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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은 LS 회장 "중국을 보라" 외친 까닭

정진아 기자

urzinnie@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9-22 14:12

LS 퓨처데이 포상, CES 참관 더해 중국 산업도시 탐방 다변화
'AI 탐색'서 '실전 사업 성과'로 이어가…피지컬 AI 선점 노림수
대미 투자 확대·중국 사업 구조조정 속 실용주의 행보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18일 안양 LS타워에서 열린 ‘제5회 LS 퓨처데이’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사진=LS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18일 안양 LS타워에서 열린 ‘제5회 LS 퓨처데이’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사진=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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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정진아 기자] LS그룹이 미래 사업 구상과 AI 기술 탐색을 위한 임직원 학습 무대를 중국까지 확장한다. 그동안 CES 참관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포상 프로그램 목적지를 중국 첨단 산업도시까지 넓힌 것이다.

이는 구자은닫기구자은기사 모아보기 LS 회장이 내건 그룹 AI 전략이 단순한 기술 탐색 단계를 넘어 제조 현장에 직접 적용해 구체적인 사업 성과를 만들어내는 실행 단계로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이에 더해 제조업 기반 피지컬 AI와 자동화, 공급망 생태계에서 속도감을 보이는 중국 현장을 직접 확인하려는 실용주의적 의도가 반영된 결과다.

특히 이번 결정은 미국 투자를 늘리는 가운데 중국 현지 사업은 조정·축소 중인 경영 상황 속에서 이뤄졌다. 이는 사업적 거점과 기술 벤치마킹 대상지를 분리해 실리를 챙기는 구 회장의 위기의식과 전략적 결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AI 탐색 마치고 사업 성과 내기 위한 중국 탐방

LS그룹은 지난 18일 경기도 안양 LS타워에서 'AI 탐색을 넘어 사업 성과 창출'을 주제로 제5회 퓨처데이를 개최했다. 퓨처데이는 그룹 내 우수 과제와 기술 혁신 성과를 공유하는 대표 행사로, 이번 행사에서 선정된 우수 프로젝트 임직원인 'LS 퓨쳐이스트(Futurist)'들에게는 내년 중국 산업도시 탐방과 현지 기업 벤치마킹 기회가 포상으로 주어진다.

이번 행사부터 LS그룹은 포상 목적지를 기존 미국뿐 아니라 중국까지 추가했다. 지난 1회부터 4회 행사까지 우수 임직원들에게 제공되던 포상은 매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참관이었다. 그러나 올해 5회 행사에서 처음으로 학습 무대에 중국이 더해진 것이다.

이는 그룹 AI 전략 발전과 맞닿아 있다. 지금까지 CES 참관이 세계적 AI 트렌드를 읽고 최신 기술 흐름을 파악하는 '시장 분석 및 탐색'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이번 중국 탐방은 현장에 즉시 적용 가능한 기술을 눈으로 확인하고 이를 사업 성과로 이끌어내는 ‘실전 벤치마킹’ 성격인 것이다.

LS가 이번에 중국을 새로운 학습 무대로 점찍은 배경에는 중국의 독보적인 제조업 AI 상용화 속도가 자리 잡고 있다. 중국은 현재 피지컬 AI, 공장 자동화, 공급망 구축 속도, 가격 경쟁력 등 여러 방면에서 글로벌 제조업 선두를 달리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츠앤드마켓츠(MarketsandMarkets)에 따르면 중국 피지컬 AI 시장 규모는 연평균 50.7%라는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이 거대언어모델(LLM)과 소프트웨어 중심의 AI 생태계를 이끌고 있다면, 중국은 이를 실제 제조 공장, 로봇, 전력 인프라와 결합하는 '피지컬 AI' 분야에서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전력기기, 케이블, 소재 등 전통적인 제조업을 그룹의 모태이자 핵심 사업으로 두고 있는 LS 입장에서는 당장 자사 공장에 이식하고 제품화할 수 있는 생생한 벤치마킹 모델이 중국 스마트 산업 도시에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꿈과 도전'에서 'AI 실전 적용'으로

