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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폭발 위기 몰린 자동차보험 적자폭탄

장호성 기자

hs6776@

기사입력 : 2019-08-05 00:00

▲사진: 장호성 기자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최근 손해보험업계의 고민거리는 단연 자동차보험이다.

올해만 벌써 두 차례의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단행했지만 이것만으로는 잡힐 기미가 보이지 않는 손해율 문제에 대처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렇다고 추가적으로 보험료를 올리자니 1년에 세 번이나 인상을 단행하는 것은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

손해율이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고객한테 지급한 보험료로 나눈 값을 말한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지난 2017년 73.9%로 저점을 찍은 후 매년 증가하는 추세로, 올해 1∼3월 누적 손해율은 79.1%에 이른다.

올해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에서 1조 원 이하의 ‘적자’를 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보험사들은 ‘보험 영업’에서는 큰 이익을 남기지 못한다지만, 흑자가 아닌 적자를 내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다. 10, 20억도 아닌 1조 원의 적자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자동차보험 시장의 상황이 심각하다는 증거인 셈이다.

손해율 악화의 주요 원인은 ‘물적담보’ 손해율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물적담보 손해율은 대물배상과 자기차량손해담보 등 피해물의 수리 등에 활용되는데, 이 부분의 손해율은 2017년 69.2%에서 지난해 79.8%로 크게 늘었다.

반면 대인배상Ⅰ·Ⅱ, 자기신체사고 등 피해자 치료에 활용되는 인적담보 손해율은 같은 기간 81.8%에서 78.5%로 줄었다.

‘의무보험’에 속하는 자동차보험은 손보사들에게 있어서도 일종의 ‘의무’처럼 떠안겨진 상품이다. 자동차보험은 당초 공보험의 일종으로 정부 주관 하에 판매되던 상품이었다. 그러나 1990년대부터 점차 민영화의 길로 접어들며 현재의 자유경쟁 체제가 구축됐다.

하지만 말로는 ‘민영화’라고 하지만, 자동차가 있다면 자동차보험에는 필수적으로 가입해야 하기에 시장 원리에 입각한 자유로운 가격경쟁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하소연이다.

대형 손보사 한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손보사들 입장에서도 상품보다는 ‘서비스’라는 느낌으로 판매하고 있다”며, “차보험으로 흑자를 남기겠다는 마음으로 영업을 하고 있는 손보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태풍 등 자연재해가 적었고, 다이렉트 채널의 약진이 두드러졌던 2017년을 제외하면 자동차보험이 영업 흑자를 보인 해는 거의 없었다.

그럼에도 자동차보험은 정부의 ‘소비자 물가지수’에 포함되어 있기에, 아무리 적자 기조가 굳어지고 심화되더라도 가격 인상에 있어 정부의 감시가 심한 상품이다.

올해 1월 자동차보험료가 한 차례 인상된 뒤 손보사들이 ‘추가인상이 필요하다’며 군불을 뗐지만, 정부는 이들에게 역으로 ‘인하 요인도 고려하라’는 답변을 내놓아 손보사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과도한 사업비 경쟁이 있지 않았는지 돌아보라는 의미다.

그러나 주요 손보사들의 사업비율 증감 추이를 살펴보면 다이렉트 채널 활성화로 일시적인 호황이 있었던 2017년을 제외하면 최근 5년간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상품 구조가 전반적으로 비슷하기 때문에 한 번 자리를 잡으면 추가적으로 많은 사업비 지출이 필요한 상품은 아니다”라고 설명하면서도, “그러나 최근에는 신규 수요 감소 등으로 경쟁이 심화돼 어쩔 수 없는 지출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물론 자동차보험은 손보사들에게 있어 고객의 데이터베이스 확보를 통해 고객이 다른 상품 가입하도록 유도하는 ‘미끼’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처럼 보험시장이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포화 상태에 접어든 상태에서는 이 같은 마케팅 효과도 거의 미미한데다, 더 이상 자동차보험의 적자를 방치한다면 다른 상품의 보험료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동차보험이 비록 의무보험에 해당한다지만, 민간 보험사들이 판매하는 상품인 만큼 필요한 선에서의 가격 인상은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작금의 쥐어짜기식 규제가 지나칠 정도로 계속되면 안에 있던 내용물이 터져서 흘러내리는 불상사가 발생할지도 모를 일이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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