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성현 HL만도 부회장
특히 사고 직후 진행된 노용노동부 조사 결과 현장 안전 위반이 138건이 적발되면서 근본적인 안전 대책 마련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HL만도, 안전 관리 체계 개편안 발표
22일 HL만도에 따르면 평택공장에서 발생한 하청업체 근로자 故 김승모(28)씨 끼임 사망 사고에 대한 사업장 안전 관리 체계를 전면적으로 개편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종합안전개선대책을 전날(21일) 발표했다.개선대책을 살펴보면 회사는 외부 전문 기관과의 합동 전수 진단 실시, 안전 관련 예산의 획기적 증액, 안전보건 전담 조직인 '안전보건실' 신설 및 현장 안전 관리 전담 인력의 대대적인 충원 등을 핵심 과제로 내세웠다.
여기에 본사 차원에서 안전진단파트를 새로 구성하고 사업장의 안전환경팀 소속 안전보건파트를 팀으로 분리·격상해 독립성을 강화한다. 협력업체 대상 점검 지원뿐 아니라 안전투자 여력이 부족한 협력사를 위해 투자도 지원한다.
HL만도 관계자는 "이번 참사를 계기로 원청과 협력업체의 구분 없이 전 사업장의 안전 보건관리 체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이라며 "외부 전문가들의 객관적인 진단을 바탕으로 설비 안전장치 보강은 물론, 현장 근로자가 위험 상황을 인지했을 때 즉시 작업을 중단할 수 있는 실질적인 작업중지권을 보장하는 등 안전문화를 뿌리부터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HL만도의 안전 대책 강화 발표에도 유족과 현장에서는 비판이 먼추지 않고 있다. 특히 21일 조성현 부회장과 김현욱, 홍영일 부사장 등이 직접 참석 예정이던 사과 및 사고 대책발표 기자회견도 유족들의 반발로 취소됐다.
유족들은 “유족과 합의 없이 결정된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경영진들의 기자회견장 입장을 가로막기도 했다.
업계에서도 사고 발생 약 두 달이 지나서야 발표된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두고 HL만도의 진정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하고 있다. 특히 정치권에서 오는 10월 진행되는 국정감사 출석 요구 목소리가 나온 시점에 나온 대책이라 의구심을 더했다.
전날 기자회견장에서도 유족들은 “사고 발생 후 두 달이 지나도록 유족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나 사전 협의 한 번 없었다”며 ▲대표이사의 직접적이고 진정성 있는 유족 면담 및 사과 ▲유족 및 노동조합이 참여하는 사고 원인 공동 조사 ▲실질적인 재발방지 대책 수립 과정에서의 유족 의견 반영 등을 요구했다.
설비 점검 중 참변…안전 위반 138건 적발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된 사고는 지난 7월 2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에 위치한 HL만도 평택공장에서 발생했다.20대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였던 김승모 씨는 공장 내 주요 부품 생산 라인 설비 유지보수 및 점검 작업에 투입된 상태였다. 김승모 씨가 점검 중이던 설비는 완충장치(쇼크업소버) 제조 라인의 핵심 기계로 원칙적으로 점검이나 수리 작업 시에는 전원을 차단하고 기계 가동을 정지시켜야 한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설비가 멈추지 않은 가동 상태에서 작업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모 씨는 순간적으로 작동한 기계 모듈 사이에 상반신이 끼이는 중상을 입었다. 동료 작업자들이 즉시 정지 버튼을 누르고 구조 조치를 취한 뒤 119 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사고 직후 노동계와 유족은 "위험 작업의 외주화와 원청의 관리·감독 부실이 낳은 전형적인 인재"라고 주장했다. 특히 하청 근로자들이 안전장치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조업시간 단축이나 생산 물량을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가동 중인 설비에 투입돼 왔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사측의 안전 불감증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이는 사고 직후 진행된 고용노동부 경기지청 및 평택지청은 HL만도 평택공장과 관련 하청업체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기획 감독 및 특별 산업안전보건 감독을 실시했다.
21일 고용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HL만도 평택공장과 사업장 내 상주 하청업체 4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감독 결과 총 138건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이 적발됐다.
특히 위반 사항의 대부분이 원청인 HL만도 사업장에 집중돼 있었다. 전체 138건의 위반 내역 중 원청 HL만도 평택공장에서 적발된 건수는 125건이며, 이번 사망 사고의 직접적 원인으로 지적된 '끼임 예방 방호 조치 위반'만 26건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위반 사항이 엄중한 80여 건에 대해 사업주 및 법인을 검찰에 송치하고 사법처리 절차를 밟을 방침이다. 이와 함께 위반 수위가 높은 사항들에 대해 총 2억8000만 원의 과태료를 즉시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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