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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미중 협상 전진과 금융시장의 눈치보기

장태민

기사입력 : 2019-02-22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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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트윗

자료=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트윗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전날 일부 외국 언론이 미국과 중국이 양해각서(MOU) 6건 초안을 작성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미중 무역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됐다.

미국과 중국은 강제 기술이전 ·사이버 절도와 지식재산권, 서비스와 농업, 환율과 비관세장벽을 비롯한 6개 분야에서 MOU 초안을 작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구입할 미국산 상품 10개 품목도 포함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중국은 워싱턴에서 진행된 차관급 회담에 이어 이날부터 이틀간 3차 고위급 무역협상을 진행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중국 무역 협상단 대표인 류허 부총리를 접견할 것으로 보도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22일 중국 협상단 대표를 만나는 것은 무역협상에 상당한 진전이 이뤄졌음을 나타내는 시그널로 해석할 수 있어 추이가 주목되고 있다.

■ 화웨이, 그리고 트럼프의 트윗..미중 협상 기대치 높여

5G 통신장비업체 세계 1위이자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 애플과 경쟁하는 화웨이는 중국의 기술 발전을 상징하는 업체다. 이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공세가 누그러지고 무역협상이 해피 엔딩으로 끝날지 관심이 고조돼 있다.

최근엔 미국이 주도한 화웨이 배제 전략에서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이 이탈하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미중 협상 타결에 무게를 둔 미국이 결국 한 발 물러설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가능한 그림이 만들어졌다.
지난해 12월 화웨이 창업주 런정페이의 딸이자 화웨이 창업주 런정페이의 기술부회장인 멍완저우 CFO가 체포되면서 미중 갈등이 고조되고 주가가 폭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누그러지면서 화웨이에 대한 공세가 한풀 꺾일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트윗에 언급한 내용이 이목을 사로잡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가능한 한 빨리 5G, 6G 기술을 도입하기를 원한다"면서 "그 기술은 지금의 표준보다 파워풀하고 빠르고 스마트하다. 미국 회사들도 노력을 강화해서 뒤쳐지지 않도록 해야 하고 그럴 이유도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은 발전된 기술 차단이 아니라 경쟁을 통해서 이겨야 한다"면서 "미국은 모든 분야에서, 특히 기술 분야에서 리더가 돼야 한다"고 했다.
영국은 최근 화웨이 장기가 국가안보를 위협한다는 근거가 없다고 밝혔고 독일은 화웨이 제품 사용을 금지할 뜻이 없다고 했다. 이처럼 화웨이 배제 전략이 제대로 먹히지 않는다는 현실론을 감안, 트럼프 대통령이 화웨이에 대한 유화적 제스추어를 통해 무역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는 것일 수 있다.

미중 무역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같은 발언을 내놓아 미중이 양보를 통해 합일점을 찾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 여전히 협상 비관론 남아 있지만..긍정적인 분위기 우세

여전히 미중의 무역협상을 지켜봐야 한다는 조심스런 시각도 적지 않고 여전히 회담이 실패로 귀결될 것이란 비관론도 있다.

하지만 현재의 협상 추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각이 더 우세하다. 최근 미중 양국은 '3월 1일로 정해진 협상 데드라인 연장 가능', '의무사항 문서 교환'에 이어 이번엔 '6가지 현안에 관한 양해각서' 소식까지 전해졌다. 전체 흐름을 보면 일단 회담이 스무스하게 진전되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일각에선 미국의 위안화 평가절하 요구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을 하기도 한다. 중국 외교부가 최근 이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기 때문이다.

외교부의 겅솽 대변인은 최근 "첫째 중국은 책임있는 국가로서 경쟁적인 통화절하에 개입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여러차레 밝혀왔다"면서 "두번째 우리는 위안화 환율을 무역 협상의 툴로서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세번째 미국이 시장의 법칙과 객관적인 사실을 존중하면서 환율 이슈를 정치적으로 활용하질 않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중국의 이같은 반응이 나오자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란 인식도 강화됐지만, 일부에선 이를 갈등이 강화될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평가도 내놓고 있다.

