팀은 반면 "중국은 여론을 통제할 수 있고 건국 70주년 기념행사를 앞두고 있다"면서 "내적으로 경제부양에 나서면서 미국과 장기전에 대비하는 모습이며 대미 경제 안보 정책을 더욱 강하게 밀고 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 트럼프의 또다른 敵 '연준'..윌리엄 더들리, 트럼프 도우지 말라고 조언

출처: 트럼프 대통령 트윗,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에 대한 비난과 트럼프에 대한 비난 댓글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중국과 연준을 싸잡아서 비난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면서 연준도 '적'의 범주에 넣는 모습까지 보였다.

하지만 연준이 쉽게 금리를 대폭 내려줄 것 같지는 않은 분위기다. 이러다 보니 트럼프 정책팀의 힘이 빠지는 측면도 있다.

최근 잭슨홀 파월 연준 의장의 연설을 앞두고 연준 관계자들이 당장 적극적인 금리 인하 필요성은 없다는 식의 발언을 하면서 금융시장을 긴장시켰다.

이후 현지시간 23일 파월 의장은 잭슨홀 심포지엄 연설에서 "무역전쟁이 기업들의 투자와 자신감을 방해하고 글로벌 성장을 악화시키는 원인이라면 연준이 통화정책을 통해 이 모든 것을 바로잡을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경기 확장세 유지를 위해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두긴 한 것이지만, 시장의 기대 만큼 연준이 적극적인 완화 의지를 보이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의 압박이 지속되자 은퇴한 연준 관계자까지 나서서 훈수를 둬야 했다.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연방은행 총재는 27일 블룸버그 기고문을 통해 "트럼프의 재선은 미국은 물론 글로벌 경제에도 위협"이라며 "연준이 미국의 무역전쟁을 도우면 안 된다"고 거들었다.

트럼프의 방식이 연준의 독립성을 위협하고 미국의 장기적인 발전도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들리는 더 나아가서 "통화정책 최상의 목표가 장기적인 경제 발전을 이루는 것이라면 연준은 그들의 결정이 2020년 선거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려해야 한다"는 표현까지 썼다.

사실상 연준이 트럼프에 반하는 정치적 결정까지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편 것이다. 하지만 연준은 정치적으로 독립적이어야 하는 조직이다.

이러다 보니 미셸 스미스 연준 대변인은 "연준의 정책결정은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이라는 의회가 부여한 맨데이트에 따른다"면서 "정치적 고려는 절대적으로 어떤 역할도 하지 못할 것"이라는 답변을 내놓아야 했다.

아무튼 트럼프가 너무 몰아붙이다 보니 퇴직 전까지 연준 내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했던 사람 중 하나인 더들리까지 나선 것이다.

미중 무역전쟁 관점에서 중앙은행이 자국 행정부를 도와줘야 한다고 볼 수 있지만, 트럼프와 연준의 관계도 상당히 이상하게 꼬인 상태다.

DB금융투자 분석팀은 "미중 무역분쟁에서 도와줘도 시원찮을 판에 X맨 역할을 자처하는 연준이 있다"면서 "팀킬의 우려 속에 트럼프의 발작적 신경증이 도질 수 밖에 없는 시기"라고 분석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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