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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스스로 미꾸라지가 된 ‘기아차’

정수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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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6-04-15 03:53 최종수정 : 2016-04-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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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에 위치한 기아차 한 대리점에서 내건 할인 홍보 현수막. 정수남 기자

서울 강남에 위치한 기아차 한 대리점에서 내건 할인 홍보 현수막. 정수남 기자

[한국금융신문 정수남 기자]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웅덩이를 흐려놓는다’는 속담이 있다.

4월 기아차가 웅덩이를 흐려놓는 미꾸라지 꼴이다.

이달 초 기아차는 ‘모닝 스프링 세일즈 이벤트’를 마련하고, 경차 모닝의 구매 고객에게 △저금리 할부에 70만원 추가 할인 △100만원 할인 △최신형 무풍 에어컨 제공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놨다.

이달 1100만원대의 모닝을 구매하면 시가 208만원인 에어컨이 공짜인 것이다. 정말 파격 중에서도 파격이다.

이달 모닝판매 조건은 2008년 모닝이 경차로 분류된 이후 최대 할인 조건이다. 이를 감안할 경우 이달 모닝 실구매 가격은 1000만원 아래에서 형성된다. 경기 침체기에 ‘혹’하지 않을 수 없는 조건이다.

이 같은 판매조건은 오로지 한국GM의 스파크를 견제하기 위한 조치다.

신형 스파크는 지난해 8월 출시 첫달 모닝을 제치고 경차 판매 1위에 올랐다. 7년8개월만이다. 이후 모닝은 스파크를 제치고 자존심을 되찾아지만, 올해 2월에는 스파크에 밀렸다. 3월 스파크는 국내 최고의 판매 실적을 기록하는 등 ‘경차 위의 경차’라는 콘셉을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기아차가 고작 경차 하나에 자존심이 상했나?

기아차는 올해 1분기 전년동기보다 11.9% 내수 판매가 늘면서 업계 최고 성장세를 달성했다. 한국GM은 같은 기간 9.7% 판매가 늘었다.

1분기 기아차의 판매 모델 가운데 판매 상위 10위 안에 쏘렌토(2위), 모닝(5위), 카니발(7위), 스포티지(10위) 등이 진입했다. 한국GM은 스파크가 3위에 오른 게 전부다.

기아차가 속이 좁다고 아니할 수가 없다.

기아차의 이달 모닝의 판매 조건은 고객에게는 호재다. 가뜩이나 경기가 어려워 차량 구매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데, 덤으로 에어컨까지 생기는데 구매하지 않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속을 뒤집어 보면 결코 좋아할 일도 아니다.

장기화된 경기 침체로 어렵사리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데, 업계 2위의 기아차가 막강한 재력을 바탕으로 경쟁사를 어렵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고객 부담으로 돌아온다.

출혈 경쟁은 기업의 부실로 이어진다. 만일 기업이 부실로 인해 법정관리나 워크아웃에 들어가게 되면 정부는 국민의 혈세를 공적자금이라는 명목으로 지원하거나 각종 혜택을 제공한다. 공적자금은 국민의 지갑에서 나온 혈세고 부실 기업데 대한 혜택도 결국 국민의 부담이다.

너무 비약적인 이야기일지는 몰라도 원칙은 ‘그렇다’는 것이다.

사실 경차의 마진은 5%가 채 안된다. 이로 인해 현대차 등 완성차 업체들이 경차를 생산, 판매하지 않는 이유다. 마진으로 인건비, 임대료 등의 유지비를 빼고 나면 오히려 적자다.

이를 감안해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은 경차보다 마진이 서너내 높은 중대형 차 판매와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자본주의는 출혈 경쟁이 아닌 건전한 경쟁과 함께 상호 발전한다.

현대기아차의 내수 시장점유율이 40%선이 적정하다는 주장이 힘을 받는 이유다.

한국GM이 20%, 쌍용차와 르노삼성이 각각 10%, 수입차 업체가 20% 등 고른 시장 점유가 업체 간 건전한 경쟁을 유발하고, 이는 다시 국내 자동차산업을 한단계 더 끌어 올릴 수 있다는 논리다.

거대기업이 자본을 앞세워 경쟁사를 죽이는 치킨게임은 결국, 도끼로 제 발등을 찍는 것에 다름아니다.

“기아차가 모닝에 에어컨을 끼워 준답니다”라는 한국GM 한 대리점 관계자의 허탈한 말을 기아차는 새겨야 한다.

미꾸라지는 ‘약삭빠르고 기회주의적인 사람을 욕하여 이르는 말’이라는 다른 뜻도 있다. 기아차 이달 스스로 미꾸라지가 됐으니, 대승적인 차원에서 스스로 미꾸라지의 허물을 벗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수남 기자 perec@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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