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주파수 경매] 불꽃 튀는 ‘3.5㎓ 대역’ 누가 얼마나 가져갈까

[한국금융신문 김승한 기자] 5세대(5G)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가 치열한 라운드를 거듭하는 가운데 오늘 열리는 2일차 경매에서는 3.5㎓ 대역을 차지하기 위한 이통 3사 간의 치열한 눈치싸움이 지속될 전망이다.

1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지난 15일 경기도 분당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서 진행된 경매에서 결판을 보지 못한 3.5㎓ 대역의 주파수 경매를 속개한다.

정부가 당초 매물로 내놓은 주파수는 3.5기가헤르츠(㎓) 대역 280메가헤르츠(㎒) 폭과 28㎓ 대역 2400㎒ 폭 등 2개 대역의 총 2680㎒폭이다. 최저경쟁가격(시작가)은 3.5㎓ 대역이 10년에 2조 6544억원, 28㎓ 대역은 5년에 6216억원 등 총 3조 2760억원이다.


주파수 경매 1일차에서 3사는 28㎓ 대역에서 800㎒ 폭씩 균등하게 나눠가지며 경매는 1라운드에 종료됐다. 전체 낙찰가는 6216억원이다.

반면 3.5㎓ 대역은 경매가 2일차인 오늘로 넘어온 상황이다. 각 사업자는 매 라운드마다 원하는 만큼의 폭과 가격을 적어내는데, 당시(15일) 3사의 입찰 총량이 전체 공급 폭(280㎒)보다 많았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경매에서 SK텔레콤을 비롯해 최소 2개사가 최대한도인 100㎒폭을 고수한 것으로 보인다.

수량을 결정하는 1단계는 50라운드까지 진행되며 유찰 시 입찰증분은 최대 1%로 정해졌다. 사업자는 원하는 만큼의 폭과 가격을 적어낸다. 3.5㎓ 대역의 경우 총 280㎒ 폭이 경매 대상인데, 3개 사업자가 100㎒, 100㎒, 80㎒ 또는 100㎒, 90㎒, 90㎒로 280㎒와 정확히 폭이 일치할 때까지 진행된다.

이에 따라 3.5㎓ 대역은 10㎒ 폭 당 가격이 948억원에서 957억원으로 올랐고, 총 입찰가는 2조 6544억원에서 2조 6796억원으로 뛰었다.
이통사들이 3.5㎓ 대역에 목메는 이유는 이 대역이 초고주파 대역인 28㎓보다 전파 도달 거리가 길어 5G를 전국적으로 구축하는 데 용이하고 이용기간(10년)도 길기 때문이다.

앞서 정부는 전체 물량이 280㎒폭인 3.5㎓대역에서 한 사업자가 입찰할 수 있는 최대 물량을 100㎒폭으로 제한했다. 당초 SK텔레콤은 이 대역에서 120㎒ 폭 이상, KT와 LG유플러스는 100㎒ 폭을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제한폭이 100㎒로 결정되면서 차질이 생겼다.

경매 결과는 ‘100㎒ : 100㎒ : 80㎒’과 ‘100㎒ : 90㎒ : 90㎒’ 두 가지 경우의 수가 나오게 된다. 두 사업자가 10㎒ 폭씩 포기할 지, 한 사업자가 20㎒ 폭을 포기하느냐다. 이는 어느 한 사업자가 80㎒폭만 가져갈 수도 있다는 것도 뜻한다.

주파수폭을 많이 확보하면 그만큼 여유가 있어 더 많은 트래픽을 감당할 수 있다. 따라서 이통사 입장에서 경쟁사보다 더 많은 주파수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3사간의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SK텔레콤은 가장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고 업계 1위 타이틀을 유지하기 위해 막대한 자본을 동원해서라도 100㎒ 폭을 따낼 것으로 보인다. KT 역시 5G 상용화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100㎒ 폭을 끝까지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변수는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는 90㎒ 이상을 적어낸다면 경매는 장기전으로 흘러가게 된다. 만약 SK텔레콤과 KT가 각각 100㎒씩 입찰하고, LG유플러스가 80㎒를 적어내면 경매는 오늘 종료된다.

SK텔레콤이 100㎒, KT와 LG유플러스가 각각 90㎒씩 입찰해도 경매는 조기 종료된다. 다만 SK텔레콤과 마찬가지로 KT도 100㎒를 포기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 ‘100㎒ : 90㎒ : 90㎒’의 실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SK텔레콤 측은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고 그 만큼의 주파수가 필요하다”며 100㎒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KT 역시 평창 올림픽에서 세계 최초로 5G를 시범 서비스를 하고 공공연한 5G 선도주자로서 10㎒폭도 양보할 수 없다.

아울러, SK텔레콤과 KT가 100㎒를 고수하는 상황에서 경매 조기 종료 여부는 LG유플러스에 달렸다. 가입자수가 3사 중 가장 적고 가입자 수 대비 주파수 보유량도 가장 많은 LG유플러스가 한 발짝 물러나면 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1일차에서 경매가 조기 종료될 것이란 당초 업계 예상과 달리, 경매가 오늘까지 미뤄진 것을 보면 LG유플러스도 80㎒ 이상의 할당을 원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에 따라 경매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15일 경매 현장에 나온 강학주 LG유플러스 공정경쟁담당 상무는 “정부의 주파수 경매 방안 확정 이후 담당 부서 만들고 철저한 준비했다”며 “이번 경매 통해 최고의 주파수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물론, 일각에서는 큰 이변이 없는 한 오늘 경매가 종료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주파수 대역 위치결정을 위한 2단계 경매는 3.5㎓ 대역의 1단계 입찰이 종료된 이후 3.5㎓ 대역과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김승한 기자 sh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