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우울한 자동차 산업을 통해 본 한국경제의 부진

장태민

기사입력 : 2018-10-31 13:44 최종수정 : 2018-10-31 21:51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자료=통계청

자료=통계청

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지난 9월 한국의 산업활동은 크게 부진한 흐름을 나타냈다.

최근 발표된 3분기 국내총생산(GDP)의 부진한 결과(전기비 0.6%, 전년비 2.0% 성장)를 감안할 때 9월 산업 동향도 좋지 않을 것으로 보였으나 내용은 예상보다 더 나빠졌다.

31일 발표된 9월 광공업생산은 전월비 2.5%, 전년비 8.4% 감소했다. 이는 지난 7월(0.6%, 1.0%)과 8월(1.3%, 2.5%)보다 부진한 것으로 6월(-0.6%, -0.3%) 이후 다시 전월비·전년비 수치 모두 마이너스를 나타낸 것이다. 아울러 감소폭 역시 올해 들어 가장 두드러진다. 전월비 마이너스 폭은 지난해 2월(-3.0%) 이후 가장 컸다.

통계청은 "비금속광물(5.1%) 등에서 증가했으나 자동차(-4.8%), 전자부품(-7.8%) 등이 줄어 전월에 비해 2.5% 감소했다"고 밝혔다.

자동차는 완성차 국내수요 부진 및 관련 부품 생산 감소, 전월 급증 기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부진했다. 전자부품은 OLED, LCD 등 디스플레이패널 수출 수요 감소의 영향을 받았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반도체(15.4%) 등에서 증가했으나 자동차(-15.1%), 금속가공(-19.4%) 등이 줄어 8.4% 감소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전월에 비해 1.8%p 하락한 73.9%로 내려갔다.

김두언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미 3분기 GDP가 발표된 뒤 9월 산업생산에 대한 기대가 높지 않은 상황이긴 했다"면서도 "여전히 제조업 평균가동률 하락과 자동차를 위시한 내구재 생산둔화와 전자부품 부진 등을 감안하면 전반적으로 부진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 둔화 등은 향후 한국경제 성장률 둔화를 시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동행지수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3p, 선행지수순환변동치는 0.3p 하락했다. 동행지수와 선행지수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히 꺾이는 모습을 보여왔다.

▲ 어려움에 빠진 한국 자동차 산업

올해 들어 한국 자동차 산업의 부진은 더욱 두드러진다.

성윤모닫기성윤모기사 모아보기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30일 조선과 자동차 산업에 대한 대책을 각각 11월 말과 12월 초에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선산업이 어려움을 겪은 지는 오래됐으나 최근 들어 자동차 산업의 부진이 두드러져 한국경제에 대한 걱정을 더욱 키우고 있다.

한국 수출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전자와 자동차 가운데 자동차의 상황이 녹록치 않은 것이다.

내수가 부진한 상태에서 수출마저 좋지 않아 자동차 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됐다. 지난 2016년부터 자동차 수출 증가세는 전체 수출 증가세를 밑돌기 시작했다.

이날 9월 산업동향이 발표됐지만, 자동차 부진은 이미 심각한 상황이었다.

이달 26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내놓은 자료를 보면 9월 자동차 내수는 정부의 승용차 개별소비세 30% 인하 정책, RV 신차 효과 등에도 불구하고 추석연휴로 인한 영업일 감소(2017년 21일, 2018년 17일) 등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17.7% 감소한 11만 537대를 기록했다. 1~9월을 합친 내수는 전년 동기에 비해 3.4% 감소한 113만2483대였다.

정부가 7월 19일부터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승용차 개별소비세를 5.0%에서 3.5%로 내렸지만, 상황이 쉽게 개선되지 않는 모습이다.

수출은 더 좋지 않은 모습이다. 9월 수출은 조업일수 감소에 따른 수출물량 부족, 아르헨티나, 터키 등 일부 해외의 경제 불안, 이란 경제 제재 등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20.1% 감소한 18만51대를 기록했다. 올해 1~9월 수출은 9.5% 감소한 175만9010대로 2월 이후 감소세가 계속되고 있다.

국산차가 잘 안 팔리니 생산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9월 생산은 내수, 수출 부진에 조업일수 감소까지 더해져 전년 동월에 비해 18.2%나 감소했다. 1~9월 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4% 줄어든 289만 9556대였다. 조업일수 감소라는 특수요인을 제외하더라도 상황은 꽤나 좋지 않은 것이다.

