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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운용 유영재 "높은 금리로 장기채 투자 가능 국면…인플레이션 관건" [인터뷰- 채권시장의 파수꾼들 (3)]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8-13 06:00

정책금리 선반영…인상 속도·횟수 변수
"내년 상반기까지 채권투자 적기 판단"

유영재 KB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전무) / 사진제공= KB자산운용(2026)

유영재 KB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전무) / 사진제공= KB자산운용(2026)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불확실성이 높은 채권시장을 겪고 있다. 국내 빅5 자산운용사 채권 운용역으로부터 시장 진단과 대응, 운용 철학과 전략, 향후 전망 등을 들어본다. <편집자 주>

"높은 금리 수준에서 장기투자가 가능한 여건으로, 올해 말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채권 투자 적기로 판단됩니다. 장기적으로 자본차익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인플레이션 장기화 시 크레딧·유동성 위험 증가 가능성은 고려해야 합니다."

유영재 KB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전무)은 12일 한국금융신문과의 인터뷰에서 4%대 중반을 넘은 국고채 30년물 금리 흐름을 지목하며 장기채 비중 확대를 모색할 시점이라고 시사했다.

유 본부장은 올해 채권시장 운용 난이도를 '극상(極上)'이라고 볼 만큼 녹록하지 않다고 판단했지만, 한편으로는 하반기 이후 개인들도 분할 매수로 채권 ETF(상장지수펀드) 등에 노크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변수가 덮은 채권시장…긴축 최종금리 관심

채권 한 우물을 판 유 본부장이지만, 올해 채권시장은 "변수가 너무 많다"는 점에서 특히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미국-이란 전쟁 발(發) 유가(油價) 불안, 원/달러 환율 변동, 반도체 호황, K자 성장 양극화, 주식시장으로의 '머니 무브(money move)' 등이 겹쳤기 때문이다. 그는 "이에 금리는 상승했다, 빠졌다 하며 계단식으로 올라가는 양상을 보였다"며 "비우호적인 채권시장이 1년 반 넘게 지속 중이다"고 말했다.

최근 채권 운용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는 변수는 역시 한국 정책금리다. 3년6개월 만에 금리인상으로 시작된 긴축 사이클의 최종금리(terminal rate)가 관심사다. 유 본부장은 "일단 3.5% 수준 금리가 컨센서스로 어느 정도 형성돼 있고, 국고채 3년물에 선반영돼 최근 3.8% 중심으로 횡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금리 인상 횟수, 속도가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급에 영향을 주는 변수로는 정부 정책이 있는데, 확장재정 기조는 부담 요인이다. WGBI(세계국채지수) 자금 유입은 예상보다 미진했다고 전했다. 연기금, 보험사의 자금도 채권 쪽으로 유입이 크지 않아 수요 측면에서 견고하지 못했다. 특히, 주식시장 호황에 따라 채권펀드 환매 요인도 더해졌다.

다만, 대형 반도체 기업 발(發) 자금이 3년물 이내를 사들이면서 시장 안전판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유 본부장은 "채권 쪽에서 자금 부족(shortage)이 계속되는 상황인데, 이러한 수요 공백을 채워주고 있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만기·크레딧 전략 중점…‘채권답게’ 운용

채권 전략에서는 상대가치 전략을 중점으로, 만기배분 전략과 크레딧 전략에 힘을 실을 방침이다. 유 본부장은 "만기는 플래트닝으로, 긴쪽과 짧은 쪽 바벨 형태로 중간을 비우는 전략, 또 크레딧은 장단기 스프레드가 확대되면서 함께 넓어져 있어서 우량 크레딧 비중을 높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크레딧 투자의 경우 리스크에 대한 보상이 높아 매력도가 있는 상황이나, 무조건 안전성으로 선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듀레이션 전략의 경우, 금리 방향성을 예단할 수 없어서 지금 쓰기에 만만치 않다는 판단이다. 그는 "정책금리가 어느 정도 고원을 형성하면, 내년 하반기쯤 듀레이션 확대에 승산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본부장은 "고객 맨데이트(mandate)에 충실하는 것"을 운용 원칙과 철학이라고 강조했다. 타인의 자금을 위탁받아서 대신 운용하고 보수를 받는 만큼, 고객이 납득 가능한 운용 성과를 제공하는 게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봤다. 성과를 위해 과도한 리스크를 지기보다는, 벤치마크나 목표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도록 '채권답게' 운용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성과 변동성을 낮춰 안정적 수익을 확보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증시 ‘머니무브’·수요견인 인플레 변수

채권 운용 환경으로 법/제도 관련해서는 증시 활성화 정책을 가장 주목했다. 실제로 주식시장으로 돈이 이동하면서 채권시장이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유 본부장은 "개인뿐만 아니라 기관 투자자들도 주식 포지션이 많이 늘었다"며 "주식시장 성장세가 계속되면 채권 금리가 올라갈 가능성 등도 살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가장 경계하는 리스크는 글로벌 장기금리 상승을 꼽았다. 그는 "장기금리 상승은 미래의 기대인플레이션이 올라갈 것을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장기화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공급 측면에서 유가 불안 요인이 있고, 또 우리나라는 반도체 호황에 따른 수요견인 인플레이션도 있다.

장기 자금의 수요 공백은 금리 상승을 유발한다고 했다. 기존의 국민연금, 보험 등 기관투자자의 장기 자금은 축소되고, 개인 퇴직연금은 증가 중이나 주식으로 옮겨가 단기 자금 쪽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유 본부장은 "결국 금리가 빠질 것이라고 예측될 때 채권으로 자금이 들어오는 것인데, 현재는 시기상조"라며 "장기채 비중 확대를 모색할 수 있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퇴직연금에서 장기채 ETF 분할매수 유효"

단기적으로 국내 채권시장의 기회요인과 위험요인은 상존한다고 봤다.

유 본부장은 "국고채 30년물 금리로 현재 4.6~4.7% 가량을 받을 수 있는데, 이는 높은 금리"라며 "현재 주식시장 기대수익률이 높기는 하지만 상승세가 진정되면 개인 등도 수익 확정 측면에서 장기 국채 투자 수요가 생길 것으로 본다"고 제시했다.

다만, 높은 금리의 이유를 살피면, 이는 오히려 위험요인도 될 수 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될 우려가 아직까지 해소되지 않았고, 금리가 높은 상태가 계속되면 차입급이 많은 '약한 기업'이 부실해지고 부동산 등으로 연쇄적인 악영향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우선 높은 금리 수준은 내년 초 정도까지 채권 매수의 기회(chance)라고 판단했다. 유 본부장은 "노후 보장을 위해 개인/퇴직연금에서 ETF 등으로 분할 매수로 장기채에 투자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 성장률을 감안하면 향후 금리 수준이 떨어져 장기적으로 자본차익도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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