미국의 중국 통화 가치에 대한 간섭이 걸림돌이 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해 7월 트럼프 대통령은 "위안화 가치가 바위처럼 떨어지고 있다"면서 미국에 큰 불이익이 가해지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위안화 가치는 달러에 대해 1% 강해졌으며, 인민은행은 중국이 강한 통화를 원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특히 최근 중국이 금융 분야의 문호를 좀더 개방하고 있는데다 위안화 국제화에 힘을 쏟고 있어 미국의 위안화 가치 안정 요구가 이번 협상에 큰 짐이 될 것이란 분석은 지나치다는 평가도 내놓고 있다.

미즈호 은행의 이코노미스트인 비슈누 바라탄은 "인민은행도 지금 위안화 안정을 추구하고 있다. 미국이 위안화 안정을 원한다는 말은 사실 불필요해 보인다"면서 "베이징이 원치 않는 것은 미중 무역분쟁 리스크로 인해 자본 유출이 일어나고 자산시장이 흔들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자국 통화에 대한 외부의 간섭을 싫어하지만, 현재 중국 당국의 통화가치에 대한 입장이 미국 요구와 어긋나지 않아 위안화 안정 요구가 무역협상을 망칠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 위험·안전 자산들의 눈치보기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되면서 양국, 그리고 전 세계의 피로감도 높아졌다.

깔끔한 모양새를 갖춘 타결은 어렵지만, 양국 정상 모두 합의를 통해 정치적 입지를 공고히 할 필요성이 있다는 관측들도 적지 않다.

운용사의 한 주식매니저는 "미국과 중국이 디테일 문제를 단번에 해결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어떻게든 이번엔 성과를 내려고 할 듯하다"면서 "일단 지난해부터 장기간 이어졌던 협상이 막바지 국면에 와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여전히 기업부채로 인한 디레버리징이 필요한 가운데 경기 부양도 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미국과의 갈등을 줄이는 게 필요하다. 미국 역시 경제적 이득을 챙기면서 일단 갈등을 보합할 필요가 크다"면서 "향후에도 두 나라간의 패권 다툼은 지속될 수밖에 없으나, 이전보다는 타결 가능성이 높아진 게 사실"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미중 화해 무드 속에 중국이 3월초 전인대를 통해 시장친화적인 정책을 제시해 주가 추가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다만 미중 갈등 해소에 대한 기대감이 많이 반영됐다는 측면에서 조심스럽게 지켜보는 모습도 보인다.

다른 운용사 매니저는 "미중 협상 관련 낙관론이 강해졌는데, 올해 들어 주가가 많이 뛰면서 기대감이 반영된 부분을 감안해야 한다"면서 "일단 상황을 좀더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채권시장은 주식 분위기와 외국인 등을 보면서 숨을 죽이고 있다. 미중 무역협상 진전 소식에 부담을 느끼면서도 적극적으로 방향을 잡지는 않고 있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채권은 미중 무역분쟁 타결을 염려해 사자가 적극적인 붙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주가 흐름 역시 반드시 상승한다고 보기 어렵고 불확실한 면이 있다. 미중 무역협상 타결은 중국보다 미국에 좋은 상황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중 협상은 중국이 미국 물건을 많이 사주는 방향이어서 반드시 중국 주식시장에 유리하다고만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 협상 타결 이후 중국이 미국산 수입을 늘리는 과정에서 한국에 미칠 영향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들도 보인다.

예컨대 미중 무역협상 과정에서 중국이 향후 6년간 2천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반도체 구매를 제안한 부분 등이 한국에 미칠 영향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즉 현재 연간 70억달러 수준의 미국산 반도체를 수입하는 미국이 이를 300억 달러 이상으로 늘리면 한국에도 영향이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골드만 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중 협상 타결로 중국이 미국산 반도체 수입을 늘릴 경우 한국과 같은 아시아 국가들의 수출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컨대 중국이 한국에서 30% 가까운 반도체를 수입하고 대만에서도 20% 남짓한 비중을 사들이는 상황에서 미국산의 비중이 늘어난다면 두 나라는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수입처 전환 품목이 메모리나 프로세서 칩에 집중될 경우 한국, 대만의 타격이 클 것"이라며 "협상 결과를 세밀하게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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