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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부영’ 출산장려금 효과는 대단했다

권혁기 기자

khk0204@fntimes.com

기사입력 : 2024-04-08 00:00

파격적 1억 지원…타 기업·지자체로 확산
정부 세제 혜택까지 겹쳐 나비효과 ‘톡톡’

[데스크 칼럼] ‘부영’ 출산장려금 효과는 대단했다
[한국금융신문 권혁기 기자] 2023년 대한민국 합계출생률은 0.72명이었다. 이는 역대 최저이자 세계 최저 수준이다.

인구(人口)는 사회를 구성하는 근간이다. 과거 수렵생활을 하던 인류는 농경사회로 전환되면서 국가를 이루게 됐다. 의식주에서 최우선적으로 요구되는 게 바로 식량이기 때문이다. 인류 문명 발전의 뒤에는 항상 농업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농업을 지탱하는 게 바로 ‘인구’다.

작물을 재배하기 위해서는 집단 노동이 필요했다. 씨족 중심의 정착지가 발전하면서 잉여 식량을 저장하는 기술이 발달했고, 이는 인구 증가로 이어졌다. 인구 증가는 ‘농업 생산성’을 높여 더 많은 식량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요즘 인구가 가장 적은 곳이 바로 농촌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도시인구 중 50% 이상은 수도권에 몰려 있다. 이어 경상권(24.5%), 충청권(10.0%), 전라권(8.4%) 순으로 나타났다. 강원권은 2.4%, 제주권은 1.2%로 집계됐다.

출산율 면에서는 정 반대다. 938만6700여명(2월 기준)이 살고 있는 서울은 지난해 합계출산율(가임 여성 1명이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 수) 0.55명을 기록했다. 이는 17개 시·도 중 최하다. 이어 부산이 0.66명, 인천 0.69명, 대구 0.70명, 광주 0.71명 등이 전국 평균 0.72명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23만명으로, 합계출산율과 함께 1970년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태어나는 아기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넘어서는 인구 자연감소가 지난 2019년 4분기 이후 이어지고 있어 인구소멸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부영그룹이 제시한 ‘출산장려금 1억원’은 파격적이었다. 이중근닫기이중근기사 모아보기 부영그룹 회장은 지난 2월 5일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에서 2024년 시무식을 열고 “대한민국은 현재의 출산율로 저출산 문제가 지속된다면 20년 후 경제생산인구수 감소와 국가 안전보장, 질서 유지를 위한 국방 인력 부족 등 국가 존립의 위기를 겪게 될 것”이라며 그룹 직원이 출산할 경우 출산장려금 1억원씩을 지급했다.

대상은 2021년 이후 태어난 직원 자녀 70명으로, 총 70억원이 주어졌으며 ▲자녀 대학 학자금 지급 ▲직계가족 의료비 지원 ▲자녀 수당 지급 등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사내 복지도 강화했다.

문제는 1억원에 대한 세금이었다. 출산장려금이 근로소득으로 분류될 경우 세금만 4000만원에 달해 의미가 퇴색될 수 있었다. 그러나 정부가 세제 지원에 나서면서 다양한 기업들도 ‘출산장려금’ 대세에 합류했다.

최상목닫기최상목기사 모아보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 달 뒤인 3월 5일 경기도 광명시 ‘아이벡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기업들의 출산지원금 지급을 제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파격적 세제 지원을 추진하고자 한다”며 출산 후 2년이 지나지 않은 직원에게 지급하는 출산장려금에 대해서는 액수와 무관하게 근로소득세를 전부 비과세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탈세에 악용되지 않게 최대 2회까지로 제한을 두고, 기업 오너 특수관계인에게는 혜택을 주지 않도록 했다.

부영이 선두에 나서자 이어 농기계 전문 기업 TYM도 지난 3월부터 첫째 아이 출산시 1000만원, 둘째아에게는 3000만원, 셋째 이상 출산 직원에게는 1억원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강원도 강릉 썬크루즈 호텔&리조트 역시 2년 안에 자녀를 출산한 직원에게 5000만원을 지급했다.

쌍방울그룹도 올해 출산한 임직원 중 5년 이상 근속자를 대상으로 첫째 출산시 3000만원, 둘째 출산시 3000만원, 셋째 출산시 4000만원을 출산장려금으로 지급하고 난임 부부에게는 초음파와 주사비, 약제비 등 체외수정 시술비를 연간 최대 300만원까지 지원한다.

지방자치단체도 출산장려금 높이기에 나섰다. 충북 영동군은 결혼부터 출산, 양육까지 1명당 최대 1억2000여만원을 지원하기로 했고, 경남 거창군도 관련 지원금을 1억1000만원까지 확대했다. 전남 영암군은 ‘아이 키우기 좋은 영암 만들기 종합계획’을 통해 결혼부터 출산 후 아이가 대학생이 될 때까지 최대 2억6200만원을 단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롯데그룹은 올해부터 셋째를 출산한 임직원에게 기아 승합차 카니발을 24개월 동안 무료로 지원하기로 했다.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저출산 문제를 파악하고자 지난해 실시한 ‘제1차 국민인구행태조사’에 따르면 2040세대 2000명(기·미혼 남녀 각 500명)에게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96%가 ‘자녀는 성장기에 비용이 많이 든다’고 답했다.

누군가는 출산과 양육에 1억원은 적다고 말하기도 한다. 1억원으로 출산과 양육에 대한 걱정이 아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걱정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에 부족하지 않은 금액이다. 아이 셋을 키우는 필자 입장에서 바라보면, 부러우면 지는거라는데 ‘졌다’.

권혁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khk0204@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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