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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광고 모델 교체도 거짓말하는 농협은행에 돈 안심하고 맡길 수 있나?

신혜주 기자

hjs0509@fntimes.com

기사입력 : 2024-04-08 11:31 최종수정 : 2024-04-08 13:10

[기자수첩] 광고 모델 교체도 거짓말하는 농협은행에 돈 안심하고 맡길 수 있나?
[한국금융신문 신혜주 기자] 은행은 신뢰가 기반이기 때문에 지금껏 은행 광고 모델은 선한 영향을 주는 스타들이 줄곧 도맡아 왔다. 고윤정에게 NH농협은행 모델은 배우로서 이미지와 커리어에 큰 도움이 될 거다.

필자는 고윤정을 좋아한다. 그가 광고 모델로 TV에 나올 때 저 아름다운 여자는 누군가 눈여겨봤다. 넷플릭스 웹드라마 보건교사 안은영에서 방석을 빼앗긴 여고생 귀신으로 등장할 땐 순간이었지만 탄탄한 연기력에 감탄했다. 이후 지난 4년간 스위트홈과 환혼, 무빙에서 존재감을 발휘하며 라이징 스타로 성장해 온 그를 지금까지도 응원한다.

지난 4일 그가 한소희와 강하늘의 뒤를 이어 농협은행 새 모델로 발탁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5일 본격 취재에 들어갔다. 농협은행과 그의 소속사 MAA에 공식적인 답변을 요구했다. 농협은행은 “새 모델에 대해 아직 확정된 게 없다”고 말했으며, MAA는 “브랜드 모델 계약 건이기 때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말은 없다”고 전했다.

그럼 그렇지. 순순히 알려줄 리 없다. 필자는 결정적인 증언과 물증을 제3의 취재원들을 통해 확보했다. 5일 오후 6시 [단독] 기사 배포를 앞둔 와중, 농협은행 홍보팀에서 전화가 왔다. 기사를 배포하겠다는 소문을 들었나 보다. 앞서 MAA 대표에게 전화해 고윤정 배우가 농협은행 모델이 된 게 맞냐고 물으니, 홍보팀 이사와 상의한 후 답변을 주겠다고 한지 약 30분 뒤였다. MAA 측은 이후 아무런 답변을 주지 않았다.

전화를 받자마자 농협은행 관계자는 여러 말을 늘어놓았다. 계약기간이 정해져 있어 기사가 오늘 나가면 안 된다는 둥, 오후 6시에 기사를 왜 내보내냐는 둥 책망하는 식으로 나무랐다. 새 모델을 정하지 못했다고 했는데 무슨 계약을 말하는 거냐고 반문하자 상대방은 횡설수설하며 전화를 끊었다.

잠시 뒤 데스크에게 전화가 왔다. 농협은행 본부장이 직접 전화를 했단다. 7일 오전 9시에 관련 보도자료를 낼 건데 신 기자한테’만’ 8시 50분에 먼저 주겠다고 한다. 계약기간 때문에 5일 배포하는 건 안 된다고 했단다. 남들보다 10분 일찍 기사를 내도 단독은 단독이니까. 그간의 농협은행과 회사의 관계, 정을 생각해서라도 이 정도 배려는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필자는 그들의 제안에 응했다.

7일 오전 8시 50분 보도자료가 왔다. 농협은행 관계자를 멘트만 발췌해 미리 작성해 놓은 기사에 옮기고 8시 55분 <[단독] 농협은행 새 모델에 배우 '고윤정' 발탁…한소희·강하늘 떠난 자리 메꾼다>를 배포했다. 기사가 잘 올라갔나 네이버에 확인해 봤다. 검색어에 고윤정과 농협은행을 치니, 3분 전인 8시 52분 ○○뉴스에서 관련 내용의 기사가 올라와 있었다. 기사 본문에는 농협은행이 새 광고모델로 고윤정을 기용했다는 내용과 역대 농협은행 모델들, 마지막엔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모델에 대한 소개까지 쓰여있었다.

해당 기사를 농협은행 홍보팀에게 보내며 연락했다. 처음에는 “내용을 읽어보니 결이 달라서 잘 모르겠는데요”라더니 3분 뒤 “팀장님께 여쭤보니 기자님이랑 ○○뉴스랑 동시에 50분에 배포했다고 합니다”란다. 분명 신 기자한테만 보내겠다고 했는데 말이다. 14분 뒤 “여러 매체에서 이미 취재가 들어와 있던 건이고 계약 문제 때문에 제일 먼저 보내드린 건 맞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물론 필자만 아는 정보가 아니었을 수 있다. 여러 기자가 취재에 들어갔을 수 있으며, 그동안 기삿거리가 안 된다고 생각해 기사화를 안 했을 수도 있다. 다만 농협은행 홍보팀의 소통 방식은 대단히 잘못됐다. 홍보팀은 회사의 입을 담당한다. 그들이 하는 말은 회사를 대변하는 말이고, 그들의 행동은 회사를 대표하는 행동이다. 이번 일에서 농협은행이 신뢰를 깨버린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 앞으로는 상호 간 배려심 있고 예의 있는 행동을 기대해 본다.

신혜주 한국금융신문 기자 hjs050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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