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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화된 GA, 현재와 미래 ② 보험 수수료 개편안 GA 소속 설계사 역차별 논란

장호성 기자

hs6776@

기사입력 : 2019-08-19 00:00

보험사 설계사보다 적은 수수료 ‘반발’
GA 실체 명문화·개편안 시행 유예도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독립보험대리점(GA)은 최근 3년간 눈부실 정도로 빠른 성장을 이룩하고 있다. 다양한 회사의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GA의 특성상 설계사들이 급속도로 몰려들었고, 어느덧 보험사의 영업채널 전반을 GA가 장악하는 형국이 된 것이다. 하지만 GA의 급격한 성장세 속에서 크고 작은 부작용들도 발생하기 시작했다.

어느덧 GA는 보험업계에 있어 양날의 검과 같은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본 기획에서는 국내 GA업계가 마주하고 있는 명과 암, 그리고 미래상에 대해 심층적으로 분석해본다.〈편집자 주〉


2015년 무렵부터 급격하게 덩치를 불려온 독립보험대리점(GA)은 어느덧 명실상부 보험업계의 주력 판매채널로 자리매김하며 연일 매출액·소속 설계사 수 등 각종 지표에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지난 1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보험 사업비 및 모집수수료 개편안은 승승장구하던 보험대리점 업계에 치명상을 안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번 개편안을 두고 보험업계는 저금리·저출산·고령화 등으로 인한 영업 불황 속에서 과도한 사업비 경쟁을 줄여 시장 과열을 막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GA를 비롯한 설계사 업계는 수수료 감소로 인한 전반적인 수익 악화를 우려하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실제로 금융위의 사업비 및 수수료 개편안은 당초 7월 중~하순경에 발표될 예정이었지만, GA업계의 반발로 인해 조정기간을 가진 뒤 예정보다 늦은 8월 초에 공개됐다.

개정안이 발표된 이후에도 GA협회를 비롯한 GA업계 관계자들은 개정안 시행을 두고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며 지속적인 우려를 표하고 있는 상태다.

◇ 수수료 인하 직격탄 맞는 GA업계·유탄 맞을 중소형 보험사 ‘시름’

금융당국의 보험 사업비 및 수수료 개편안의 주요 골자는 불합리한 사업비와 불투명한 모집수수료 체계를 개선해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늘리는 것이다.

그간 보험업계는 과열경쟁 체제 하에서 살아남기 위해 매년 사업비 증강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었다. 늘어난 사업비는 곧 보험 소비자들의 보험료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여기에 일부 설계사들이 더 많은 수당을 받기 위해 소비자를 위한 상품보다는 수수료가 높은 상품을 판매하거나 과잉 권유에 나서는 등 설계현장의 폐단도 심각했다. 구체적인 개편안을 살펴보면 우선 보장성보험을 저축성보험으로 오인시켜 판매하는 관행을 해결하기 위해 보장성 상품의 저축성격 보험료에 대한 해약환급금 개편 및 공시·안내를 강화하는 방안이 마련됐다.

또 과도한 모집수수료 책정으로 작성계약(가짜계약)과 불완전판매가 난립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계사의 1차년도에 지급한 모집수수료와 해약환급금의 환급액이 납입보험료 이내로 설정되도록 하는 방안도 마련됐다.

금융당국은 해가 갈수록 높아지는 해지율과 다른 보장성 보험에 비해 최대 10%p까지 높은 사업비 등을 고려해 사업비와 해약공제액을 현행의 70% 수준으로 인하하기로 했다. 이 경우에도 보험료가 3%가량 줄고, 환급률도 5∼15%포인트 개선될 것으로 관측됐다.

특별한 모집 노력이 필요하지 않은 갱신·재가입 보험은 사업비를 최초 계약의 70% 수준으로 줄여 보험료를 3%까지 줄일 수 있게 됐다. 소비자가 체감하는 보장성보험의 보험료 역시 기존보다 낮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같은 개편안에 대해 보험업계는 대체로 환영의 의사를 표하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IFRS17를 포함해 업계에 험난한 이슈들이 가득한 상황에서 이번 중재는 모처럼 꼭 필요한 부분이었다”고 평하는 한편, “앞으로는 과도한 사업비 경쟁이 아닌 상품으로 경쟁할 수 있는 시대가 와야 할 것”이라는 생각을 전했다.

반면 수수료 인하로 직격탄을 맞게 될 설계사들 및 GA업계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보험설계사 A씨는 “보험사들이 영업 불황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실질적으로 그것을 체감하는 것은 현장에서 뛰는 설계사들”이라며, “어려운 것은 모두 똑같은데 현장에만 그 피해를 전가하는 것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GA업계는 모집 수수료 개정 시 GA의 운영·관리를 위한 관리조직과 그에 따른 인건비, 임차료, 전산비 등 운영비용을 인정하는 문구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설계사 교육을 위한 책자나 자료 등이 여기에 속한다.

GA 한 관계자는 “GA 각 지점은 이러한 부분들을 자비로 충당해야 해 보험사에 비해 추가적인 비용이 든다”며, “최근 GA에 대한 규제가 기존 원수사들과 동등한 수준까지 강화되고 있는 추세인데, 규제는 규제대로 적용하고 처우는 다르다는 것은 불합리한 처사”라고 덧붙였다.