이 같은 전략적 전환은 2022년 구자은 회장 취임 이후 매년 진화해 온 그룹 경영 비전과 이어진다. 퓨처데이는 2004년부터 이어져 온 R&D 성과 공유회 ‘LS T-페어(Fair)’를 미래 사업 전반으로 확장한 행사로, 지난 5년간 배터리·차세대 전력 솔루션·AI 분야에서 아이디어를 500개 이상 발굴하며 그룹 대표 혁신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구 회장은 매년 퓨처데이를 통해 그룹이 나아가야 할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해 왔다. 취임 첫해인 2022년 진행된 제1회 행사에서는 '꿈과 도전'을 강조하며 2030년까지 그룹을 두 배로 성장시키겠다는 '비전 2030'의 초석을 다졌다. 이듬해 열린 2회 행사에서는 '위기 속 기회 포착'을, 3회 행사에서는 ‘AI 산업의 핵심 인프라가 전력’임을 강조하며 전력 사업을 영위하는 LS에 다가온 기회를 포착하고 AI를 통한 업무 혁신을 주문했다.

지난해 열린 4회 행사에서는 탈세계화와 자국 우선주의라는 국제 정세 속에서 대처 능력이 성패를 좌우한다고 설명했으며, 올해는 AI를 단순 탐색에 머무르게 하지 말고 실질적인 사업 성과로 연결하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변화의 속도를 두려워하지 말고 누구보다 먼저 즐겨야 한다는 주문은 그룹 전반 ‘실천적 AI 도입’을 가속화했다.

이러한 화두 변화에 발맞춰 행사 진행 방식과 결과물 역시 현장 중심으로 체질 개선을 이뤘다. 올해 퓨처데이 발표자들은 아이디어 제안을 넘어 AI 코딩을 활용해 시제품(MVP)을 직접 구현해 선보였다. 고객 경험 시나리오 영상 역시 AI로 자체 제작해 발표하는 등 실질적인 기술 구현 능력을 증명했다.

또한 포럼 세션에서는 리더십, 사업 전략, 재무 전략과 더불어 '피지컬 AI 시대 제조업의 미래'라는 주제를 다루며 제조업 현장에 이식될 AI의 미래 모습을 다각도로 조명했다.

대미 투자 확대 속 중국 사업 조정…실용주의적 벤치마킹 선택

이번 포상지 추가는 현재 LS그룹이 펼치고 있는 글로벌 사업 지형과도 연결돼 있다. 현재 LS그룹은 사업적 측면에서 미국 투자를 전례 없는 수준으로 늘리는 반면, 중국 내 사업은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내실 다지기에 나서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구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향후 5년간 해저케이블, 전력기기, 소재 분야에 국내 7조 원, 해외 5조 원 등 총 12조 원 규모로 대대적인 투자를 집행하겠다고 발표했다.

계획했던 해외 투자금 상당 부분은 미국 시장에 집중됐다. 그룹 차원 전체 대미 투자 규모는 약 30억 달러에 달하며, 이를 통해 LS그룹은 시장 선점을 향한 속도전을 벌이고 있다.

반면 중국 사업은 계열사 전반적으로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LS일렉트릭은 대련과 우시 생산법인을 중심으로 중국 시장을 공략해 왔지만, 현지 업체들의 거센 추격과 시장 변화로 인해 2023년 이후 추가 확대 없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LS전선 역시 최근 제출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향후 중국 시장에 추가로 진출하거나 투자할 계획이 없는 상태다.

이처럼 미국에는 대규모 자본을 투입하고 중국 사업은 철수 및 정리를 진행하는 상황 속에서, 그룹 최고의 포상 및 학습 무대에 중국을 더한 것은 구자은 회장 특유 '냉정한 실용주의'가 반영된 결과라는 평가다.

사업적 투자는 시장성과 수익성이 확보되는 미국으로 집중하되, 기술적 타산지석과 제조업 AI 혁신의 아이디어는 가장 가파르게 발전하고 있는 중국 현장에서 흡수하겠다는 전략인 것이다.

중국 사업이 고전하고 있다는 것은 현지 기업들의 제조 단가 절감과 자동화 속도, 피지컬 AI 적용 능력이 한국 기업을 위협할 수준이라는 것이다. LS는 이를 자사 사업 경쟁사들이 어떻게 AI와 자동화를 통해 가격 및 생산성 우위를 확보했는지 직접 확인하는 ‘적진 탐색’의 기회로 삼았다.

LS그룹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그룹 차원에서 로봇이나 전력 부문으로 발달해 있는 중국으로도 진출해 전략을 배워올 필요성을 느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진아 한국금융신문 기자 urzinni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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