완성차 업체의 어려움은 부품업체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최근 자동차산업협동조합이 정부에 3조원 넘는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완성차 귀족 노조가 자동차 생태계를 망친 것으로 본다. 자신들은 고임금을 챙기고 2차, 3차 협력업체들을 쥐어짜 결국 모두 망가지는 길로 들어선 것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라며 “이러다 보니 기술 개발에 뒤쳐졌다. 생산성을 고려하지 않는 대기업 노조의 이기주의만 아니었으면, 자동차산업이 이렇게까지 어려워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소비와 투자지표에도 두드러진 자동차의 부진..그리고 현대차 주가의 몰락

자료=코스콤 CHECK, 올해 현대차 주가 흐름

자료=코스콤 CHECK, 올해 현대차 주가 흐름

이미지 확대보기


자동차 산업이 좋지 않다는 사실은 투자와 소비 등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9월 소매판매는 의복 등 준내구재(1.8%) 판매는 늘었으나 승용차 등 내구재(-7.6%), 화장품 등 비내구재(-1.1%) 판매가 줄어 전월에 비해 2.2% 감소했다. 전월비 소매판매는 6월(0.6%)과 7~8월(0.1%) 플러스를 나타내다가 마이너스로 돌아선것이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자동차 등 내구재(-9.4%) 판매는 감소했으나 의복 등 내구재(8.7%),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1.9%) 판매가 늘어 0.5% 증가했다.

투자 쪽에서도 자동차 쪽의 부진은 잘 나타나고 있다. 9월 설비투자는 자동차 등 운송장비(-15.3%) 투자는 감소했으나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11.5%) 투자가 늘어 전월에 비해 2.9% 증가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19.6%) 및 자동차등 운송장비(-18.4%) 투자가 모두 줄어 19.3% 감소했다.

한국 자동차 산업의 미래가 나아질 것으로 장담하기도 쉽지 않다. 현대차 주가 흐름은 자동차 산업의 어려움을 또렷하게 보여주고 있다.

현대차 주가는 2013년 10월 27만원선이었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최근 주가는 한 단계 더 떨어졌다. 올해 5월초만 해도 16만원을 넘던 주가는 현재 10만원을 겨우 넘는 수준까지 급락한 상태다.

지난 3분기 현대차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를 70% 가량 하회하면서 충격을 주기도 했다. 3분기 현대차 매출액은 24.4조원으로 전년비 1% 줄어들었고 영업이익은 2889억으로 76% 떨어졌다. 당기순이익도 67.4% 하락한 3060억원에 그쳤다.

물론 실적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5000억원 가량 반영된 리콜 및 품질관련 비용, 즉 일회성 이벤트 여파가 컸다. 하지만 이런 점이 최근 흐름 자체가 좋지 않았다는 사실에 대한 면죄부가 되진 못한다. 아울러 리콜 사태 등도 부실한 경영 탓이었다.

기업 가치는 이익의 증가 흐름에 의해 결정된다. 그리고 이익의 기본은 매출이다. 매출이 늘어나면서 이익이 늘어야 양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매출 부진 속에 영업이익도 크게 줄어든 게 현대차의 모습이다. 주가 차원의 저평가 여부와 별도로 현대차로 대표되는 한국 자동차 산업의 흐름이 좋지 않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Buy로 유지하나 이익 전망치 변경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14.5만원(기존 16만원)으로 하향조정했다"면서 "4분기는 조업일수 증가와 전년도 기저효과 등으로 영업이익이 성장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저효과에 의한 이익 방향성 전환보다는 이익 규모가 더 중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실적 신뢰성 회복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글로벌 자동차 수요부진 심화, 중국시장 판매부진 장기화, 통상환경 악화, 환경규제 강화 및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따른 원가부담 상승 등이 현대차가 맞닥뜨린 문제"라고 지적했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점차 가시화되는 글로벌 수요둔화, 벤더의 수익성 악화, 공급과잉이 이끄는 중국 경쟁심화 환경 등 자동차 섹터 전반에 영향을 주는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기대감을 주가에 선반영하기보다는 판매증가와 실적개선을 확인한 이후에 대응하는 것이 낫다"고 권고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카드뉴스] 어닝시즌은 ‘실적발표기간’으로
[카드뉴스] 팝업 스토어? '반짝매장'으로
[카드뉴스] 버티포트? '수직 이착륙장', UAM '도심항공교통'으로 [1]

FT도서

더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