보험계약 1차 연도 수수료·수당 상한선을 1200%로 두는 방안에 대해서도 GA업계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GA업계는 보험사로부터 지급받은 수수료에는 소속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수당에 더해 임차료, 인건비, 전산비 등 운영비용이 포함돼 있으므로 상한선을 두면 사실상 GA 운영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GA협회 관계자는 “GA 소득이 줄어드는 등 영업 악화가 지속될 경우 소득이 낮은 설계사나 GA는 아예 영업을 접어야 하는 상황까지 올 수 있다”고 짚으며, “이번 개편안에서 GA업계와의 공생이 고려되지 않은 것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부연했다.

GA 의존도가 대형사들에 비해 높은 편인 중소형 보험사들의 표정 역시 밝지만은 않다. 자체 설계사 대면채널이 크지 않아 GA를 통한 영업에 매출의 큰 비중을 기대고 있는 중소형사들은 이번 개편안으로 인해 GA업계가 위축되면 덩달아 매출 감소를 감내해야 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번 개편안이 ‘대형사만 배불리는 졸속 개편안’이라며 날선 반응을 쏟아내고 있기도 하다.

특히 개편안의 여파로 GA소속 설계사들이 충분한 교육이나 복지를 제공하는 대형사들로 쏠리면서 현재도 보험업계에 만연한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이 경우 소비자의 선택권이 줄어드는 역효과가 발생하면서, 당국의 ‘소비자 보호’라는 개편안의 취지까지 퇴색될 수 있다는 부정적인 관측이 나오고 있다.

◇ “일시적 완화 효과 있으나 근본적 경쟁구도 해소는 어려울 것” 개편안 실효성 지적

그런가하면 이번 개편안의 시행 시기나 파급효과가 아쉬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먼저 관심을 모았던 수수료 분급제도의 경우 현행 선지급 제도와 병행해 선택적으로 도입할 수 있어 강제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분급제도를 시행하면 선지급 제도에 비해 조금 더 많은 수수료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일부 고소득 설계사를 제외하면 GA 소속 설계사들은 그때 그때 필요한 지출이 많아 분급제도를 선택할 메리트가 적다는 것이 시장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선지급 체제를 유지한다고 해서 무언가 패널티가 주어지는 것도 아닌 상황에서, 소득이 충분치 않은 설계사들은 굳이 분급제도를 채택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짚었다.

모집수수료 한도 정책 역시 1차년도에 한정됨에 따라 2차년도 이상으로 넘어갔을 때는 결국 현재의 과당경쟁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조삼모사’ 구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 측은 “시장의 상황을 고려해 단계적·점진적으로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라면서도 구체적인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NH투자증권 정준섭 애널리스트는 “모집수수료 한도 정책 시행 시기가 2020년이 아닌 2021년이라는 점과 2차년도 이후 사업비 한도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지 않은 점이 아쉬운 대목”이라고 짚으며, “사업비 체계 개선의 경우 내년 4월부터 신계약비 재원이 축소되는 만큼 신계약 경쟁이 일부 완화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나, 보험료 인하가 동반되기 때문에 정책에 따른 보험사 실익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사업비가 과다한 보험상품의 공시를 강화해 규제 준수효과를 늘림으로써 보험료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방침에 대해서도 의문부호가 나왔다.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이 해약환급금 계산시 해약공제액 차감 한도를 정하고 있으나, 한도에 해당하는 사업비를 초과해 보험료를 책정한 보험상품이 늘고 있다며 문제를 제시했다.

특히 최근 GA채널에서 생보사와 경쟁하는 손보사들도 수당과 수수료 확보 목적에서 한도를 초과한 사업비를 책정하고 있어 폐단이 발생하는 실정이었다.

이에 당국은 원가분석 없이 모집수수료를 지급하기 위해 해약공제액 한도를 초과해 사업비를 책정하는 경우 해당 상품의 사업비를 공시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당국은 이를 통해 보험료가 2~4%가량 인하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 역시 상품에 가입할 때 공시 내용이나 약관을 자세히 읽어보는 소비자가 아니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슷하게 문제로 제시됐던 저·무해지환급형 보험상품 안내 강화에 대해서는 소비자가 저·무해지환급형 상품 가입 시 해지환급금이 없거나 적을 수 있다는 부분을 ‘자필로 기재하도록’ 해 소비자의 이해도 제고에 나선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개편안 마련은 일시적으로 보험업계의 사업비 및 수수료 과당경쟁을 일시적으로 완화하는 효과는 기대할 수 있지만 현장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KB증권 이남석·유승창 애널리스트는 “이번 정책 발표를 통해 보험상품 사업비 부가와 모집질서의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나, 손해보험업종의 주가 반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다”며, “모집수수료 관련 제도 시행 이전인 2020년까지 정책 시행에 기댄 경쟁 강도 완화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신계약 점유율 확보를 두고 손해보험사의 과당 경쟁이 지속된다면 2020년 실적 개선 또한 낙관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정리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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